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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강세 칼럼] 음양이론에 대해서


BY skyicarus 2008-02-14

[편강세 칼럼] 음양이론에 대해서 음양이론에 대해서 음양이라는 뜻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그늘과 양지라는 뜻입니다. 빛이 비치는 곳이 양이고 빛에 의해 생기는 그늘이 음입니다. 빛이 그늘을 만들지만 그림자의 존재로 인해 빛을 인지할 수 있으므로 둘 중 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빛과 그림자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므로 음양이라는 문자는 한 단어 안에서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음양의 뜻은 차차 명암, 냉온, 남북의 맥락으로 확대됩니다. 계절의 변화까지 아우르는 의미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농경 사회가 정착되면서 기후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음양이론이 천문학으로까지 활용도를 넓히게 된 이유입니다. 천체의 움직임과 사계절 현상을 설명하는 음양오행설로 이어지면서 음양이론은 범 우주적 근원이념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태극과 팔괘로 이어지는 우주 생성론의 태동은 ‘음양’이라는 최초의 발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음양은 정태적인 것이 아닌 순환론적 숙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양이 차면 음을 위해 자리를 내주고 음이 극에 도달하면 다시 양을 위해 물러납니다. 태극의 원 안에서 회오리 모양으로 양분되는 역동적 움직임이 음양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수소와 헬륨 원자로부터 시작된 별의 공간적 탄생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道에서 하나가 생기고 하나에서 둘이 생겼으며 둘에서 셋이, 셋에서 만물이 생겨났다’말이 그것입니다.* 태극은 도道의 시각적 이미지로서 우주의 전체이면서 부분이고, 시작인 동시에 끝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道는 태극이요 태극은 곧 음양입니다. 구심력과 원심력의 조화로 태극이 온전한 원을 이룬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음양의 균형이 깨져 어느 하나가 직선 운동을 하게 되면 우주는 삽시간에 파멸의 운명에 봉착하기 때문입니다. 공간의 탄생 이전에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간은 물질이 아닙니다. 시간은 시각적 이미지로 확인되는 공간을 넘어서야만 이해할 수 있는 4차원적 개념입니다. 도덕경이 태극의 물리적 개념에 치중했다면 주역周易은 시간적 논리를 추가해 그 의미를 확장시켰습니다. ‘태극으로부터 음양이 나왔으며 음양으로부터 형상이 나왔다 (太極生兩儀 兩儀生四象)’는 말이 그 것입니다. 지구의 삼라만상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시각적 모습을 바꿔 갑니다. 선인들은 시간의 변화에 목화토금수의 이미지를 대입함으로 보이지 않는 실체인 시간을 탐구하려 했습니다. 이것이 오행입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고 한 성경 구절을 동양적 사유개념인 음양오행의 이치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은(없어진) 것 같지만 봄이 오면 그 자리에 싹이 납니다. 싹이 난 자리에는 뿌리가 내려 땅 속의 양분을 빨아올릴 수 있게 됩니다. 밀은 여름을 통과하면서 키를 키웁니다. 가을이 오면 처음 죽었던 밀알과 똑같은 모양의 밀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열립니다. 겨울을 맞은 밀알은 다시 땅속에 몸을 숨깁니다. 또 다른 열매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한 알의 밀알은 이전 것과 같으나 다른 것입니다. 또한 다른 것이면서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인생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나서 자라고 쇠한 뒤 죽어 흙이 되는 목화금수의 순서를 밟습니다. 진시황이 불로불사의 약으로 영생을 꾀했지만 결국에는 죽어 흙이 되었습니다. 그 흙은 바람을 타고 황사먼지에 실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어깨 위에 잠시 내려앉았다가 대기 속으로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생장수장과 춘하추동의 순환에서 우리는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수소와 헬륨 원자에서 비롯된 지구라는 거대한 생명체를 움직이는 물리적 힘은 무엇일까요? 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즈음 솜사탕 파는 아저씨가 학교 앞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커다란 양철통에 설탕을 한 수저씩 붓고 나무젓가락으로 통 안을 휘휘 저으면 구름을 닮은 솜사탕 뭉치가 묻어나왔습니다. 