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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역사를 찾아서


BY 김귀순 2003-12-29

어둠이 땅에 깔리는 시간에 아주 어렵게 현 대통령 생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전현직 대통령의 생가에 대해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었지만 현대통령의 경우 부산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 한 번 가보고 싶은 차에 잠시 지나는 길에 들러 보았다. 마침 마을 진입로 확장공사가 한창이었고 공사중인 포크레인이 길을 막아 한참 기다린 끝에 겨우 마을입구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을진입로 확장공사와 마을 앞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집앞 소하천을 반생태적으로 콘크리트 공사를 하여 깊이 파고 뚜껑을 덮는 복개 공사를 거의 완료한 상태였다. 생물 이동이 어려운 콘크리트 하천공사로 반환경적으로 마을 정비를 할 것이 아니라 이 마을 전체를 문화재 보전 지역으로 정하고 마을입구의 쓰레기가 떠 있는 연못도 생태적으로 복원하고 복개공사한 마을앞 실개천은 다시 개복을 하여 자연친화형으로 살리며 도로 확장시 현재와 같이 콘크리트 수로를 하는 대신 생태적 수로를 만들고 주차장이 필요하다면 마을앞 논에다 만들어서 걸어가게 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렇게 바로 마을앞에다 만든 주차장에 많은 차량들이 몰려들어 주민들의 집 바로 앞에서 소음과 매연을 뿜어댄다면 마을 주민들은 대통령생가가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앞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오더라도 이 분들이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여야 하고 마을의 쾌적한 환경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공사입안자들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이러한 형태의 공사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도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되어 앞으로 농촌의 생태마을 디자인에 대한 접근과 이해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화마을을 환경과 경제가 함께 고려된 생태마을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의 마을회관을 잘 보수하여 활용하면 외국의 방문객센터와 같이 이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훌륭한 소전시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역사관광지로서 대통령 생가 앞 안내문도 좀 더 예술적, 생태적 관점에서 잘 만들 수도 있었을 터인데 전체적으로 조화미가 부족하였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나 한자 안내문도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늘 지구적 관점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 우리의 도로 안내판이나 버스 터미널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영어나 한자 안내문이 없는게 현실이다. CNN에 한국을 관광유치 방송에 못지 않게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불편하지 않는 곳이 되도록 정부관계부처와 지방정부관계자는 최대한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건축 구조물의 한계상 서양처럼 유명인의 생가가 오래 보존되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우리의 후손들뿐 아니라 현재의 청소년에게도 훌륭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는 대통령 생가는 문화재로 지정하여 노대통령이나 정부가 매입하여 관리하고 보전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만큼 현재의 역사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마을회관 옆 이동파출소 차량은 보는 대통령 생가에 어울리지 않는 움직이는 구조물인 것 같아 보는 이의 마음이 석연치 않다. 요즘 시위문화가 조상묘까지 찾아가서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잘못된 시위관행은 고치도록 하자.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사회적 형평성에 대한 욕구와 경제적 욕구가 동시에 분출되기 때문에 사회적 혼란이 오기 쉽다. 이러한 혼란은 정부의 법적, 제도적 보완과 정치개혁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리더쉽을 통해 얻을 수 있으므로 상호 자제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이러한 가운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지도자의 지도력 회복과 이를 수용하는 국민들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