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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스승의 날


BY 사교계여우 2022-05-15

야들아, 내 사랑하는 아이들아 !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은 찾아왔구나.

언제나 너희들에게 당당하고 떳떳한 선생님, 친절하고 자상한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올해도 부끄러운 마음으로 ‘스승의 날’을 보낼 수밖에 없구나.

‘스승의 날’에 나에게 줄 선물을 예쁘게 포장해 놓고 오늘만 손꼽아 기다린 너희들의 그 고운 정성을 짓밟아 버린 것 같아 나도 가슴이 아프구나.
그 점은 진심으로 미안해. 하지만 말이다.
너희들이 자랑스럽게 선물을 전달할 때, 교실 한쪽에서 그 모습 바라보며 내게 선물을 주지 못한 이유 하나만으로 어쩐지 죄스럽게 생각하며
나와 눈길 마주칠 때마다 고개 숙여야 하는 우리 반 친구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산더미 같은 선물이 다 무슨 소용 있겠니?

그리고 나는 이미 3월 2일 아침에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을 받았단다.
바로 마흔 두 명의 너희들이야.
너희들이 있기에 내가 있고, 너희들이 있기에 내 삶의 가치가 있으며, 너희들을 만날 수 있기에 아침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온단다.
이 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에 있겠니?
그러니 내가 선물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 하지 말고 내 마음, 내 뜻을 이해해 다오.

너희들과 함께 지낸 날보다 함께 지낼 날이 더 많이 남은 ‘스승의 날’, 더 신나고 보람 있는 생활을 하자고 다짐해 본다.
더욱 따뜻하고 더욱 넉넉한 마음 지닌 6학년 1반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이 밤 편안 하거라.

                            열두 번째 ‘스승의 날’ 밤에
                 마흔 두 명 너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선생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