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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남편에게 자주 하는 말.


BY 사교계여우 2022-01-26

남편뭐죠.모르겠어요.남편의 존재역활.1.가족지킴이2.평생 동고동락(同苦同樂)3.평생 연인4.병치료 보호자5.같이 잘 살기 노력하는자6.집안의 기둥/대들보양식/지붕7.친구같고 엄한호랑이


1.
아 너무 스트레스받는다
남편이 좋은 남편인지는 애를 낳아봐야 아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엄마는 나랑 동생을 제왕절개로 낳았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혹은 그 병원들만?) 제왕절개하면 모유수유를 안시켰다고 한다
입원을 2주씩 해서 그런거 아닐까싶은데 아무튼 초유도 안먹이고 2주간 애도 최소한으로 보여준건지 뭔지
그래서 나랑 동생은 모유 1방울도 없이 컸고 나는 진짜 건강함의 극치.. 잔병치레가 거의 없다
동생도 상당히 건강한 축이고
그래서 나는 분유에 거부감이 전혀 없었는데, 젖병 씻고 소독하는 일을 추가하기 싫어서 모유수유를 꿈꿨다

3.
그렇지만 역시 마음대로 안되네 ㅋㅋ
자연분만인데도 나는 출산 5일차까지 젖이 안나오더라
심지어 태어나자마자부터 계속 규칙적으로 젖을 물렸는데도.
이제와 생각해보면 초유를 먹인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빈젖만 계속 물린거같아서 미안하고..
한시간도 안돼 울고 그래서 밤엔 신생아실에 보내봤더니 분유 30미리를 먹었다그랬고
그다음날 밤에는 아예 우리가 분유를 받아서 먹였다
그러곤 직수 시도+분유보충을 했는데도 5일차부터 조금씩 나온거..
그것도 둘째형님이 젖 도는 약을 보내줘서 그 효과인듯

4.
한국에선 조리원 가서 좋은 유축기 쓰던데 난 병원에서 유축기를 보지도 못하고 유축 방법도 못배움
내 유축기는 메델라 펌프인스타일 위드 맥스플로우인데 3일차부터 써보려했는데 깔대기 사이즈가 너무 컸고
다음날 맞는거 사와서 써봤는데 나오는게 1도 없는거..
123마사지?를 하면 조금씩 나오는데 유축하면 바닥에 깔리는것도 없는거다
오죽하면 유축기가 고장난게 온줄 알았다 ㅋㅋㅋㅋ..


5
그와중에 남편이란 놈은 완모했음 좋겠다고 지껄인다 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논문 읽어보니 모유가 더 좋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걸 모르니?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러고싶은데 노력하는데 안되는걸 어쩌라고 임신 출산 수유 다 내가 하는건데 이건 니 의견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 몸상태 보고 내가 결정하는게 맞는거라니까
하루종일 존나 삐져가지고 말도 안하더라 ㅋㅋㅋㅋ
자기 딸인데 자기 의견은 하나도 안들어주냐고, 자기는 자기 딸에게 제일 좋은거만 주고싶다고
그럼 나는? 내 스트레스는 안보이니? ㅋㅋㅋㅋㅋ
진짜 실망했다
정말 좋은 남편이라 생각했는데, 당신마저도 그런 실질적으로 도움 1도 안되는 남들 다 아는 상식 갖고와서 나한테 강요하는게,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보다 낫다하는거랑 뭐가 다르냐니까 자긴 다르대
진짜 미친줄 알았다 넌 다른줄 알았는데

6.
어쨌든 난 노력했다
미역국도 계속 먹고 젖도는약도 계속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잠도 더 자고 스트레스 안받으려하고
그리고 남편도 강요는 아니고 안되면 어쩔수없는거지만 할수있는데까지 해보자는 의미라고 언제든 내가 원한다면 완분으로 가자고 했다

7.
도저히 가슴 아프고 힘들어서 유축도 하루 세번으로 줄이고
두번은 파워펌핑이라고 모유 늘게 도와주는 방법으로 하는데도 중간중간 쉬면서 총 40분을 하는데 출산 20일차인데 한번 할때 양쪽 합쳐 30-40미리밖에 안나온다
그러다 어제는 갑자기 내가 밤에 배탈이 나서 새벽 유축을 안해서 거의 24시간만에 했더니 60미리가 나왔다
그래서 직수 먼저 30분 하고 그걸 다 먹이고 분유 30미리를 보충했는데도 배고파하는거다.. 그래서 분유 30미리 더먹이니 그제서야 만족하는거같은데
너무 속상했다
직수 30분은 대체 뭘 먹기나 한건지, 그리고 유축이 60미리나 됐는데 그게 부족하면 대체 난 언제 애기한테 맞는 양이 되는건지..
그와중에 남편 갑자기 하는말:
“오늘 문득 생각난건데 애가 크면서 분유량도 늘면 분유값도 더 들겠지?” 하는데
괜히 나 죄책감들고
내가 모유 60먹고도 배고파하니 속상해하니까 폰으로 뭘 찾아보더니
“자기 물 얼마나 마시지? 좀 더 마셔보는게 어때?”
하는데 진짜 겁나 빡치는거다
내가 물을 안마시는것도 아니고 하루에 1.5리터 이상은 마시고 국도 열심히 먹는데
말로 내뱉는건 존나 쉽지 아주 그냥?
그래서 빡쳐서 싸웠다
지는 그냥 나한테 물좀 더 마시는게 어떠냐고 “제안”한건데 자기는 나한테 제안도 못하냐고
매사에 입닥치고 있어야하냐고 그런다
너는 내가 노력하는게 안보이냐고 니 의견 받아주는게 그렇게 중요하냐니까 그럼 자기보고 뭐 어쩌라고 화내더니 1층으로 내려가버렸다

8.
생각해보니 또 빡치네
아까 아기용품점에 갔는데 스와들업을 사려는데 뭐만하면 비싸다고 지랄지랄
언젠 니딸한테 좋은거만 해주고싶다며?
그리고 집와서 애를 옆에서 놀게 냅두고있는데 애는 안보고 폰만 보고있다 아 진짜
그래서 그거까지 다 짜증나서 문자로 니는 내 스트레스는 신경도 안쓰고 니 의견이 제일 중요하냐 애나 똑바로 봐라 쏴붙이니까 올라와서 말 서로 안하는중

엄마 내일모레 가는데 가기도 전부터 이러면 어떡하지
진짜 스트레스받는다

9.
아무튼 너무 속상하다
마사지하면 젖이 잘 나오는데 대체 왜 직수하면 얼마 못먹는거같지
유축도 조금 나오고
노력할만큼 한거같은데 그냥 안되는건가
힘들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