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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의 문제점 중간 진단


BY 김귀순 2003-05-15

지난 토요일(5월 10일)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에서 한국환경복원녹화기술학회의 학술토론회가 열려 DMZ 습지복원, 도심생태계 복원에 관한 좋은 발표가 있었다. 청계천복원에 관한 발표가 그 중에서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같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보다도 앞서가는 계획과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수준을 능가하며 경제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초시설을 확보한다는 포부아래 청계천 복원에 따른 물의 순환체계를 어떻게 하면 잘 확립할 수 있을까에 발표자의 초점이 모아졌다.

하천 유역의 높이와 면적을 조절하며 우수와 하수를 분리하고 지하수 침투를 위해 투수성 포장을 하여 한강물을 끌어오지 않아도 청계천의 수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훌륭한 발표를 하였다.

청계천 복원 문제에 있어 가장 이슈가 되는 사안은 청계천의 수량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주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도심하천의 회복을 통해 도심의 열섬현상을 해소시켜 도시 온도를 낮춤으로서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좋은 생태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질개선과 수질유지에 역점을 두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발전에 바탕을 둔 청계천 복원의 통합적 접근을 서울시와 청계천시민위원회가 가져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점에서 오는 7월 선철거 후복원계획이라는 행정 수행상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서울시는 물론 청계천 각 분야별 시민위원회가 지속가능발전의 통합적 틀을 먼저 구축하기를 바란다.

지속가능발전의 통합적 틀에서는 물 순환뿐 아니라. 미세 기후 변화, 에너지, 대기질, 비오톱 면적을 건축 설계를 포함한 아니라 경제적 지속성, 사회적 지속성, 역사적 지속성, 문화적 지속성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지속가능발전 철학에 의한 평가를 하여야 한다.

둘째, 가장 큰 문제점으로서 서울의 전체의 대기질 개선에 대한 대책이 없다.

복개하천 복원은 자동차 도로가 아닌 보행자 위주의 도로를 만들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미국 버클리 하천 복원계획 참조).

현재의 서울시안대로 하면 하천주변을 따라서 왕복 2차선 도로가 나란히 나있는데(자동차 문화의 폐해를 막기 위한 시민단체의 제안에 따라 원안보다 도로폭을 축소한 것이라고 함) 현재의 안 대로 하면 청계천 주변의 상가뿐만 아니라 하천 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많은 시민들에게 교통체증으로 인한 매연과 소음을 주게 될 것이며 이곳 차도는 도로주차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현재 하루 이동차량 17만대).

따라서 차도를 내더라도 하천방향이 아닌 건물 뒤로 내게 하고 쌍방통행보다는 일방통행을 유도하여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것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좋다. 하천 쪽에는 보행자 전용도로와 자전거 도로용으로 도로폭을 줄이도록 하되, 하천 수량 유지를 위해 지하수를 모으려면 투수성 포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차량이 다닌다면 투수성포장을 하더라도 먼지나 매연이 하천쪽으로 씻겨가게 되어 하천 수질도 따라서 오염시키게 된다. 그리고 일본처럼 지하철 역 주변에 청계천 상가를 모아서 몰을 만들어 상가를 가능하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게 하고 넓은 공간의 지하쇼핑몰을 크게 만들어 걸어서 쇼핑을 하고 지하철를 탈 수 있도록 한다.

