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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망상..


BY 2006-09-05

\" 애기를 뺏어갔어요\"
\" 그렇다고 애기를 뺏겨..\"

\" 그럼 어떡해요..그냥 막무가내로 뺏어가는데..\"

 

4월에 결혼한 신분와의 대화 입니다.

뱃속에 아기를 가져..궁합을 보러 왔었습니다.

간명을 해놓고, 한참을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 참으면서 살어야해요.\"

\" 얼마나요\"

\" 많이..\"

\" 참을 수 있으면 참지요\"

\" 참을 수 없어도 참아야해요. 올해 잘 참으면 괜찮겠어요\"

\" 알았어요..\"

귓등으로 듣습니다.

내가 참으며 살라..하는 말에는 무한한 속뜻이 숨어 있습니다.

 

여자와 남자가 살아가는데는 많은 요인들이 작용을 합니다.

바람도 안피워야 하고..

살도 아껴줘야 하고..

집안일도 서로서로 해야 하고..

말도 긍정적으로 해야 하고..

시댁이나 친정이나..사람 관계에 대해서도

서로 존중해줘야 하고..

자식 낳고 기르는데 있어 믿음과 책임을 같이 수반해야 하고..

내 마음이 당신의 마음이고..

당신의 마음이 내 마음이어야 하는..

대체적으로 양보하는 미덕을 갖추는 것이지요.

 

그러나 남자와 여자는 이 약속에 대해..

좋을때만 생각하지요.

한..3개월 같이 살다보면..모든 허물들이 쏙쏙 들어납니다.

많이 보이게 되지요.

밥을 먹는 입에서 부터..화장실 변기 쓰는 습관까지..

움직임을 싫어하는 남편과

어기지로 움직여야 하는 아내는 갈등하게 됩니다.

여기에 가족들의 영향도 만만치 않게 작용을 합니다.

좋았던 감정은 어디로 가고..

악배덕배..싸움의 골은 깊어져만 갑니다.

 

이 신혼부부도 종결을 맺었습니다.

팔자땜을 했다면 했을 것이고..좀 참고 잘 넘겼다면..더 아픈

시련이 없겠거만..다시 업연의 굴레에 끼어들었습니다.

 

남편이 매일 술을 먹고 들어온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매일 그런 남편에게 막말을 합니다.

남편은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각서를 쓰고..마음을 다 잡습니다.

아내는 다시 여수를 떱니다.

이번엔..

남편이 일 핑계로 매일 늦게 들어옵니다.

아내는 혼자 있기 싫어 매일 피시방엘 갑니다.

남편은 집을 치우지 않는 아내가 못마땅 합니다.

아내는 이틀에 한번 치워도 될 집을 왜 치우라고 하냐며...

잔소리로 생각합니다.

이래저래 의견의 충돌이 시작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말이 많아지겠지요.

니가 잘했니..내가 잘했니..

니 친정부모가 어떠느니.

그런 너 부모는 어떠느니..해가며 말로 서로의 험을 들추워내기 시작합니다.

사랑은 멀어져 갑니다.

 

이렇게 시작한 말들과 상처는 절대 지워지지 않고..

꼭꼭 마음속에 앙금으로 남아..조금씩 조금씩 커다란

망상을 만들어냅니다.

 

시댁이 이제 가담을 했습니다.

매일 싸우는 꼴이 싫은 거지요.

아들의 말만 듣는 것이지요.

친정이 이제 같이 반기를 듭니다.

귀하게 키운 딸 매일 우는 꼴을 볼 수가 없습니다.

내 뭘 못해 줬단 말인가!

이제 집안의 싸움으로 번져 갑니다.

 

둘의 싸움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이제 집안대 집안으로 확장이 된 것입니다.

신혼부부가 이랬답니다.

 

애 낳은 것이 삼주 되었는데..

여자가 울며 저를 찾아왔네요.

시어머니가 애를 강제로 뺏어 갔다고..

친정어머니가 내용증명을 써서 보냈다고..

 

참 기가 막혔습니다.

팅팅 부운 얼굴을 해가지고 우는 모습이란..

참 팔자가 그렇다.

 

그렇게 설명을 해줬것만..왜 못 알아 들었는지요.

애기가 불쌍해 마음이 애립니다.

무슨 죄로 엄마 품에 있어야 할 놈이..

제 젖도 먹지 못하고 그런 굴레에 끼어 들어

상처 받고, 평범치 못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합니다.

 

삶이란게 망상에 빠져 삽니다.

안되는 실수로 인해서..아닌 길을 가면서..

유혹에 허우적 거리다..나중엔 슬피 울어도..

손 쓸 수 없을 만큼 멀리 와 버린...카오스의 상태..

혼돈 말입니다.

 

나가서 따뜻한 국물 먹자고 했습니다.

오죽 갈데가 없으면 내게도 왔을까..싶어..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그냥 따뜻하게 국한사발 먹고..몸 건강해지고 마음 건강해져야

그 다음 생각할 것을 반듯이 하겠지요.

 

\" 00씨. 난 우리 엄마도 같이 살고, 동생도 같이 살아요.

  우리 시어머니는 혼자 살고 계시고..

  내가 왜 이말을 하냐면.. 난 결혼한 이상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우리 가정이 바르게 서야..우리 엄마도 편하고, 우리 동생도

  편하고, 우리 어머니도 편하실 거예요.

  난 다른 누구 보다 남편을 존중하고 믿어요. 말대꾸도 하지 않지..

  아무리 잘못한 것이 있어 화내다가도 지금만 참자..그리고 다음에

  말하자...그게 내 자신에게 더 이익이 되니까!\"

 

국물의 모락모락한 기운은 한결 더 따끈해집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란 무척 힘들고,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백배 아니..천배쯤..

 

남자와 여자는 이상합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자기의 잘못은 잘 모릅니다.

왜냐면 아직도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게 때문입니다.

고생을 하면 알랑가!

 

늘 욕망을 찾아 허덕이는 우리는 언제 이 혼돈에서

멈출지...

한 남자는 아내를 두고...욕정을 갈구하고..

한 여자는 남편을 두고...사랑을 갈구하고..

 

욕정과 사랑은 영원히 한 우물을 만들지 못합니다.

의도하는 바가 다르거든요.

 

결혼 사진 속에 행복한 그들은 어디로 갔나요.

무엇을 찾아 그렇게 헤메이나요.

사랑은 망상일 뿐 입니다.

서로 다른 두가지가 마음을 울리는...

 

아기가 자꾸 생각이나..마음이 아픕니다.

뭐니뭐니해도 애는 제 부모 밑에 있어야 하거늘..

젖 물고 재롱 떠는 모습을 이 초짜 엄마는 모르겠네요.

 

껌벅이는 새까만 눈동자에..

건너지 못할 강이 드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