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769

아줌마도 도시 계획에 관심을


BY 김귀순 2002-08-30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아시아 환경정의연구원 원장
(AIEEJ, Exectutive Director)
김 귀 순
 
  즘 간간이 경부 고속철 강남권 역사를 어디에 지을 것인가에 대한 정부 발표안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는 환경과 도시계획의 관련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음을 느꼈다. 이동거리를 최소한도로 줄이기 위해 세계적인 환경 생태도시 쿠리티바는 '시민의 거리'라는 지역에 시외(고속)버스 터미널, 기차역, 식당, 쇼핑몰, 도서관, 운동장(체육관), 파출소, 미장원 등을 함께 두어 이곳에서 거의 모든 일을 보고 갈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하고 있어 이동으로 인한 에너지 및 시간 절약을 가능하게 한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책도 볼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으며 퇴근길에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에 장을 봐서 갈 수도 있고 머리 퍼머도 할 수 있다. 그 외에 영화관 같은 것도 있으면 더욱 시간을 보내기 편리하게 된다.
 
  서울시의 최대과제는 아직도 이러한 도시계획의 통합적 접근이 되지 않고 있음을 여러 군데서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오래된 역사 도시라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도 적잖이 어려움은 있으리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가 발상의 전환을 가지고 다시 들여다보게 되면 전혀 다른 효과적인 해법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의 도시설계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을 매일 접하는 아줌마들의 세심한 관심과 아이디어는 비단 서울시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도시들의 어려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속철역사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 시외(고속)버스 터미널과 역이 연결되어 있어 기차를 못타는 사람은 바로 이동하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게 해 두어 이동거리를 줄이고 시간절약을 가능하게 한다. 버스와 기차 시간표를 동시에 보면서 어느 것이 더 좋을까를 쉽게 선택할 수 있게 하여 불편을 덜어 준다.

기존 도시의 경우, 여러 가지 기존시설들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면 신도시부터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일산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을 곧 착공한다고 하는데 여기에다 고속철역을 연결하여 같이 만들 수 있도록 구상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신도시가 교통사각지대가 되지 않으려면 새로이 건설되는 경의선 연결을 고속철역과 같이 연계시켜 본다면 더욱 편리하고 환경친화적이 되지 않을까.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투기꾼들의 투기 단속하듯이 세무 사찰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강남처럼 편리하게 기존의 신도시를 만들고 서울의 저밀도 구도심을 재개발하여 녹지를 많이 만들면서 고층 아파트를 공급하여 강남보다 더 좋은 주거환경을 조성한다면 강남특구(?)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지 않도록 중앙부서의 과감한 지방이전, 지방 벤쳐단지 육성 등 지방발전을 위한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