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 세상에 슈퍼맨이 있다면 그 것은 우리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뭐든 못 하시는 게 없으셨던 아버지. 쉽게 말도 못 붙일 정도로 큰 존재였던 아버지가 이제는 나와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최고의 말 동무가 되어 계신다. 나에게 아버지는..이제..편안한 친구 같은.. 그런 분이시다..내가 즐겨보던 영화에는 어떤 아버지들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1. 듬직한 아버지 (테이큰, 엣지 오브 다크니스)
이보다 듬직한 아버지가 있을까? 온갖 범죄들로 딸들이 살아가기 힘든 요새 같은 세상에 이런 아버지가 집에 떡하고 계신다면 세상 무엇이 두려우랴?ㅋㅋ 바로 영화 테이큰의 니암 리슨과 엣지 오브 다크니스의 멜 깁슨.
이런 류의 아버지들로 말씀 드리자면 아무리 날고 기는 악당인들인들 맨손으로 기냥 초전박살을 내주시고 “그저 난 할 일을 했을 뿐 이란다”라는 의미의 미소를 살짝 보여주시는 그런 아버지들이시다.
단, 괜시리 질풍노도의 시기라며 아버지에게 반항하다간 악당들이 작살나기 전 당신이 먼저 아작 날 것이니 주의 하시길..ㅋㅋ
2. 괴팍한 아버지(아버지를)
영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 속 아버지 짐 브로드 벤트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의사라는 신분(?)을 이용해 얌체 짓도 서슴지 않으며 아들의 맘 따윈 아랑곳 없이 말장난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아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괴팍한 아버지이다.
물론, 아들에 대한 사랑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긴 하나 짝사랑 앞에서 멋부리며 폼잡는아들에게 마저도 장난치며 좋아하는 모습은 가히 괴팍한 아버지가 아니라 할 수 있다.
3. 친구 같은 아버지(계란탁 파송송)
26살의 한참 팔팔한 나이의 총각 임창정에게 어느 날 불쑥 한 아이가 나타나 “아빠”라는 한 마디를 던진다. 잘나갈 것 없던 인생이지만 그래두 총각에서 일순간에 아빠가 된 임창정과 그런 아빠와 국토대장정을 떠나는게 소원인 아들.
티격태격 다툼도 많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떠난 국토대장정에서 두 부자(父子)는 어느덧 서로의 맘을 이해해주는 친구가 되어버린다. 낭만고양이를 불러주며 기분을 풀어주는 친구와도 같이 편한 아빠 임창정...과연? 대한민국에 아들을 위해 기타치며 기분을 풀어 줄 아버지들이 몇이나 될까?
4. 바람둥이, 능글맞은 아버지(라임라이프)
밖에서는 잘나가는 사업가로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한 가정의 아버지. 하지만 집안에서는 부인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무시까지 받는 무능력(?)한 아버지 였다니.. 라임 라이프 속 아버지 알렉 볼드윈은 남들이 보기엔 돈 잘 벌어다 주는 완벽한 아버지로 비춰지지만 집안에서는 가족들에게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버지이다.
거기다 같이 일하는 여자 동료와 살짝 바람도 피는 것 같은데…
어쩌면 우리나라의 많은 아버지들이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바람까진 아니어도, 돈만 벌다가 점점 가족들과 멀어져가는… 그래서 알렉 볼드윈이 그리는 아버지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5. 경쟁심을 자극하는 아버지(애정 결핍이 두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오랜 시간 아버지
남자 냄세 풀풀 풍기는 집안에 어느 날 어여쁜 여인이 새를 들어오게 된다. 이 여인네를 본 순간 아버지와 아들은 어느새 한 마리의 먹이감을 포획하려는 하이애나들로 변해 서로를 물고 뜯는 혈투(?)를 펼치게 된다. 20여년을 적적한 마음을 달래며 살아온 아버지 VS 젊은 혈기를 앞세운 아들의 대결..과연 누가 더 빨리 외로움을 떨쳐 낼 수 있을까?
6. 아빠보다 더 아빠 같은 아저씨(?)
마지막은 그냥 보너스로 이런 아저씨가 아빠였음 얼마나 좋을까 해서 넣어보았다. 같이 지나다니기만 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빛나는 외모에 나를 위해서라면 발 벗고 범죄자들 소굴에 쳐들어오는 깡다구까지..이런 아저씨가 아빠면 얼마나 좋을까?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아저씨>의 원빈..유일한 말 동무라면 옆집에 사는 소녀 뿐인 그는 소녀가 범죄조직에 납치되자 그 길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묵혀두었던 예전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딸로 보기에도 오해하기에 충분한 이 상황…그냥 이런 아저씨가 아빠였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