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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강을 제대로 살리는 길


BY 김귀순 2003-08-04

수영강을 제대로 살리는 길

최근 부산시의 수영강 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다음달 7월부터 착공예정인 수영강의 시민휴식․친수공간 조성 사업 시행에 대해 환경전문가들로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이 사업이 수영강의 생태복원보다는 이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공간 이용 측면에서 자연생태와 학습공간보다는 위락공간, 운동공간, 휴식공간, 놀이 공간, 도로 및 주차장 공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생태 보전 및 복원보다는 이용측면이 강조되고 있으므로 수영강의 환경지속성이 담보될 수 없는 우려를 안고 있다.

이에 수영강 하천정비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수영강 하천 정비 기본계획은 생태복원의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현재 기본 계획은 하도관리 등 하천 공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어 생태복원 기반조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따라서 환경 생태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생태 공학적 이론 및 기술에 바탕을 둔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수영강 하천 고수부지를 생태보전구간, 생태복원구간, 생태기능향상구간으로 나누어 접근해야 한다. 현재의 기본계획은 현존 생태 기능과 가치에 따른 관리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은 그대로 보전하고 하천 식생 및 수변 식생대가 훼손된 지역은 새로운 습지를 조성하거나 기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수영강 전체에 걸쳐 강변 생태통로가 연결되어야 한다. 현재의 수영강 하천 정비기본계획에 의하면 체육시설 등 이용공간에 의해 수변생태 통로가 곳곳에서 단절되어 있다. 따라서 이용 공간지역의 경우에도 50-100 미터 폭의 생태 통로가 강변쪽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파트너쉽에 의한 접근이 필요하다. 파트너쉽에 의한 ‘수영강 의제 21’의 제정이나 필요하다면 ‘수영강 돌보기 21(수영강 care 21)’을 전개해 봄직하다.

현재 생활 하수 유입으로 BOD가 5급수인데다 상습 침수지역인 수영강에 공연장, 분수광장, 주민체육시설, 야생화 화단 조성 등의 시설물 설치는 다시 한 번 한 번 환경적 제고를 해 주기 바란다. 하천의 환경 민감성적 성격 때문에 오늘날 대부분의 하천은 조류 관찰대 정도를 허용하는 등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하천 주변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고 습지를 복원하여 다양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바이오 파크를 만들고 있는 추세이다.

부산 도심을 통과하는 생명의 젖줄인 수영강의 하천정비사업은 후세대를 위한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수영강은 현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귀중한 자연자본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수질오염을 먼저 개선하고 하천 생태 복원 우선의 시각에서 자연이 살아 숨쉬는 수영강을 만드는 데 지혜와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따라서 수영강의 생태 복원은 유실수 단지나 화훼단지 조성 등과 같은 원예학적인 접근보다는 수영강의 원래의 습지 생태계를 부산시민에게 돌려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