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하영선님의 글 입니다. ============================= 요사이 항균물질을 이용해서 만든 제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항균노트,항균볼펜,항균연필,항균도마등등 살펴보면 주변에 상당히 많은 물건들이 항균이라는 이름을 달고 팔리고 있습니다만 이런 물건들이 사람들을 병균으로 부터 확실하게 지켜주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균들은 항상 존재하고 근래 몇년사이에는 한세대쯤 전까지 유행하다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이질,콜레라,파라티푸스등 그야말로 골동품가게가 뒤집어지며 피어오른 먼지속에 있던 병들이 번져나오듯 켸켸묵은 병의 이름들이 신문에 나오고 또 그 병의 환자들이 줄줄이 발생하여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분들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온 나라가 길도 하루가 다르게 포장되고 아파트도 몇만가구씩 지어져서 그야말로 편리하고 깨끗한 생활환경으로 달라지고 있으며 더러운 물웅덩이는 갈 수록 없어지고 아무렇게나 나무들이 얼키고 설켜 자라던 산은 깨끗하게 깍아서 멋진 풀밭을 만들고 보기 좋은 나무를 심어 그 가운데서 쇠로 만든 작대기로 차돌멩이 같이 하얀 공을 때려 구멍에 집어넣고는 만세부르니 건강에 좋다는데 ... 또 자칭 환경문제에 관심있다는 양반들은 국토의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현장에 빠짐없이 나타나 환경의 파수꾼을 자청하고 나선다는데 ..... 그런가하면 의학에 관심있다는 분들은 항생제의 오남용이 위에 열거되었던 과거의 전염병 병균의 내성을 키워서 그렇다고 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여러가지를 보면 상당히 그럴 듯한 환경에서 살면서 병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열심히 연구해 만든 물질로 항균제품을 만들어 쓰고 있는데 왜 없어졌는 줄 알았던 병들이 도로 살아나오고 환자들이 생길까 궁금해집니다. 예를 들어 소아들이 많이 걸리는 천식은 먼지 속에 사는 진드기가 원인이라는데 사실인가 모르겠습니다.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 제가 생각해 본 결과 지금 우리가 사는 환경에서 집진드기는 잘 살아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에 비해서 옛날 우리나라의 주거환경은 불을 때는 온돌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보일러로 데운 물에 의해 미지근하게 데워진 온돌이 아니라 그야말로 벌레들에게는 지옥불과도 같았을 온돌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키고 나면 꼭 한마리나 두 마리씩 소위 [집게벌레]라고 제가 이름지은 벌레가 방안에 돌아다니는데 새까만 놈이 꽁무니에는 커다란 집게가 있어서 그렇게 이름지었습니다. 이놈을 슬슬 손으로 튕겨서 새까맣게 타버린 아랫목으로 몰아넣으면 몸을 동그랗게 말며 죽어버립니다. 이런 뜨거운 환경에서 진드기가 살아남기란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불호창도 빨아서 햇볕에 말려 접고는 다듬이돌에 올려놓고 방망이로 실컷 두드려 빳빳하게 펴면 그 속에서 진드기가 살 생각은 말아야 겠지요. 요사이 어느집에서 다듬이로 이불호창을 두드리겠습니까? 저도 그렇게 안사는데. 예전에 그런 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천식이 많은데 그 이유가 기생충을 박멸한게 원인이었다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는데 일본도 50 - 60년대에 걸쳐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 한명 한명에게 일일이 한천 한숟가락씩 퍼먹였다고 합니다. 그 후에 통계적으로 봤을 때 기생충은 확실히 박멸했지만 반대로 소아들에게 천식발생율이 높아져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었을게 뻔하지요. 아마 기생충이 사람몸속에 살려면 사람의 몸이 기생충을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면역체를 발동시키지 않는 방법을 썼을 거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기생충을 없애고 보니 진드기를 병으로 보고 사람의 몸이 면역체를 발동시킨 결과가 천식이라나 --- 대충 그런 내용의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또 하나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방을 온돌로 하지 않고 다다미 - 다들 아시리라 생각하지만 - 라고 불리는 말린 풀을 엮어 만든 큰 방석을 여러개 깔고 삽니다. 그 속이 벌레들의 천국인 건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연구하기 좋아하는 일본사람들 답게 아마도 항균처리를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다 못해 청소기의 흡인력도 엄청나게 센 것을 쓰는데 그 이유가 청소기에 빨려드는 진드기가 여기저기 부딪혀서 으스러져 죽으라고 그렇게 만들었다고 청소기 광고에 써 있는데 요즈음 우리나라 청소기는 더 세게 빨아들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