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속에 '균'이...한 해 사망자 1430명, 이 감염병은?
김용
지난해 결핵 환자 2만 383명... OECD 평균의 4.5배
뚜렷한 원인 없이 2~3주 이상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결핵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호흡기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뚜렷한 원인 없이 기침 등이 계속되면 흔한 감기로 여겨 약으로 버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밤에 잘 때 식은 땀, 발열 그리고 체중 감소 등이 보이면 다른 병을 의심해야 한다. 바로 폐결핵이다.
'옛날' 병으로 알려진 결핵은 지금도 2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있다.
사라진 병?... 결핵 환자 2만383명, 사망자는 1430명
국내 결핵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현재 결핵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결핵 환자 수는 지난해 2만383명으로 상당한 숫자다. 2021년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44명으로 OECD 평균 9.7명의 4.5배에 달한다. 사망률도 콜롬비아, 리투아니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높다. 2021년 국내 결핵 사망자 수는 1430명으로 감염병 중 코로나19 다음으로 많았다.
밀폐 공간에서 감염 위험 커져... 기침, 재채기, 침방울에 의해 전염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결핵은 코로나, 감기처럼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감염병이다.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결핵 환자의 기침, 재채기, 침방울에 섞여 있는 결핵균을 흡입하면서 감염된다. 폐에서 발병하는 폐결핵과 폐가 아닌 림프절, 위장관, 관절, 뇌 수막, 비뇨 생식기 등 다양한 기관에서 발병하는 폐외결핵으로 나뉜다. 폐결핵 환자로부터 배출되는 균의 수, 폐 질환의 정도, 기침 횟수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달라진다. 밀폐 공간에선 균의 농도가 짙어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기침 등 증상 없을 수도... 전염 위험 높여
결핵에 처음 감염되면 증상이 없거나 발열, 불쾌감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림프절이 커져서 기관지를 압박하면서 발작 기침이나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 곤란, 피부병이나 관절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재감염 폐결핵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기침, 체중 감소, 식은 땀, 발열, 전신 무력감, 식욕 부진 등이 생긴다. 특히 수면 중 땀이 많이 난다. 심하면 피를 토하는 객혈도 나타난다.
천식 아닌데... 결핵의 조기 진단과 치료 중요
뚜렷한 원인 없이 2~3주 이상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결핵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서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이나 천식 등 원래 가지고 있는 병의 증상과 비슷해서 폐결핵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결핵 감염 예방을 위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결핵 환자의 전염성은 치료 직전이 가장 높다.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짧은 기간 안에 전염성이 급격히 감소한다.
코로나19처럼 감염 예방 위해 호흡-기침 예절 중요
폐결핵이 의심되는 환자의 객담(가래)에서 결핵균이 검출되면 폐결핵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에서 결핵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배양 검사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위해 객담 검사와 함께 환자의 증상, 영상 검사, 그밖에 다양한 검사 방법들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된다.
감염 예방을 위해 폐결핵 환자의 호흡 위생과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①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을 닦을 때는 일회용 티슈로 코와 입을 가린다.
② 가래는 티슈에 담아서 가까운 휴지통에 버린다.
③ 티슈가 없을 때는 손보다 팔뚝 안쪽 면에 대고 기침과 재채기를 한다.
④ 손 씻기를 철저히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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