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14

[편강세 칼럼] 몸은 정신과 육체의 결합체


BY skyicarus 2008-02-14

[편강세 칼럼] 몸은 정신과 육체의 결합체 몸은 정신과 육체의 결합체 각종 매체는 몸에 대한 담론을 보도하느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영상 문화가 나날이 발전하고 예술에 있어서의 실험 정신이 활발하게 이어지는 현실에서 몸에 대한 논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짐작됩니다. 집집마다 HD TV가 보급되고 화면은 점점 커져 가는 추세입니다. 우리는 거실의 TV 화면이 연기자 얼굴에 뚫린 작은 땀구멍까지 속속들이 보여주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몸은 인류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습니다. 육체는 일종의 그릇이었습니다. 그릇 안에는 정신을 담았습니다. 육체는 아무 것도 아니었고 다만 정신의 지배를 받는 그릇에 불과했습니다. 플라톤 이원론*의 위력은 서구 문화에서 오랫동안 그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원론이란 세상이 두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발상입니다. 데카르트도 세상이 두 가지로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원론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이르러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나는 생각하는 존재이므로 육체란 껍데기에 불과하다, 라는 뜻이겠지요. 이원론적 사고방식이 지구 반대편에서 견고한 인식의 틀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동양에서는 음양 이론이 만물의 이치를 설명하는 기본 관념으로 정착되었습니다. 음과 양 두 가지가 만물의 근본이라고 말하는 음양 이론은 얼핏 서양의 이원론과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동양적 사관인 음양 이론은 서양의 이원론이 양자를 대립이나 예속 관계로 본 것처럼 음과 양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조화와 의존 관계로서 음과 양을 상정했습니다. 음과 양은 평등한 동시에 서로에게 기대면서 조화를 이루어 나갑니다. 근대를 지나오는 동안 우리나라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서양의 사고방식을 최고로 생각하는 버릇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머릿속에도 육체를 단지 욕망에 대한 절제의 장소라고 믿는 생각이 뿌리박혔던 것입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생각의 습관’은 무서운 것입니다. 오랫동안 육체는 정신에 예속된 대상으로서 무의식적으로 경원시 당해왔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정신적 활동에 의해 육체적 삶을 영위해 나간다는 말이 얼핏 그럴 듯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육체를 지배하는 정신은 무엇으로부터 지배를 받을까요? 정신은 육체로부터 지배를 받습니다. 제 아무리 막강한 내공의 소유자라 해도 세 끼만 굶으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강제로 세 밤만 재우지 않으면 경찰은 용의자로부터 원하는 진술을 받아낼 수도 있습니다. 육체는 정신의 지배를 받고 정신은 육체의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그것은 뱀 두 마리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도는 구경球莖의 그림*을 떠올리게 합니다. 몸은 정신과 육체의 복합체라는 음양 이론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서양철학의 독자적 분야라 믿어왔던 물리학에서도 동양사상을 이론화한 양자역학이 절대적인 지지를 획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질병은 왜 생길까, 하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병은 정신과 육체의 복합적 원인에서 기합니다. 몸은 곧 정신이자 육체니까요. 그러나 마음의 존재는 육체 안에 깊이 숨어 있어 들여다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눈에 보이는 육체를 대상으로 진료 행위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플라톤의 이원론 -플라톤은 세계를 눈에 보이는 현상계와 참된 실제인 이데아의 세계로 양분했다. 현상계는 경험적이고 감각적인 세계이며 이데아는 초감각의 세계이다. 현상계는 존재의 개별성을 가졌으나 이데아는 보편성을 지닌 영원불변의 세계이다. 플라톤은 현상계를 이데아의 그림자로 상정하고 원형의 실제계인 이데아를 지향하여 모방할 뿐이라고 했다. *데카르트 철학의 제 1원리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현대철학의 시조인 데카르트는 ‘나’를 사유하는 자아의 주체로 삼았다. 이를 계기로 세계는 신神 중심 사회에서 인간 중심 사회로 넘어오게 된다. 인간이 철학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존재론이 싹 트게 되고 이는 인식론과 인간 윤리학으로 확대된다. *(뱀 두 마리가 서로를 물고 있는 그림을 삽입하면서) -몸과 육체의 관계는 이렇듯 두 마리의 뱀이 서로의 꼬리를 물 듯 하나의 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스티븐 호킹’은 만물을 정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서양적 사고 체계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설명하면서 ‘양자역학이 지금까지 해놓은 것은 동양철학의 기본 개념인 음양, 태극, 색즉시공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처 - 서울편강세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