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남편과 여행을 가면 가는 차에서부터 남편은 나를 주무르기 시작한다.
들떠서 뜨거운 밤을 은유하는 농담을 진하게 하면서.... 남편은 특히 차만 타면 "꼴린다"는 단어를 쓴다. 처음 몇번은 정말 뜨거울건갑다. 기대된다. 뭔 역사가 이루어질까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8년을 살다보니 여행가서 제대로 한번 역사를 창조한 적이 없다.
술고래인 울 남편은 여행가면 혼자 술마시고 뿅가서 혼자 흥내고 신나다가 어느새 코를 곤다. 나만 뻥뚫린 여관 천정을 바라보면서 괜히 허무하다.
이제는 여행을 가면 차에서부터 나를 주무르며 무척 꼴려하는 남편을 보면서 "변태"라는 단어를 던진다. 제대로하지도 못하면서 껄떡거리기만 하니까....아예 내 결혼기념일 선물로 "기구"를 하나 사달라고 했다. 여행갈때 가방에 넣어다니게...낯선곳에서 썰렁한 추억하나 만들어야하지 않냐구....
그래도 간혹있는 여행...술마시면서 많은 대화를 한다. 30대 중반이지만 아직은 남아있는 우리의 꿈에 대해서....비록 바디랭귀지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