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즙·사과잼·포도주스…끝물과일의 `변신` 태풍 ‘매미’ 때문에 농산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수확을 앞둔 과일 피해가 심해 낙과(落果)가 많고, 낙과는 아니라도 예년에 비해 당도가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 과일맛이 덜하다고 구입을 꺼리는 주부들도 있지만, 과일 한 알이라도 더 사서 판매에 애를 먹는 과수 농가를 도우면 그게 바로 이웃사랑이다. 끝물 과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우선 낙과가 제일 많은 배. 배는 껍질을 벗긴 후 강판에 갈아 배즙을 만든다. 강판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잘게 잘라 믹서에 넣고, 믹서의 칼날이 돌아갈 정도로만 물을 조금 부어 곱게 간 후 베 보자기에 넣어 꽉 짠다. 과즙만 작은 밀폐용기에 담거나 지퍼 백에 담아 얇게 펴서 냉동보관한다. 불고기나 갈비 등 고기 요리용 조미료로 그만이고, 가족 중 기침을 하면 따뜻하게 데운 후 꿀 한 숟가락 타서 마시게 하면 진정된다. 다음은 사과잼. 사과 껍질을 벗긴 후 얇게 저며 푹 끓이면서 설탕을 넣는다. 사과와 설탕의 비율은 2대1.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잼이 아니라 젤리가 된다. 끓일 때는 설탕을 세 번 정도 나눠 넣어야 잘 섞인다. 졸이다가 잼을 찬물에 떨어뜨려 볼 것. 찬물에 들어간 잼이 풀어지지 않으면 완성된 것이다. 끝물 포도로는 주스가 어떨까? 포도를 알알이 잘 씻은 후 조금 큰 냄비에 담는다. 포도의 절반 정도 올라올 만큼 물을 붓고 중간불로 20분 정도 껍질이 연두색이 될 때까지 끓인다. 포도를 살살 으깨가며 체에 밭인 후 다시 한번 베 보자기나 여과지에 즙을 내린다. 따뜻할 때 즙 1컵에 설탕 3분의 1컵을 넣어 저은 후 식혀 냉동시키면 오래 두고 마실 수 있다. 끝물 복숭아는 설탕조림이 제격이다.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자른 복숭아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설탕을 넣어 끓인다. 설탕의 양은 물의 2분의1~3분의1 정도가 적당하다. 팔팔 끓을 때 불을 끄지 말고 3분 정도 더 끓이면 시중 통조림 제품보다 맛있는 복숭아 설탕조림이 완성된다. (‘일하면서 밥해먹기’ 저자) 2003. 9. 29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