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결정했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독한 여자인 줄 몰랐다지만 사실은 이게 나에게 얼마나 큰 일인지 깨닫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심지어 내가 자기를 외롭게 해서 저 때문에 바람이 났다고 많이 원망했어요.
저는 직업이 있고 경제권도 제게 다 있고 남편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합니다. 그래서 남편은 현실이 짜증난다며 제게 종종 자존심 상해 했고요.
남편은 더 큰 소리 치면서 저를 몰아세우고 내가 남자를 이꼴로 만든다고 제 탓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가정은 지키고 싶다고 했지만 저는 그리 못 산다고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남편은 이혼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아서 지키고 싶다고 하면서도 상간녀를 정리하겠다는 말은 아직 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결국 남은 정마저도 다 떨어졌다고 큰소리네요.
문제는 제가 이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마음이 아프고 결혼생활을 정리하기도 쉽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너무 얽혀져 있고요.
남편이 저렇게 나오는 심리를 잘 모르겠고 저도 이혼한다고 큰소리 쳤지만 ,
마음은 아이들 걱정, 남편에 대한 집착, 지금까지 쌓아온 삶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등 왔다갔다 합니다.
남편은, 이제 깨질대로 다 깨지고 자신이 지킬 게 없다고 합니다. 자신의 모든 치부가 다 드러나고 제게 다 들켜 버려 이젠 자포자기 상태일까요?
아니면 돌아올 수 있을까요?
어른들 말씀처럼 나이 더 들면 돌아올거니까 살아라는 말씀, 이혼하고 몇년 바닥 치게 놔두어야 될지 등등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을 못 이룹니다.
그리고 제가 이혼 못 할 여자라고, 저를 쉽게 보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도움말 부탁드립니다. 꾸벅^^
--고민녀--
글쎄요~사연을 듣자마자 언뜻 자존심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경제적으로 독립했고,얼마간 사회적 지위도 있다 보니 완벽해 보이고 싶은...
이혼 결심을 했음에도 뚝 차고 나서지 못 하는 원인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 부담 때문은 아닌지요?
자존감의 시각으로 보자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고 계시는 건 아닌지요?
저는 이혼을 당한 남자의 입장입니다.
저의 사랑을 집착이라 여겼고,거의 섹스중독에 가까운 성적 성향이 그녀를 질리게 만들었던 듯.
주말부부형 별거 등의 과정을 거쳐 이혼을 했는데,우린 서로가 이혼하길 정말 잘 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얼마간의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그보단 얻은 게 훨씬 많은...
저는 자유를 얻었고,그녀 역시 딸들을 얻었고,그 딸들과 좋아하는 해외여행을 즐기며 잘 살고 있네요.
저처럼 이혼을 함으로써 윈윈을 하는 경우도 적잖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존심에 손상을 입는 대신,훨씬 큰 자존감을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죠.
전 가정지상주의자입니다만,그래서 가정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 하고 이혼을 하는 무리들을 비난했던 적도 있습니다만,
지금도 여전히 가정지상주의자이긴 하면서도 굳이 자존감을 해쳐가면서까지 가정을 지키진 말라고 주장합니다.
일종의 '적과의 동침형' 결혼생활 유지는 배우자나 본인,자식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여요.
남편도 ,아이들도 전혀 의식하지 마시고 자신만 생각해 보세요.
더군다나 님은 능력도 있는데,인간미라곤 눈을 씻고 찾아 보려도 볼 수 없는,저급한 멘탈의 소유자에 왜 집착을 하시는지요?
더군다나 님이 소중해 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과연 이처럼 사는 걸 보여주는 게 유익할까요?
자식은 부모를 흉보면서 닮는다고 하죠?
문제가 많은 아버지로부터 빨리 떼어놓는 게 바람직하다곤 생각지 않으시는지요?
요즘은 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혼한 사람에 대해 그닥 뒤에서 수군대지도 않아요.
님이 쌓아온 것이 무너질까 두려워 하는 주요 원인이 그런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에의 두려움 아닌지요?
님의 남편의 경우는,같은 남자의 시선으로 봐도 어른들의 말이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네요.
약간의 자존심 손상,별 거 아니더군요.
홀가분하고 자유롭게 자존감을 키워가노라면 가뿐하게 극복하게 되던 걸요?!
이제 남은 건 님의 결정이고,그 결정에 대한 책임이 있을 뿐입니다.
부디 잘 결정하셔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출처] 이혼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작성자 치아
http://blog.naver.com/orichia/221312551768
나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일이 일어나고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던 일들을 겪으며 세상에 영원한 것도,
단정 지을 수 있는 것도 , 불가능한 일도 없구나 생각 들었어요.
세상의 중심을 한 번도 나에게 맞추고 살아본 적이 없어서
말처럼 쿨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지만
내가 살기 위해 내가 행복하기 위해 생각을 열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많이 다른 세계 속에 계시지만 진정한 자유를 누리시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합니다.글 잘 읽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음악사랑--
세상의 중심에서 살아 보지 못 하셨다는 말이 폐부를 찌르는 듯.;;
제가 그러다 16년인가 만에 파경을 맞았는데,아이러니하죠?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 사셔요.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남을 사랑할 수도 없고,사랑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자신부터 사랑하는 것과,자신만 사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겠죠?
지금의 제 자유는 시련 극복의 과정에서 찾은 것이고요.
가정지상주의자임을 천명하고 이혼을 반대했었지만,
지금은 억지로 살며 고통을 겪지 말고 괴롭거든 이혼하고 자유롭게 살자고
외치네요.다 늙어서 팽당하지 말고. . . ^~^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