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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수강료 내지마세요


BY 2008-07-16

엄마! 교장선생님에게 편지 좀 보내 주세요?

 

으이그 이눔아 담임선생님도 아니고  교정선생님에게 무슨 편지를 보내라구?

내가 뭐 백이 좋냐? 무슨 운영회원도 아닌디...

 

아! 그게 아니고 여름방학에 하는  특강이  있는데 일학년은 무조건  보름동안  수강하라는 거여?

그럴려면 아예 방학을 없애지 뭐하러 그런 거 만들어? 난  여름방학때 할 게 스케줄이 빡빡하다구.

글고 수강료가 자그만치  오십만원이 되는 디 학생들 한테 한 번도 의견을 묻지 않고 학교에 무조건 남으라는 게

말이 되내구? 난 싫다구. 지금 난 할 일이 여름방학에 해볼려구 하는 데 왜 그런 사정은 한 번도 묻지 않냐구 엄마가 선생님한테 편지 보내 줘? 내가 아무리 말해도 단지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줄 알어!

 

잠잠하면 또 걱정거리를 만들어 오는 아들눔 때문에 이거 정말 교장에게 울 아들만 특별하게 빼 주세요 할까. 아님 정말 울 아들은 방핵에 할 게 많다는 아이니 개인사정으로 돌려서 정중하게 말씀을 드릴까 한참 고민을 했다.

 

담임선생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 이 특강은 수능을 대비해서 하는 것 입니다. 의무적으러 하는 것은 아닌데. 단지 나중에 아이 진학지도를 위해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혹시 집안 형면이 어려우신가요? 그럼 우리가 조금은 수강료를 보조 해드리겠습니다."

 

빼지도 못하고 바틸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수강료를 자동이체로 인출 해간다고 아들은 통장에 돈 몽창 다른 통장으로 옮겨 놓으라고 별별 수를 다 알려준다. 수강료 안 낸 수업을 설마 들으라고 하겠냐는 것이다.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다. 통장 잔고를 보니 옮길 돈도 별로 없다. 잔액부족으로 분명히 뜰것이니 배가지도 못할 것이고. 급기야 담임선생님이 최후통첩으로 어떻게 해 줫줬으면 좋겠냐고 학부모의사를 물었다.

 

" 에휴 선생님 그 수강료 내가 내고 내가 대신 수업을 받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런데 울 아들 내가 낳은 것 외엔 어떤 것도 대신 해줄 수 없어요. 그렇다고 설득할 재주도 없고요. 단지 그 놈 지가 하겠다는 것은 꼭 합니다. 그러니 누가 말려요? 저에게 교장선생님에게 편지를 쓰라는 겁니다. 자긴 나중에 대학을 갈 지 안 갈지 그 때 그 때 틀려지는 입시제도에 별로 신빙성이 없대요. 대신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가 찾아서 알아서 하는 애인데. 그런 애보고 무조건은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참 힘들겠어요. 죄송합니다."

 

별 말이 없으니 나도 이래저래 면목이 없다.  지금도 울 아들은 수강료를 내지말라고 한다.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