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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셨어요~(이다도시)


BY 통통감자 2001-02-14

임신하셨어요~(이다도시)
I.Q , E.Q ㅇㅇQ 가 최고예요~

평소에 별 관심없이 지켜보던 선전이 눈에 들어온다.
형주에게 동생이 생긴다~, 우리에게 둘째아이가 생긴다~, 꿈의 4인 가족이 현실이 되는구나. ㅎㅎ

갑작스레 평균 두잔이 기본이던 커피가 전혀 먹고 싶지 않다.
늘쌍 끼고 살던 컴퓨터 앞에 앉기가 싫어진다.
담배 피며 걸어오는 사람이 전염병자보다 무섭다.
미운사람 욕도 하다가 멈춘다.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클래식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딸기를 먹다가도 이쁜 것만 골라먹는다.
기타등등 기타등등...

첫애때와는 또 다른 흥분이 느껴진다.
이젠 정말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형주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러나, 육아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무척이나 힘든일임에는 틀림없다.
새삼스레 형주를 놀이방에 맡기면서 조바심을 내었던 그 때가 생각난다.
가끔 들려오는 탁아모들의 악행이 당장 내 아이에게 행해질 것 같고, 나 없는 사이에 무슨 큰일이나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불과 하루만에 맡기게된 놀이방은 생각 이상으로 좋은 곳이었다.
진정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었다.
오히려 이모와 함께 지냈을 때보다 더 잘먹고, 잘 놀고, 제법 의젖해지기까지 하였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였던가.
어쨌든 막 두돌지난 아이를 맡기려 전전긍긍하던 그 때가 불과 몇 개월 전이다.
이제 난 또 다른 고민에 쌓여있다.
내 사랑하는 꼬멩이를 또 어찌 낳고, 어찌 키워야 할지...
별다른 뾰족한 방법은 없지만,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를 무척 사랑해주고 아껴주겠다는 마음뿐이다.

새삼 오렌지 쥬스를 마시면서 아이에게 돌아갈 비타민을 생각하며 흐믓해하는 내가 우습다.
아기집도 제대로 안보이는 아주아주 작은 우리 꼬멩이를 위해 더더욱 열심히 환경일기를 써내려 가야겠다.

내 사랑하는 천사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