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말 벙어리 같은 사람입니다
며칠전 일입니다
퇴근하고 밥을 먹으려고 밥통을 열었습니다
집에 있는 식구들이 내 밥을 해놓았을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진짜 화가 나더군요
밥통에 며칠이 지난 지도 모를 쉰밥이 절반이나 남았더라구요
주방에 쉰밥, 제 잘못일까요?
퇴근해서 매일 밥통 들여다보지 못하고 아침도 못해먹고 저녁도 야근으로 늦은 일하는 엄마 잘못일까요?
아무리 바빠도 주방은 엄마 책임인가 ㅠ
세상 동동거리며 사는 많은 직딩맘 중에는 두가지 다 잘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저는 그게 안되네요
그리고 몇년을 그렇게 살다보니 이제는 왜 내가 그걸 책임져야하나 억울한 생각도 듭니다
딸이든 남편이든 시어머님이든 밖에서 일하고 늦게 들어오는 식구... 누구든 시간이 좀 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 챙기면 되는거 아닌가요 ?
딸이 성인이 되면 좀 나아질까요 ...
식구들에게 어떻게 이 밥을 이렇게 둘 수 있냐고 ...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이건 챙겨야 하는거 아니냐고 소리치고 싶지만 벙어리처럼 말이 안나옵니다
엄마가 아니 주부란 사람이 책임질 일 아니냐고 되물을까 걱정이 되서요
참 이런 내가 한심합니다
밥을 다시 할 생각도 안나서 라면으로 때웠습니다
요즘은 밥 때문에 식구들에게 서러운 일이 자꾸 생기네요..
답답해도 그냥 벙어리처럼 냉가슴 앓다가 오늘에서야 그나마 진정되어 글 올립니다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