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개월 전,우연히 마주쳤던 그녀,
어디선가 많이 봤던 것 같은 인상의 아름다운 그녀를 보곤
헉!하고 숨이 막혔더랬다.
물론 아주 젊고, 매력적이고, 피부가 아름다우며,미소가 아름다운 데다
건강미까지 철철 넘치는 그녀를 탐한다는 게 언감생심이긴 했지만,
짝사랑인데 뭐~하는 생각으로 사모해 왔던 그녀.
또 우연히 그녀가 근처에 산다는 걸 알게 된 오늘은
평소보다 두 배는 설렐 수 있었다.
'우연히'라고?사기다.
의도적으로 그녀의 뒤를 쫓아서 알게 된 그녀의 보금자리다.
꽤 오랫동안 먼 발치서
그녀의 뒷모습이나마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설레기만 하다가,
우연을 가장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가
그녀가 사는 집을 알게 되고는 쿵쿵쿵 가슴이 방망이질을 했다.
꿈에도 그리던 그녀와 사랑을 나누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도 알고,아주 가끔이나마 눈인사라도 주고받으며,
그녀가 사는 집도 알았으니 ...
이 정도면 짝사랑을 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내 나이가 6학년 1반인데,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흠모하며 짝사랑을 할 수 있다니...
여기서 0.1 밀리미터라도 나아가는 순간
망신 망신 개망신을 당할 걸 알고 있기에 더는 안 나갈 생각이지만,
나만의 상상 공간에선 벼라별 짓을 다하고 있다.^*^
짝사랑이 좋은 게 이런 것 아니던가?
힘도 안 들고,돈도 안 들면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것!
이미 사랑도 원 없이 해 봤고,결혼과 이혼도 해 봤으며,
얼마간의 쾌락도 즐기고 있으니
이리 짝사랑만 해도 차고 넘치도록 설레며 행복하다.
가슴 한 켠에 설렘을 간직하고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더군다나 가끔씩이나마 볼 수 있고,
또 아주 가끔은 눈 인사도 주고 받을 수 있으니 뭘 더 바랄까?
도움을 준다는 빌미로 꾀꼬리 같은 목소리도 들을 수 있으며
우연을 가장해서 길거리에서 마주쳐 인사도 주고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완벽한 짝사랑 행각(?)이 있을 수 있을까?^*^
과거엔 바로 이웃한 곳에서 사는 여인을 짝사랑하며 설레기도 했었고,
스타를 짝사랑하며 상상 속에서의 사랑을 흠씬 나누던 적도 있었지만,
뭐니뭐니 해도 자주 마주칠 수 있으며,얼마간의 호의를 베풀 수 있고,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짝사랑은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만의 하나라는 희소한 실현 가능성이라도 있을 때,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가능하다.
아주 가끔이라도 마주칠 수 있다면 그 노력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수 있다.
혹시라도 나쁜 소문에 휘말리지 않으려 몸가짐에 더욱 주의하게 되고,
나쁜 습관을 버리게 되고,꾸미게 된다.
얼마간의 호의를 보이며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희박하기만 한 희망의 꽃도 피워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짝사랑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니...
평소 좋은 사람이라 기억하고 있던 사람이 분수를 모르고
사랑한다고 대드는 순간 파렴치한으로 곤두박질을 칠 수 있다는 것인데...
짝사랑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니 신중해야 할 것이다.
참으로 친절하고 몸가짐도 바르지만,
그리고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 했듯이 이상적이며 환상적인 대상이다.
현실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대란 말이다.
그녀는 단지 자위 등의 경우에서 사랑을 이루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세상이 회까닥 미쳐서 막상 그녀와의 사랑이 이뤄진다면
그 동안의 환상이 깨질 수도 있다.
짝사랑은 짝사랑으로 그치는 것이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도록 간직할 수도 있다.
'로맨틱 홀리데이'라는 영화 등에선 짝사랑을 살인자로 규명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현 가능한 사람을 짝사랑 하면서도 용기가 없어 대쉬를 하지 못하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랑을 이루게 되면서 절망하는 경우를 상정한 정의인 것이다.
내가 이야기 하는 짝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정한 것이기에
용기를 낸답시고 푼수를 떨면
죽는 것 만도 못한 상황에 닥치게 될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
그 아름다운 짝사랑을 유지하려면 현실적인 사랑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는 내가 꿈에 그리던 짝사랑을 하면서 현실적인 사랑도 병행하고 있다.
나를 좋아하며 먼저 다가와 준 파트너가 있는 상황에서 ,
내가 좋아하는 ,다가가고 싶은 상대를 짝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짝사랑하는 그녀가 언젠가 기적적으로 나를 사랑하게 될 때를
대비하는 자세로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그녀가 좋아할 만한 물적,정신적 준비를 갖춰 간다면,
설사 그녀와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나타났을 때
그녀와 만족스러운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자세로 짝사랑을 한다면
제 아무리 '미 투'열풍이 불더라도 곤경에 처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자기 계발이나 자기 발전에 도움을 받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짝사랑하는 그녀나,그녀보다 훨씬 멋진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자신의 입장은 생각지 않고 무리하게 욕심만 부리는 게 아니라 ,
멋진 상대를 짝사랑하며 그에 걸맞는 자신으로 키워가는 태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며 애원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인,아름다운 사랑을 완성하는 훨씬 바람직한 길일 것이다.
나는 생리적으로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의 입장에서 말을 했으나,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그녀' 대신 '그'라고 바꿔서 생각한다면 거의 틀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쯤 되면 짝사랑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본 요건이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자기의 능력이나 조건,주제를 냉철하게 분석해서
자신이 잘 하고 좋아하는 분야의 최고가 되고자 애써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역량을 발휘하거나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사람,
참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성이 좋아하는 조건 -외모,물질적 능력,삶의 태도,인생관,가치관 등-을
파악하여 그것을 갖추려 애쓰는 것은
사랑도 얻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발전도 기할 수 있게 해주니 ...
짝사랑의 상대가 꼭 이성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목표하는 상황을 짝사랑하는 것 등에도 적용한다면
훨씬 바람직한,이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자위 예찬에 이어 짝사랑 예찬에 나섰다고 해서
소극적으로만 살라고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오면 용감하게 잡아 챌 수 있는 힘과 능력,용기도 갖춰야 할 것이다.
이성이,기회가 나를 찾아오도록
자기를 계발하며 최선을 추구하는 삶을 살다가 ,
이성이나 기회가 다가오면,취사 여부를 잘 판단하여 선택하는 삶,
이성이나 목표에 매달려서 전전긍긍하는 삶보다 훨씬 멋지지 않은가?
나는 지금 그런 멋진 삶을 살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푸힛~
PS.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인데,
오늘부터 배우자나 지금 사귀고 있는 애인을 짝사랑하는 건 어떨까?
현실적인 그녀(그)를 얼마간 과장 시켜서 짝사랑을 하고,
거기 맞춰서 나를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다.
나의 발전은 물론이고,
그녀(그)를 얼마간 자극 시켜서 발전 시키게 되지 않을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상대만 향상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서 덧붙이는 말이다.
짝이 없는 사람들만 짝사랑을 하는 게 아니라
짝꿍이 있는 사람들도 짝사랑을 하는 분위기,
널리 팽배하게 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훨씬 밝아지지 않을까 하는 ,
얼마간의 기대심리를 담아 '짝사랑 예찬론'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