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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친에게 흔들려요~;;


BY 미개인 2021-12-02



[썸 타다] 마음이 흔들리는데, 유부남입니다.


치아님 안녕하세요. 친구로 등록한지는 얼마 안되었는데,

글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 문제 만큼은 어렵게 느껴져 이렇게 상담을 요청드립니다.


저는 열심히 제 일을 하며 살아온 커리어 우먼이며 아직 미혼입니다.

남들이 보면 훌륭한 가정환경이지만,

가정적이지 않은 아빠 때문에 정말 결혼은 중요한 일이고,

교회다니면서,

좋은사람과 가정을 꾸릴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도

사귀는 부분에서 겁을 내고 보수적으로 닫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오랫동안 서로 어긋나며 사귈 듯 사귀지 못했던

한 남자의 전화를 받고 정말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곧 결혼한다고...

저에게 먼저 말해야 할거 같다고...

저는 그때 모든것이 끝났구나라는 느낌이 들었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한 채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었고,..

오랫동안 몸살로 너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내 전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일에 몰두하며 살았고,

그 일로 버는 돈으로 가족들에게 좋은 것을 해줄 수 있어서

그 부분이 무엇보다도 즐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갑자기 그 친구생각이 나며,

너무나 보고 싶어졌고,

그 아이랑 잘 됐으면 나도 독립해서 잘 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마술처럼 그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유부남이었기에

저는 ‘밥 한 번 먹자.’라는 가벼운 제안에도 매번 거절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제가 ... 흔들리기 시작해서..

잠도 못잘 정도로 머리가 아픕니다.

너무 보고 싶고 가슴이 뜁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잖아요.

막상 만나 보면 그저 밥이나 먹고 수다나 떠는

대수롭지 않은 시간일 수도 있는데 제 마음이 그렇지 않다보니..

혹시 한 번의 만남으로 간극이 벌어져 상처주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 그 한 번이 제게는 그냥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답답한 마음에 치아님께 상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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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도 되는 것,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아주 오랫동안 고민하고 힘들어하신 분의 아픔이

보내주신 메일에서 느껴져서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ㅠㅠ


저에게 메일 주신 가장 큰 목적은,

“지금 그 친구의 초대에 내가 나가도 되겠느냐?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며 ,

그 일을 내가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냐?

그런데 정말 혼란스러운 건, 사실 난 나가고 싶다는 거다.”에 대한 가이드라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는 누군가의 인생을 결정해 드릴 수도,

그렇다고 예언할 수도 없는 존재이기에

원하시는 답변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메일을 읽고 이 이야기는 꼭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사연 주신 분의 ‘인생’을,

내가 그 위를 걸어가고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아주 잠시만 그 길 위에서 내려와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 길 위를 걷고 있던 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고,

적어도 타인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며 살려고 노력해왔으며,

내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좋은 남자 만나 편안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던 사람입니다.

'길에서 내려온다는 것’은

그 길 위에서 내가 입고 있던 모든 옷을 다 벗어 던진다는 뜻입니다. 즉, 이제 난 더는 크리스천도 아니고,

타인을 노력해서 배려하지도 않으며,

일도 잠깐 우선 순위에서 뒤로 미뤄두고,

아름다운 결혼생활이라는 꿈도 잠시나마 지운 상태입니다.

이제 그 상태에서 내 마음 저 깊은 곳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나의 욕망’을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부터는 오프라인이 아니기에 제가 리드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온라인으로는 제가, 사연 주신 분의 마음속에

어떤 ‘욕망’이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그 친구를 만나느냐, 외면하느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연 주신 분의 성격 상 만나러 나가신다고 해도

그저 밥 먹고 이야기 나누다가 건강하게(?) 헤어지실 가능성이 크니까요.

이후 마음의 혼란이 와도

사연 주신 분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으실 겁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내 안의 욕망’과 마주하기를 권해드리는 이유는,

앞으로 살면서 언젠가는,

지금 경험하시는 혼란이나 당황스러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감정에 휩싸이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의 욕망을 억지로 누르며 살아왔고,

그래서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으니,

언젠가 그 녀석이 나를 뚫고 세상을 향해 뛰쳐나왔을 때

나는 그 녀석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버킷리스트를 만드셔서 실행하셔야 합니다.