희고 커다란 솜사탕은 미각적 쾌락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선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감각적이고 감상적인 군것질 거리였습니다. 설탕을 솜사탕으로 바꾸는 마술의 비밀은 아저씨가 발로 움직이는 페달에 있었습니다. 솜사탕 기계를 돌리는 페달처럼 우주를 돌리는 운동 에너지가 기氣입니다. 동양의 도덕적 형이상학서라 할 수 있는 ‘장자’는 인간의 감정을 음양으로 해석하여 기氣순환의 논리를 설명했습니다. ‘기氣야말로 자연을 움직이는 내재적 힘이요 우주생성론의 요체’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기는 현상 뒤에 숨어 사물을 작동시키는 원리적 개념으로서 생명력와 활동력의 근원이 됩니다. 만물을 움직이는 힘이자 흐름이 ‘기’인 것입니다. 기는 자체적으로 물리적인 의미를 포함하면서 인간의 인식과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정신작용이기도 합니다. 마음은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 작용의 궤적은 뚜렷합니다. 기는 대단히 추상적인 관념이요 우주를 작동시키는 실제적 힘입니다. 고전에 보면 음양을 기로 해석한 예가 있습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한 대목을 펼쳐보겠습니다. ‘하늘에 있는 여섯 기운이 내려와 오미五味를 낳고 오색五色으로 드러나는데 징후가 있어 오성五聲이 되고 지나치면 여섯 가지 질병(六病)으로 나타난다. 여섯 기운이란 음양陰陽 풍우風雨 회명晦明을 말한다. 여섯 기운이 나누어져 사계절이 되고 차례대로 다섯 계절(五節)이 되는데 지나치면 재앙이 된다. 음이 지나치면 한기가 들고 양이 지나치면 열이 난다. 바람이 지나치면 손과 발에 병이 오고 비가 지나치면 배가 아프다. 어둠이 지나치면 마음이 미혹되며 밝음이 넘치면 수심에 든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기의 순환이 막혔다는 뜻입니다. 기혈이 막히거나 기의 방향이 틀어진 것이 질병입니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徑 ‘영추’ 편에는 음식을 통해 기혈이 체내로 유입되므로 섭생을 주의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황제내경*은 음양오행설의 이론체계를 바탕으로 기氣의 실제적 개념을 도입하여 저술된 의학서입니다.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사상 16형 의학’ 역시 황제내경에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음양은 배치구조를 띄는 동시에 끊임없이 원을 그리며 자리바꿈을 하는 순환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과 양은 자연의 상호 교류를 통해 순환되고 생명력을 얻습니다. 남녀의 교접 역시 에너지 순환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부부 간의 조화로운 합일은 가정 내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자녀들의 건강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조화를 잃은 몸과 마음에 질병이 찾아오듯 현대인의 지나친 경쟁의식은 인체의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정신세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공산주의가 패망한 이유도 음양의 자연조절 작용을 인위적으로 조작했기 때문입니다. 순리를 거스르고 자연을 억압하려는 현대과학은 오래 전에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좀더 유연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연한 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첫째, 순리에 몸을 맡기는 느긋한 태도와 둘째, 나를 낮춤으로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셋째, 부부간의 조화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주역 周易에서는 ‘햇빛과 그림자인 음과 양이 함께 가는 것이 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했다. 음양을 아는 자는 도통道通한 자라 할 수 있다. *(태극의 모양을 그린 후) 한 쪽이 뻗쳐오르는 양기라면 다른 한 쪽은 수축하려는 자제력을 보여준다. *老子 道德經 ‘四十二章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春秋左氏傳 昭公 ‘天有六氣 降生五味 發爲五色 徵爲五聲 陰生六病 六爲曰陰陽風雨晦明 分爲四時 序爲五節 過則爲災 陰淫寒病 陽淫熱病 風淫末病 雨淫腹病 晦淫惑病 明淫心病’ [편강세 칼럼] 음양이론에 대해서 *황제내경黃帝內徑 -중국의 가장 오래된 의학서. 한의학의 경전經傳이라 불린다. 소문素問과 영추靈樞 각각 81권씩 도합 162권의 서책이 전해져 내려온다. 진나라와 한나라를 거쳐 편찬되었다는 설과 주나라 때 완성되었다는 설이 있다. 황제와 명의의 문답 형식으로 기술되었는데 일상생활에서의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언급이 주 내용이다. 고대 중국의 의술과 신체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영추’는 사상의학의 모태가 된 통천과 16형 의학의 모태가 된 음양25인편을 담고 있다. 출처 - 서울편강세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