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요...
음악방송에서 흘러나오는 김창완님의 졸린 음성이 잘 어울리는 오늘이다.
비오는 오늘 버스를 탔다.
오래간만에 버스를 타보니 버스 안이 너무 시원하다.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거리를 관찰해 본다.
다양한 우산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바쁜 걸음으로 걷는다.
난 백화점 앞에서 하차를 했다.
그사이 비가 잠시 멈췄다.
백화점이 주는 화려함과 깔끔함에 잠시 도취되다가 상품권으로 살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잠시 머리를 굴러본다.
백화점은 세일 중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가격은 만만치 않다.
작은 빽하나 구입하려고 부드러운 소가죽 빽을 살짝 터지 하니까 직원이
부리나케 달려와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설명을 한다.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대가 생각보다 비싸서 일단 찜을 해 놓고 돌아선다.
그러다가 내 눈에 들어오는 면 티 하나를 얼른 살펴보니 내가 원하는 디자인에
괜찮은 가격이다.
너무 오래 시간을 끌면 몸도 마음도 피곤하니까 얼른 상품권으로 결제를 했다.
바지도 하나 사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요즘 나라 경제나 가정 경제나 좋지 않은데 나도 소비를 줄여야 되지 않을까?
하나를 샀으니 하나를 비워야 옷장이 숨을 쉬리라.
언젠가 친구가 옷은 많은데 입을 건 없고 버리려니 아까워서 옷장만 점점
빵빵해져서 숨이 막힌단다.
사진을 찍어서 폰에 올리면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더니 좋은 생각이라고
하더니 몇 번 올리더니 그만 두었다.
추억에 연연하다 보니 내가 버려도 될 것 같은 옷을 친구는 차마 못 버리겠단다.
추억도 좋지만 너무 연연하면 정리가 안 된다.
나도 옷장 정리를 해야되는데 생각만큼 잘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