그 일이 만들 불확실한 미래, 엄청날지 모를 파장,

더욱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를 내 인생,

그 모두를 감수하고서라도 그 일을 해볼 가치가 있는 것은,

내가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욕망이 원한다면 ‘그’를 만나시라는 게 아닙니다.

‘그를 만나는 것’ 따위는 내 안에 아주 오랫동안 억압됐던

다른 욕망에 비하면 정말 하찮은 일입니다.

더 큰 그림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시도는 분명히 이후 사연 주신 분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실 거라 믿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사는 게 맞습니다.


성 상담사 치아 드림.

https://m.blog.naver.com/orichia/221134542706


~

저는 상담사도 아니고,

유식하지도,도덕적이지도 않은 필부일 뿐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해석을 해 보고 싶네요.


놓친 고기가 커 보인다죠?

내 것이 될 수도 있었던 걸 우물쭈물하다 놓쳤으니,더 그렇겠죠?

가뜩이나 아버지 때문에 조심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가 남의 남편이 되고 보니,그가 클뿐만 아니라,

나의 천생연분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 거죠?

다른 사람과 결혼까지 했지만

어이없게도 일종의 보복심리까지도 들어서,

빼앗고 싶은 마음도 들 수 있어요.

다시 연락을 해온 그를 마음만 먹으면 빼앗을 자신도 있죠?

가정적이지 못한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미워하며 닮은 건 아닐까요?


진짜 그 친구를 좋아한다면,잘 살라고 기원해야 합니다.

만약 나가서 밥이나 먹으려는데,그 친구가 허튼 짓을 하면,

싸대기를 올려붙이며,잘 살라고 타일러야 합니다.

그리고 깨끗하게 포기하는 게 모두에게 좋습니다.

만약 그 친구랑 만나서 피차 찌릿 전기가 왔고,

사랑을 하게 됐고,그와 살게 됐다고 합시다.

겁내고 보수적 입장을 견지한 결과가 고작 이혼남과의 결혼입니까?

지금처럼 커리어우먼으로 열심히 사시고,

발 밑만 쳐다보던 시선도 멀리,넓게 펼치세요.

남자는,훌륭한 남자는 많습니다.

그 친구보다 뛰어나고 인간적이며 가정적인 남자는 많아요.


정말 그가 보고 싶으면 만나세요.

그의 아내와 함께 나왔거든 성찬을 대접하시고,

잘 살면 좋겠다고 축복을 해주세요.

만일 혼자 나왔으면 볼 것도 없습니다.

나쁜 놈일 가능성이 99퍼센트일 겁니다.

다시는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하고 뒤도 돌아보지 마십시오.

님의 아버지처럼 가정적이지 않은 나쁜 놈 아닙니까?

아버지는 가정적이지 않으면 안 되고,

내 남친은 그의 가정에 충실하지 않아도 되나요?

님의 아버지가 옛 연인과 단둘이 만나는 건 나쁜 짓이고,

님의 남친이 옛 연인인 님을 단둘이 만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누구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치아님의 치밀한 조언이나,저의 막가파식 조언(?)은,

참고만 할 수 있을 뿐이죠.

이런 일로 이리 고통스러워 하면서,

스스로 뛰어난 커리어 우먼이라고 자부하는 모습이 참 웃프네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게 오래갈 것 같지는 않네요.

하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면,

일취월장 할 수도 있을 것이며,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출중한 상대가 거짓말처럼 나타나서

님 앞에 무릎을 꿇을 겁니다.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

어쨌든 한번은 만나셔서 깔끔하게 정리하십시오!


그리고 아버님도 용서하시고 화해하시고,

가정적인 아버지가 돼달라고 당부하시면서

좋은 부녀 사이가 되시길...

모르긴 몰라도 제 아버진 님의 아버지보다 백 배는 나쁠 겁니다만,

용서하고,화해하고,사랑한다고 안아드렸더니 바뀌시더군요.

저도 뭉클했고,증오하던 때보다 훨씬 마음도 가벼워졌고,

하던 사업도 잘 풀리더군요.

아버지 덕분에 님이 아버지처럼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런 아버지라도 있었기에 지금의 님이 있는 거잖아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