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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딸에게 남기는 독후감


BY 원빈맘 2018-01-03

자녀가 있든 없든 간에 요즘은 엄마들의 욕심으로 아이를 망치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생각을 갖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어요 

세상사는데 공부가 다는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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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딸에게 남기는 독후감

사랑하는 우리 딸 소은아. 이 글이 너에게 필요하게 되려면 아마도 10년 쯤 후가 되겠지만, 혹시 그 때 아빠가 너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너를 잘못된 방향과 방법으로 인도하고 있을까봐 미리 글을 남겨두려고 한단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말은 “너 때문이 아니고 뇌 때문이야 (GG브레인파워연구소/김의철 저)” 책을 보고 공감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니, 기회가 된다면 책도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아빠 방 왼쪽에서 세 번째 책장에 꽂아두마.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두가지다. 첫 번째는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것. 두 번째는 각자가 다른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지. 이 책의 주된 내용이기도 하고, 아빠가 30년 정도 살면서 보니까 이 두가지 주제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생의 진리 같은 생각이 들어 너에게도 꼭 이야기해주고 싶구나.  

  1. ‘다름’의 이해


1999년 그러니까 네가 태어나기 16년 전이구나. 아빠와 엄마는 처음 서로를 알게되었고, 여차저차해서 사귀게 되었지. 둘 다 이성교제의 경험이 없던 순박한 사람들이라 모든 것이 어색했지만 아빠는 그 때부터 고등학교 3년간 꿈이 하나 생겼다. 수능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TV 인터뷰를 하게되면 네 엄마의 이름을 말하면서 고백하는 것이었지. 그 당시만 해도 수능 만점자는 전국에서 1명 나올까 말까 했으니 만점 받으면 인터뷰 정도는 하겠지 싶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알차게 공부하는 3년간을 보냈고, 수능 만점은 못 받았지만 그럭저럭 성과는 있었던 덕분에 대학교도 큰 등록금 무리없이 갈 수 있었고, 대학생 때는 과외 아르바이트로 용돈도 벌 수 있었단다. 대학생때 아빠는 주로 모르는 학생들보다 교회 동생들, 친구의 동생 등 내가 잘 알고 아끼는 동생들을 과외로 가르쳤다. 진심으로 그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고 또 서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험이야 잘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거의 매번 실패했지. 그 때는 왜 그게 안되는지 알 수가 없었어.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이해하는 방법, 암기하는 방법, 문제를 푸는 방식, 생각하는 과정이 저마다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다.

우뇌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 처리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좌뇌는 그렇게 들어온 익숙해진 정보를 숙련도를 높여 저장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우뇌가 더 발달한 사람이 있고, 좌뇌가 더 발달한 사람, 양측이 거의 비슷하게 발달한 사람이 있다. 유형으로만 나누어도 세가지 유형의 ‘다름’이 있는 것이지. 물론 같은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소은아. 아빠가 요즘 염려되는 것은 지난 시절을 돌아볼 때 아빠는 아무래도 좌뇌형인데, 너는 우뇌형의 자질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시간이 갈수록 내가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예술적이고 감정이 풍부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빠른 직관과 이해를 보이는 것은 요즘 나를 너무 기쁘게 하지만 내가 했던 방식대로 너를 가르치거나 틀에 가둘까봐.

그래서 너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이 말을 꼭 되새기게 해주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저 사람이 나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구나. 내가 저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저 사람이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도 항상 이해하자.”  

  1. ‘강점’에 집중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모두 다르다는 것은 곧, 저마다의 강점을 알아보기도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에게는 고유의 강점이 있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오래 관찰하면 윤곽을 알 수 있는 귀한 가치와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는 말도 된다. 그것을 진정성을 가지고 살피고 발견하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도 가장 중요한 일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사랑이다.

소은아. 아직은 네가 좌뇌형인지, 우뇌형인지, 균형발달형인지 알수가 없지만, 혹시라도 네가 바라는 강점대로 몸이 생각이 움직여지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아빠가 네 진정한 강점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자기가 바라는 강점을 요구하게 된다면 따끔하게 말해주렴. 왜 너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봐주지 못하느냐고.

이 책에서 여러 가지 갈등으로 상담을 받은 많은 부모와 자녀들이 결국은 강점에 집중하는 선택을 할 때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례가 많이 나오는데, 아빠도 진심으로 공감한단다.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 ‘잘 할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이 있는데, 우리가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아빠는 ‘잘 할수 있는 일’을 가장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강점이 아니라면 금방 하기 싫은 일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게되면 무엇인가 성과를 내고 공헌을 하게 되고, 공헌을 하면 보람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그것이 하고 싶은 일도 된다고 본다.

결국은 강점을 찾고, 그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하는 삶이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길이 된단다. 아빠는 정말 기대가 된다. 네가 자라면서 꽃피울 네 강점이. 아빠는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이 적고 느리고 행동도 느려터지고 애늙은이” 라는 말을 그대로 들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너는 순발력이 있고 벌써부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네 엄마를 닮은 것 같아 더 기대가 된다. 혹시라도 아빠가 천재 딸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하고 네가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영역을 잘해야 한다는 허튼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하나님이 네 안에 숨겨두신 네 귀한 강점 그 자체가 기대가 된다는 뜻이란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건 말이다.

소은아. 아빠도 아직 인생을 그리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살아보니까 힘든 일도 많고 어려운 일도 많고 슬픈 일도 많더라.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것을 감사하게 하는 기쁜 일도 많지. 그래도 순탄하고 편하지는 않은 것이 인생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도 우리가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아빠는 행복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바라는 행복의 구체적인 모습은 다르겠지만 결국은 모두가 행복하고 싶어서 한동안 힘들어도 슬퍼도 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뭘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이 해답이 앞서 말한 두가지에 있다고 본다. 행복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데, 서로가 ‘다름’을 진심으로 이해해줄 수 있다면. 다름 그 자체를 경이롭고 사랑받을만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아껴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보석같은 ‘강점’을 발견해 낼 수 있다면. 그 강점을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시간동안 아낌없이 발휘하고 꿈을 꿔 볼 수 있다면.

그렇게 모두가 자신의 강점이 온전하게 발휘되는 자리에서 빛을 내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천국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마도 이 책도 그런 생각에서 쓰여진 것이 아닌가 싶다. 목차에서만 ‘행복’이라는 말이 11번이나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검은 피부와 눈코입. 지금 잠들어 있는 외모는 나를 너무 닮았지만 실은 너무도 다를지 모를, 그래서 더 귀하고 사랑스러운 딸 소은이에게. 2017년 8월 어느 선선한 밤에 아빠가.  

 

출처 : http://cafe.naver.com/brainpower234/3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