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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뒤지는 부자들
BY 2007-09-15
거지가 아니라 ‘프리건족’입니다
“버려지는 음식 중 먹을만한것 많다”
美 화이트칼라 계층서 캠페인 벌여
- 미 뉴욕 맨해튼의 한 수퍼마켓에서 쓰레기를 내놓자 주위에 있던 40여 명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 쓰레기 봉투를 개봉한다. 그러곤 양상추·사과·옥수수·포도송이 등 신선해 보이는 것들을 찾아 각자 배낭과 비닐 봉투에 담는다.
대도시 수퍼마켓 주변에서 종종 목격되는 이 ‘쓰레기 투어(trash tour)’의 주인공들은 거지가 아니다. 대학생, 고교 교사, 전(前) 투자은행원, 전 대기업 간부 등 ‘멀쩡한’ 사람들이다. 물질만능주의에 반대해 씀씀이를 최소화하자며 음식 ‘쓰레기’로 연명하는 ‘프리건(freegan)’족들이다. ‘자유롭다(free)’와 ‘철저한 채식주의자(vegan)’의 합성어로 1980년대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요즘 프리건 중엔 육식(肉食)을 하는 사람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1일 “요즘 프리건들은 과거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 프리건 운동을 대규모화·조직화한다”고 보도했다. 프리건 웹사이트들이 주축이 돼 단체로 음식 쓰레기 수집에 나선다. 최근 2년간 뉴욕에서만 1만4000여 명이 이 쓰레기 투어에 참가했고, 영국으로도 프리건 활동이 번졌다.
프리건족은 너무 멀쩡한 식품·음식물이 마구 버려진다고 지적한다. 미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미국에선 전체 음식물의 12%인 2억4500만t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 가운데는 유통기한도 지나지 않았는데, 외형이나 빛깔이 규정에서 벗어났다고 버려지는 ‘멀쩡한’ 음식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