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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도 환상의 동네.....


BY 꼬마주부 2000-10-31

우리 동네는 시장 근처라서 그야말로 환락의 동네지요.

집으로 들어오는 큰 길은 일명 인천의 명동이라 불리우는 술집의 총집합 길이예요. 밤이 되면 10대~20대 초 어린(?) 남녀가 서로 부둥켜 안고 술에 쩔어 있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은 번쩍번쩍 한답니다.

저도 친구를 만날 땐 그곳 어딘가에서 만나지만 그렇게 비틀거리진 않는답니다. 이제 25살인데도 동생뻘 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웬~지 불쌍한 기분이 드는 것은 주제 넘은 생각일까요?

그 길을 지나쳐서 우리 집 골목에 들어오면 이곳이야 말로 여관숲입니다. 동네가 동네인지라 삐까뻔쩍한 고급모텔들은 아니지만 장급이상 여관들이 즐비하지요. 집 바로 앞에 "황토모텔"이 있었는데, 거기에 목욕탕이 2000원이라서 거기에 자주 갔어요. 간판이 "황토"라서 그런지 웬지 저속해 보이진 않았어요.그런데 어느날 간판이 바뀌었더라구요. 그걸 보고 신랑이랑 얼마나 웃었는지..."황실모텔"

황실이래요. 황실...참 내, 그 안도 황실처럼 꾸며놓고 그러는 건지...암튼, 10발짝마다 여관이 가득하고 또 얼마전에는 20발작쯤 거리에 "스텐드빠"도 생겼어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엔 삐끼 아줌마들이 서서 딱지 모양의 찌라시(물론 벗은 여자들 사진)를 나눠주고 있져. 여자한텐 주지도 않아요. 다 술 얼큰히 취한 아저씨들한테 주느라고 정신없죠.

시장동네라 그런 것이 생기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는데, 전 우리 옆집 4학년 여자아이와 중학생 남자아이에게 괜히 미안하더라구요. ...

내가 어른이라서 그렇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