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11월 하늘이 벌거 벗습니다.
두 다리가 공중에서 파르르 떨며.. 나오려 안간힘을 쓰는 애기와
벌어지지 않는 내 골반과 그리고 은은히 들리는 의사 선생님의
\' 정신차리세요\' 라는 말과..빛은 아주 멀리서 멀리서 희미하고...
아! 아기야 아가야..
엄마는 아이를 그렇게 낳았습니다.
...아들을...
12시간의 고통과 더불어..
내 고통은 뒤로하고 12시간을 좁은 배안에서 힘들어 했을 아가를
생각하며 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지요.
이제 그 아이가 아주 많이 자라서..지금은 엄마 심부름을 다해요.
\" 엄마 올때 맛있는거 사와요\"
\" 알았어\"
\" 엄마 사랑해요\"
\" 나두..너 사랑해\"
말을 마치고 짐을 꾸리려 할때 인연이란 참 묘해서 전화 한통이 걸려 옵니다.
수원 입니다.
\" 네 말씀하세요\"
\" 저..\"
\" 망설일 시간이 없습니다. 말씀하세요\"
\" 줘봐\"
옆 친구가 핸드폰를 체갑니다.
\" 생년월일시 말씀 드리면 되지요?\"
\" 네\"
본인은 말이 없고, 친구가 말을 합니다.
사주를 받아 놓고, 내일 전화 주십사 했습니다.
오늘 꼭 좀 봐야 한다고 그럽니다.
할 수 없이 봐 드리기로 하고..풀어 봅니다.
아버지와 엄마 아들 둘..
아버지와 아들이 극자 이니..엄마가 힘이 들겠구나..
이 생각이 떠나기도 전해 전화가 옵니다.
친구의 전화 입니다.
\" 사주 어때요?\"
\" 본인 아니면 사주 말씀해 드리지 않습니다\"
\" 선생님, 그 집 아들 좀 잘 봐 주세요\"
\" ? \"
\" 그 집 남편하고 아들하고 번갈라가며, (친구를) 때려요\"
아풀싸..
\" 어제도 이단 옆차기로 엄마를 때려 지금 얼굴이 말이 아니예요\"
어머.. 나무관세음보살...
머리가 어지러웠다.
\" 네 알았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지요\"
일단락 시키고 가만히 사주를 본다.
남편과는 전생에 풀지 못한 한를 풀러 왔으니..원수가 따로 없고,
검으로 엄마를 치니 이런 환란은 없겠다.
이는 나에게 오는 것 보다 점집이나 훌륭한 스님을 만나
그 한을 푸는 것이 더 나을 성 싶은데..
이말을 이 분이 들을까!
워낙 길드려진 상황이라서..
전화를 받고 조목조목 이야기 합니다.
말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힘이 들어 옵니다.
\" 그냥 그렇게 살지요\"
\" 언니는 그냥 살면 되지만, 애들이 더 심해져서 여자는 무조건
때리는 존재로 길드려지면 그 다음은 어떡해 하실래요\"
\" ... \"
\" 지금은 맞을 힘이라도 있지만, 나중에 나이들어 맞을 힘도 없으면
그때는 어떡해 하실래요?\"
\" ... \"
말은 없지만, 이 속이 오죽 하겠나!
\" 그냥 속수무책으로 맞아 죽을 거예요?\"
나도 안다. 내가 흥분 했다는 것을..
세상에 아들이 이단 옆차기를 해도 그냥 그렇게 산다니 말이 되는가!
더 기막힌 말은 그 다음 부터다.
훌쩍거리는 목소리..가슴이 애린다.
\" 오빠는 목매달아 죽었고, 엄마는 농약 먹고 내 앞에서 죽었어요.
그거 하고도 연관이 되나요?\"
그랬구나..
맞았구나..
훌륭한 스님을 만나면 좋겠는게 맞았구나!
그 파란의 세월에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는가!
보아서는 안될것 알아서는 알될것.. 그리고 생각해서는 안될것들..
마음을 헤짚는 일들을 격었으니 만난 인연 또한 극 할 수 밖에..
용생용 봉생봉 이라 했다.
용 나는 곳에 용이 나오고, 봉 나오는 곳에 봉이 나온다 했다.
그래서
태교를 잘 해야 하고..집안 환경이 좋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 힘들지 않으세요?\" 라 말한다.
그러나
난 배운다.
삶 속에 녹아 있는 진리와 그 진리를 어떡해 하면 잘 풀어 갈지를..
나의 아들은
나에게 와 부비며 말을 한다.
\" 난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 엄마도..\"
그날 난 커다란 산고를 이기며 귀한 아들을 만났다.
이 많은 사람과 사람 속에 너와 나의 인연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다.
아들아..
오늘 마지막 손님도 그 위대한 인연으로 아들의 사랑을 받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