지상은 생태수도 쿠리티바의 “24시간 거리”처럼 상가 건물 사이에 햇빛도 가리고 비도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투명차양으로 덮어 그 주변에 노점상이나 소상인의 24시간 상행위를 돕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물거리로 조성하도록 한다. 대량 수송을 필요로 하는 일정부분의 차량이 접근할 수 있게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주되,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도 과거보다 대중교통으로 더욱 편리하게 접근성을 높이는데 계획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현재에도 하루 17만대의 이동차량으로 인해 청계천 고가가 있는 광교주변이 다른 지역 주민에 비해 아스마 환자가 많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복원을 하면 상가주변의 주민이나 상인들에게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의 질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선철거, 후복원계획 같은 빨리 빨리 부실건축문화는 전략과 툴로 접근하는 지속가능발전철학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하루에 17만대가 다니는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시민불편을 가중시키면서 빨리 다리를 건설하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잡힌다면 장기적 안목을 배제한 하천복원계획이 되기 쉽다. 대형 호텔과 쇼핑몰이 있는 싱가포르 중심부의 오차르 로드도 하천을 복개한 곳이지만 이들은 복원을 하지 않고 현재 그대로 두고 있다.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지속성을 고려한 지속가능발전 전략에서 볼 때 이것은 복개보다 현재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다는 판단을 이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우수와 하수를 분리하고 하수 처리율을 100%로 하여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한 결과 그렇게 더러운 싱가포르항이 깨끗한 바다로 변한 것은 이러한 노력 때문이다. 청계천 하천 오염 때문에 하천을 복원해야 한다면 복개를 하지 않고도 싱가포르처럼 할 수도 있다.

넷째, 우리의 문화가 빨리 생태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외국의 경우 하천복원을 하는 경우 차량위주의 도로를 하천 주변에 만들지 않고 보행자, 우마차, 자전거, 롤러 스케이트 등 무동력 차량 인주의 인본주의로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그린 르네상스를 청계천 복원에서 찾을 수 없다면 청계천 복원의 역사적․ 환경적 의미는 퇴색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하천 주변 설계도 지금과 같이 하천을 따라 선형적 설계를 하지말고 다양한 공간 구조를 연출하는 설계를 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아름다운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광장이 있는 수변공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놀이 공연 문화와 대중들이 모여 토론할 수 있는 토론문화 광장을 만들고 길을 따라 많은 쉼터를 조성한 광장이 있는 공원을 만든다.

그 광장에는 또한 세종대왕의 측우기를 이용하여 우수량과 유출수를 측정하였든 수표와 수표교가 있는 터를 기념하는 역사공간도 만들어 우리의 역사적 자긍심과 환경과 문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청계천 복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여섯째, 철거에 앞서 도심 생태복원에 대한 서울시 조례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세계 각국이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통일후 동베를린의 재개발 사업을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베를린 시의 경우 비오톱면적 계산 방법이 서울시와 다르다.

우수를 모으고 홍수를 막기 위해서는 비를 머금어서 한꺼번에 내 보내지 않기 위한 옥상정원조성, 지하주차장 지상녹화, 벽면 녹화, 1층 가든 조성, 테라스의 녹지화 등 녹지 증대가 필요하다.

현재의 조경 계산방법으로는 도시 비오톱 면적의 증대를 가져오기 어려우므로, 베를린과 같은 새로운 비오톱 전략이 조례로 제정되지 않는다면 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강북 뉴타운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서울시는 무늬만 환경이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재개발 사업을 시행하기전 비오톱 면적 방법을 베를린과 같이 만들어 재개발 시 신축건물의 경우 더욱 엄격하게 생태 유효성을 증대하는 쪽으로 조례를 만들지 않는다면 개발업자들의 이익만 남겨주는 회색도시를 확대재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일곱째, 청계천 복원사업이 앞으로 많은 지자체의 환경 복원사업에 가져다 주는 시사성이 크다는 점이다.

제주 산지천 복원을 계기로 많은 지자체들이 하천 복원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청계천 복원의 결과를 보고 앞으로 많은 지자체가 이를 모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청계천 복원에는 서울시민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국민적 사안으로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점을 서울시는 생각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위의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하천 복원 계획 설계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생태도시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과 툴을 두고 조례제정 등의 입법 조치를 먼저 한 다음 설계 공모를 다시 하고 시민 공청회등을 다시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이 상태로 오는 7월 철거는 민의를 저버리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그러므로 시민 모두가 이러한 탁상행상 행정 때문에 시민의 혈세인 예산 낭비를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