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821

남편은 돈 많이 벌어?


BY 2008-05-26

이제 남편은 돈 많이 벌어?

분홍색 블라우스에 남색 줄무뉘 스커트에 요즘 유행한다는 끝이 뭉툭한 검정구두에 치장한 내 친구가 처음 묻는 질문이다.

 

미리 짐작이라도 했으면 근사한 대답을 준비라도 해 둘 걸 그랬다.

하긴 지금은 남편의 수입이 곧 내 신분과 같은 단어이고 동격이고 표시이다.

직업따라 수입따라 빈부가 정확히 구분되는 사회인데.

 

\" 아니..별로 못 벌어!\"

금방 시킨 물에 탄 듯한 쓴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물었다.

꼭꼭 씹어서 물처럼 마시는 법은 없을까 속으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다른 질문은 들어 오지 않았다.

 

\" 야! 그럼 니 딸 병원비랑 학교는 . 아 참 너도 애덜 학원비 어떻게 하니?\"

남들 우리 대화 들으면 내가 내 친구한테 돈 꾸러 온 것처럼 보이겠다 싶었다.

그런 오해를 산다고 해도 나만 아니면 그만이지만.

 

\" 하고 싶은 말이 뭔 디? \" 나도 이젠 대답하기 전에 내 친구의 의도를 물었다.

 

세상에 돈 없이 사는 사람 봤냐? 그래도 늙어 죽을 때까지 돈돈 하다가 정말 돌다가 죽어도 모를 세상이니, 나보고 너는 남편도 별로 벌이가 신통치 않고.

애들은 커가서 대학 들어가봐라 돌아서면 또 책값이며 차비며 용돈이며 벼라별 돈이 숭숭 나간다느니. 대학교는 중고등학교때 나갈 일년 학비가 삼개월마다 카드대금보다 더 무섭게 나간다는 니. 친구  말중에 자신의 신세한탄이 거진이다. 그러니 너는 애들 어릴 때 뭐라도 열심히 해서 돈을 모으던가 재테크를 하던가 아니면 남편에게 니네 시댁재산이라도 미리 분배신청을 해야 안심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해준다. 고맙게 내 앞가림까지 챙겨 준다.

 

내 친구는 그런 말 할 자격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잘 나가는 회사를 때려 치우고 유유자적 일요일처럼 느러지게 잠만 자는 나를 보니 한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

 

다 지 잘난 맛에 분에 맞게 산수를 잘해서 푼수안되고 주제파악을 잘 해서 자리 굳건하게 지키며 든든하게 묵묵하게 살아내는 삶들이 남보다 못 벌고 모지라고 없다고 무시되는 것을 보면 괜히 부아가 오른다.

 

상류층 여자들 한 달 화장품 값이 다른 곳에선 일년치 식량이 되어 비행기타고 기아대책을 세우느라 머리 써가면서 구호하는 데도 한 쪽에선 조금 시들해졌다고

상품가치가 떨어 졌으니 무차별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그럼에도 그 쓰레기통을 열심히 검색하고 뒤져서 다시 재활용하는 손길이 보이지 않게 민첩하게 행동한다. 단지 내가 앉은 자리에서 남보다 덜 벌고 없다는 이유로 남편의 무능력함만 비난 할 줄만 아는 소견머리도 우린 이미 써먹을데로 써 먹었는 데.

 

그러고 보니 나는 남편이 직접 농사를 지어서 쌀을 공급해 주는 데 그 쌀이 어디 한 가마에 몇 십만원 하는 것보다 더 귀하고 맛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오늘이다. 이거 저거 해서 사업 말아 먹고 부도내고 할 게 없어 농사나 지어야지 이런 시대는 이미 한 물 건너간 오류였다. 그 만큼 귀하고 진짜 아무나 할 수없는 농사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똑같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아무나 할 수 없듯이 어디 생명을 함부로 자본을 들이대고 줄자를 대어서 키재기를 하듯이 늘었다 줄었다 할  성분이 아니다.

 

자본이 있기전 이미 지구엔 땅과 흙이 있었고 나무가 크고 있었고 아직 돈으로 살 수 없는 공기가 전에 부터 있었는 데. 그까짓 돈 몇 푼 아낀다고 초식동물에게 싼사료를 주는 것이 지몸 뼈 갈아 먹이는 천인공노 할 짓을 서슴없이 우려먹고 겁 없이 주장하는 것을 보니 이게 뭐가 어디서 부터 잘 못 된 것인지 한 번 따져 보고 싶다.

 

우리나라만 강이 있는 게 아니다. 지구엔 강이 흘러 거기서부터 문화와 문명이 도래되어 아직도 흐르고 있다. 내 남편이 돈을 못 벌든 많이 벌든 관계없이 묵묵히 흐르는 이 강물에 무슨 배짱으로 운하를 설치 하다는 데.

 

우리나라는 고맙게도 반도다. 한반도는 세계지도에도 흔하지 않는 삼개면을 바다로 끼고 동서남을 향해 펼쳐진 이 바닷길을 내버려 두고 어떻게 내륙에 운하를 만들자고 하는건지 그 음흉한 계락이 훤히 보인다.

 

 이 모두가 그 빌어먹을 돈 때문이다. 그 운하는 공짜로 공사를 할 것이 아니다. 모두가 운하공사를 따내기 위한 기득권 업자들의 농간이라고 보면 십중팔구 확실하다. 다른나라가 고개를 갸우뚱 할 지 모른다. 삼 개면 바닷길을 각각 작은 포구를 개발해서 관광지를 개발해도 솔직히 될지 말지인데..어떻게 대통령 갈릴 때마다 전라도 갯벌에 어느 행정 수도에 이젠 강까지 개발 한다는 게 무슨 특별한 선물처럼 포장해서 과대망상에 걸리 게 하는 지 도대체 뭐하자는 애기인지 애 낳은 나도 대대손손 걱정만 남길까 전전긍긍 인 것이다.  

 

지하수가 고갈 되어 난리가 났는 데. 수질개선을 위한 환경운동은 뒷전이고 남편 돈 많이 벌어오나 안 오나 그게 더 걱정인 것이다.진짜 누구를 위해서 종을 두둘기는 지 항변을 한다.

 

아뭏튼 대운하고 나발이고 쇠고기 재협상부터 뭔가 이상하게 삐딱하게 코드가 맞지 않는다. 우린 어느나라를 먹여 살리느냐가 아니다. 눈치 보느라 우왕좌왕하는 일본지 식민시대도 아니고 기득권업자들 농간에 매번 농간당하는 국민들도 사실은 없다. 지구는 그 어느 누구의 자본이 아니다. 나는 아직 내가 살기 위해서 공기를 돈 주고 산 적이 없다. 정말 돈이 전부가 아니다. 이 지구위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