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360

지독한 외로움 이어라..


BY 2006-02-27

사람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주위에 사람이 많은 것이고..

사람 중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이다.

단, 이도 본의 마음 가짐에 있다.

 

결혼 초

\" 자기야 빨리 들어와 나 자기 없으면 무서워서 잠이 안 와!\"

들어 올때까지 애간장 말리며 그를 기다린다.

\" 나 걱정하지 말고 자..나 때문에 힘들지 말고..\"

남편의 달콤한 말이다.

 

결혼 10년후

\" 오늘 저녁 먹고 들어와요. 우리 있는 밥 먹을 거예요

  그리고 키 가지고 갖지요? 먼저 잘 라고..피곤해서..\"

밤 10시 정도면 소등이다.

남편 현관문 열고 들어와도 컴컴한 어둠속에서..

\" 젠장 가장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뭐야!\"

 

우리 생도 이 대화처럼 우습다.

처음 결혼 초에는 당신 없이 못 살아요. 당신 뿐 이예요. 당신에게 목 메였어요.

라고 무언으로 서로를 이야기 한다.

그러다 한 10년 정도 살다 보면 당신의 삶은 당신 것 이예요.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당신에게 벗어나고 싶어요.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그렇게들 변모해 간다.

서로 자아를 찾는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은 더욱 외로워지는 것이다.

 

더불어 \" 당신 때문에 내가 더 외로워지고,

당신 때문에 내가 더욱 그악스러워지고, 당신 때문에 난 못된 년 내지 못된 놈 되었어요\"

라고 누구 때문에를 외치며 자기 굴속으로 점점 추락해 간다.

이렇게 하다보면 중년에 들어서고, 그때부터는 돈에 더욱 억메여 살게 된다.

말년엔 입으로 부부가 가계부를 쓴다.

\" 이거는 얼마야? 이것은 얼마 짜리래.. 아들이 얼마 줬고..딸은 얼마 줬어.

  비싼 거니까 ..\"

사실 백년도 못 사는 세상에서 정말 필요한 말은 몇 마디 안된다.

격려해 주고, 사랑해 주고, 안아 주는 말!

이런 말들은 20대때 몽땅 해두웠을까!

그 후로 오래동안.. 쓸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보면 특별한 사주 팔자를 가지고 계신 분은

없다.

그만 그만 사람의 울타리의 보따리가 그렇게 특별나지 만은 안다.

오늘 오신 손님들을 다 들여다 보아도 내 탓 보단 주위 탓이고 돈 없는 탓이다.

 

봄 바람 불어 세월이 또 간다.

나도 외로워진다.

옆 사무실  사장님이 커피 한잔 주고 가신다.

속도 쓰린데 외로워서 마셨다.

누가 외로워 하세요..라고도 안 했는데 외로워진다.

남편에게 \" 나 외로워요\" 라 말 하면..

남편 \" 쓸데없는 소리 말고 전화 끈어..\" 라 할 것이다.

그래서 더 외롭다.

 

서로가 서로에게 외로움을 주고 산다.

탓이 아니라 그 동기로 내가 외로워지는 것이다.

말을 받아주지 않는 남편...기분 나쁘면 틱틱 거리는 아들 딸...

돈은 없는데 화려해지는 백화점 쇼윈도우..난 초라한데 tv 속은 별천지니

내가 설 자리가 없으니 더욱 외로워 질 수 밖에..

 

생각이 맞지 않아서요..

 

엄마 뱃속에서 내동댕이 쳐졌을때 그때부터 우린 외로움과의 싸움인 것이다.

생각이란 것과는 아무 관련 없이 외로운 것은 응애와 더불어

쭈욱 같이 가는 것이 아닐까!

그 후 생각은 만들어지는 것이고, 판별력 또한 생기는 것이고..

고로 원초적인 외로움 때문에 사람의 운명도 굴곡이 생기는 것이다.

 

살면서 외로움을 서로에게 주지 말아야 한다..사실은..

그런데 나도 너도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것 이라 생각한다.

진짜 사실은 외로움이 가장 무서운 적인데..

남편에게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세상에 내 편이 없다라는 것은 참 참혹하다.

서로 국가 경쟁. 비지니스 경쟁. 순위 경쟁 이 모든 경쟁의 갈등은

편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아닌가!

나의 편..

내 외로움을 같이 할 사람..

 

누가 나 보고 외로워라 한 것도 아니고, 누가 나 보고 쓸쓸해라 한 것도 아닌데..

나는 지금 왠지 외롭다.

 

그러고보면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내 마음이 외로우니...

심연의 치료는 아무래도 사람의 마음으로 치료해야 하나 보다.

 

누군가를 외롭게 하고 살지는 않는지..

내 마음에 손을 언고 이 입에서 좋은 말만 하게나..라고 조용히 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