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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내 가족처럼...


BY 로렐라이 2004-05-12

연년생인 아그들이 둘 있답니다. 애기일땐 혹여 화분을 엎거나 사고를 낼까.. 아그들 둘에 치이는 내가 화초는 무슨..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다가 지금 새 아파트에 이사온 지 3년차입니다. 그야말로 처음 입주해 눈도 따갑고 공기가 탁해지고... 소위 새집증후군이란걸 겪으면서 1년가량을 보냈습니다. 그나마 여름에 입주해 환기를 자주시킨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리니 낮잠을 자거나 밖으로 놀러나가거나 하면 항시 문을 꼭꼭 닫아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러다 입주 후 반년이 지나 새집증후군에 대해선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황사때문에, 그리고 창틀에 쌓이는 까만 재(? 먼지는 아닌듯..)가 신경쓰여 청풍을, 그리고 또 반년 후엔 웅진의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답니다. 하나일때보다 두개를 놓으니 진짜 실내에 먼지가 거의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물론 전 실내 물걸래 청소를 매일 하는, 청결벽소리를 들을 만큼 걸래를 손에서 거의 달고 살았지요) 흐린 날, 황사가 온다는 날, 안개가 낀날, 그야말로 해가 화창한 날이 아니면 웅진은 쓰신분은 아시겠지만 하루종일 소음을 내며 돌아가 심지어 시끄러워 끌 정도 였습니다.그렇게 1년을 지냈지요.결국 입주후 2년이 지난 겁니다. 아이들은 5살 4살이 되었구요. 이젠 아이들이 어느정도 통제가 되려니 하고 화분을 3개(파키라, 행운목, 테이블야자)를 구입했습니다. 단순히 눈을 행복하게 할 요량으로요... 근데 기적?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루종일 소음을 내던 청정기가 소리를 멈춘겁니다. 흐린날도, 안개가 낀날도, 황사가 있단 날도, 여름에 창문을 열어만 놔도 오염도표시가 꽉차서 돌아가던 공기청정기가 화분 세개를 거실에 들여 놓았더니 오염도가 기본눈금에서 변동없이 멈춰버려 그야말로 청정기가 고장난건 아닌가 할 정도로 조용해져 버렸답니다. 하루 이틀 삼일.. 시간이 지나도 궂은 날씨에도 여전히 공기청정기는 필요없는 물건이 된 것입니다. 나 자신조차 믿기 어려울 정도 였답니다. 1년에 20만원가까이 드는 청정기 필터값이 그야말로 아깝더군요. 남편은 혹시나 하는 맘에 그래도 청정기를 두자 했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조용한 청정기에 전 더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과감히 반납했죠. 코디가 그러더군요. 제 경험담을 얘기해주니 차마 그래도 두란말은 못하고 화원을 차리라 하더군요.ㅎㅎㅎ 그 뒤 전 더 화초에 관심을 갖고 하나 둘 더 들여놓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이 아니고 여기저기 사이트도 다니며 기초 지식도 얻고 파는 분께 자문을 구해가며 우리 집 일조량에 맞는, 잘 더불어 살 수 있는 것들로 거실에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배란다에 두는 것도 좋겠지만 배란다에 놓으면 밤엔 특히 추운 계절이 되면 배란다 문을 닫으니 아무리 배란다에 황금 식물이 있다한 들 집안 공기정화엔 도움이 되지 않으리란 생각에 전 거실에 방에 둘수 있는 것으로 들여놓기 시작했답니다. (파키라,행운목 두그루, 폴리시아스, 스파티필름 두개, 관음죽, 테이블야자, 아레카 야자, 고무나무, 그외 잔챙이들..)이젠 더 들여놓고 싶어도 참아야 할 정도가 됐고 주변 지인들은 제가 화초를 무척 좋아하는 매니아인 줄 착각할 정도 입니다. 사실 전 그들을 좋아한다기보담은 그들을 이용한다고 하는 편이 낳을 겁니다. 내 아이들을 위해, 실내의 깨끗한 공기정화를 위해.. 물론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신경하난 편하죠. 그에 반해 식물은 각각의 화초에 맞게 물도 영양분도 줘야하고 혹 병충해는 없는지... 솔직히 신경쓸 일이 많지요. 하지만 정말이지 호언장담컨데 기계보담 화초에 가족들의 건강을 맡기는 것이 훠~얼 씨~인 낳다는 것입니다. 혹 화초를 키워보지 않으신 분은 한두개를 놓아보십시요. 기계를 쓰시는 분도. 분명 제가 경험한 것을 여러분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