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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퇴치법


BY 영희공주 2012-04-06

저는 맏며느리입니다.

저의 남편은 저보다 9살이나 많고요...

제가 남편을 만나 사랑에 빠졌을 때는 나이따위는 아무런 훼방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었지요...그러나, 이제 결혼한지 벌써 20년이나 가까온 세월을 살아오다 보니, 9살이란 나이차이가 ...참 실감이 나더군요...

 

저는 40대 중반인데, 남편은 벌써 50이 훌쩍 넘어가고 있으니...

남편이 들으면, 서운할 지도 모르겠지만,

남편이 요즘들어 참 많이 늙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모든일에 힘들어 하고, 피곤해하는 남편이 좀더 젊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여...

 

아이들은 이미 고등학생과 중학생이라서...

저의 보살핌을 받을 나이는 지났구여...

 

지난 번에 우리 아들녀석이 제게 말하더군여...

"엄마, 요즘들어서, 가족들보다 더 친구들이 좋아~"

아들은 에둘러서 그렇게 말하지만, 이미 훌쩍 커버린 아들도 이젠, 품안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에 ...서운하기도 하였더랬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맏며느리입니다...

시어머님은  돌아가셨구여...

시아버지께서 아직 정정하시구여...

시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삼시세끼를 더운밥을 차려드려야 큰소리를 안하실 정도로 밥을 정말 중요시 하십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주변 생활들입니다...

 

이모든 것이 점점점 쌓이다 보니, 우울증이 생겼었나보아요...

매사에 의욕이 없고, 식욕도 사라지고, 몸살이 나듯이 으슬으슬 춥기도 하고요...더군다나, 여성으로서의 생리도 하다말다 하더니...지난 달에는 없더라구여...

 

월경...안하면, 아주 가뿐할 줄 알았더랬습니다...

그러나, 왠지...정말 울고 싶더라구요...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고, 시들어 가고...늙어가는 구나...

 

왠지 집안이 안락하다라고 생각이 들지 않고 감옥같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가슴에 통증을 느껴졌고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우선 집밖을 나갔습니다...

빨리 점심차리지 않고 뭐하냐는 아버님의 잔소리는 한 쪽귀로 흘려듣고, 혼이 나간 듯이 집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정신없이 걷기만 하였습니다.

아무생각없이 걷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곳에 이르러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그곳에는 <직원을 구함>이라는 커다란 종이가 붙혀져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마트에서 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 아빠는 왜, 그런 일을 하냐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해해 줍니다.

저는 아이들 아빠의 월급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저의 얼마않되는 월급으로는 저금을 합니다...이른바<일억모으기 프로젝트>...

일억을 모으면, 그돈으로 제 맘대로 해도 된다는 남편의 동의를 벌써 얻기도 하였구여...

 

일억...

그것으로 불우이웃을 도울 수도 있구여...

또한 그것으로 사고 싶은 것을 살수도 있구여...

 

하여간 삼시세끼 더운 밥만을 찾으시는 아버님께, 정당한 이유로 한끼정도는 외식을 권해드릴 수가 있어서, 저는 숨통을 찾을 수가 있었구여...

 

공부잘하는 아이들...

학교생활잘하는 아이들을 새삼스럽게 잡는 저의 모습도 이젠 없어졌구여...

 

우선,

집안에서만의 <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저>를 만나볼 수가 있어서 좋아여...

 

그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아주 높은 자리에서 일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손길이 미치는 곳이,

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기 시작했거든요...

 

우울증...

주부들의 우울증...

무섭더라구여...

 

그냥, 집안에서 갇혀서

쉬쉬하면서 숨기기보다는

 

저는 사회생활을 권해보고 싶군여...

 

그렇게 된다면, 시답지않는 생각으로 걱정과 우울증으로 하루하루를 고달프게 보내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적은 돈이나마 벌수가 있구여...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가 있으니,

 

어느덧 우울증은 저 멀리 날라가 버리지 않을까여?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