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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을 시원하게 털어봅니다.


BY 사교계여우 2018-06-29


 비밀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스스럼 없는 사이.
혹은 친분이 두둑하진 않더라도 평소 그냥저냥 알고 지내는 사이.
이것도 아니라면?
여러분들은 오늘 당장 처음 보는 생판 모르는 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으신가요?

 

 누구나 고민을 하겠지요.
현재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를 한 명 더 낳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입니다.
 더 이상 나이를 먹으면,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할테니 지금이 기회이긴 한데.. 자신이 없습니다.
막상 낳으면, 한 명 낳아 잘 기르는 것보다 금전적으로도 더 잘해주지 못할테구요.
 여유가 없다보면, 당연히 아이에게 소홀히하게 될 것만 같구요.
제 어린시절, 부모님 두 분다 워낙 바쁘시다보니 동생들과 전 항상 어딘가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제 아이에겐 되물림 해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막상 제가 어미가 되어보니 그게 아닌가봅니다.
순전히 예쁜 아이를 또 보고 싶은, 제 욕심인걸까요?

 

 저는 항상 타인에게 개인 사생활을 구구절절 이야기하질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제 공원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않게된 어떤분을 만나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동네에서는 못뵌 얼굴인 듯 한데, 어쩌면 동네 주민일 수 도 있고요.

 

 살다가 생판 모르는 누군가에게 처음 해본 나의 이야기.
타인에게 묻는다는 건 ‘할까, 말까’ 고민한다는 뜻입니다.
‘할까, 말까’ 고민한다는 것은 하는 게 좋은 쪽이 48퍼센트쯤, 안 하는 게 좋은 쪽이 52퍼센트쯤 되죠.
희안하게도 하룻밤 자고 나면 하는 쪽이 52퍼센트쯤, 안 하는 쪽이 48퍼센트쯤 됩니다.

 이런 경우, 어쩌면 52 대 48은 양쪽 다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1퍼센트라도 좀 더 나은 걸 찾으려니 머리가 아프고 결론이 안 나는데,
또 어떻게보면 망설일 때는 크게 봐서 둘에 별 차이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어떤 결론을 내려도 사실상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면 왜 저는 또 망설일까요?

 그 분이 제 고민을 경청해서 들으시고는,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 그건 그 쪽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안 지려고 해서 아닐까요?
한마디로, 무책임성 때문에 망설이고 계신거예요. "
 50대 50이니까 둘째를 낳으면 ‘낳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고,
만약 낳지 않는다면 ‘낳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생기거예요.
그러니까 어느 쪽을 선택했든 후회는 똑같습니다. "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동안 길고 긴 고민 끝의 결론을 이렇습니다.
둘째를 낳는다면 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둘째를 안 낳았는다면, 낳지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돈을 빌렸으면 갚으면 되고, 갚기 싫으면 안 빌리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망설인다는 건 ‘빌리고 안 갚는 법’을 자꾸 생각한다는 뜻이에요. 그게 바로 ‘무책임성’입니다.

 

 그래서 전 아이를 낳기로 했습니다.
최고의 엄마가 될 자신은 아직도 확신이 서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고민때문에 끙끙 앓지 마세요.
생각보다 정답은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