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402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사람...


BY 2006-08-25

언제나 말이 없던 그사람..

사랑에 외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못잊어서 울던 그사람..

 

뚜루루루..루루루..

노래 참 ..와 닿지요.

전 다음에 태어나거들랑..노래랑 춤이랑 잘 추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고..그래서 밥 안 먹어도

늘 재미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전 비를 좋아해요.

가수 비도 좋아하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좋아하고..

비라는 글자도 좋아해요.

가수 비는..은근히 매력 있어 좋아 하고..

나리는 비는..속이 시원해서 좋아 하고..

비란 글자는.. 그대로가 야해서 좋아해요.

참 좋아요.

 

이 비 오는 날에 난 ..바람을 한번 피워 볼까 해요.

바람..이 놈도 참 좋지요.

글쎄..이 뚱녀와 코드를 마춰 줄 누군가가 있을지..

음..

 

고딩시절..무조건 좋아 했던 한 사내가 있었어요.

 

먼 발치..늘 동산에 홀로 앉아 무엇을 생각하는지..

먼 곳을 바라보며..그 홀로 있음을 즐기는 오빠.

 

난 그것을 바라보며 그 슬픔까지 사랑할거야..

 

양쪽 손을 포켓에 넣고, 떡 벌어진 어깨의 선을

더욱 살려 복도를 활보 하던 오빠.

 

어쩌다 마주치면 주최 할 수 없이 요동치는 내 심장..

 

우수에 찬 눈 웃음에 발그래한 입술..

베르사유의 장미의 오스카처럼..늘 옷깃이 올리고..

뽀얀 피부 속엔 왠지 ..스며들것 같은 깨끗함이..

 

아 생각만 하여도 그 시절의 그 오빠는..

꽃미남 이예요.

 

왜 그렇게 좋았는지..

 

썼다가 지우고..

다시 썼다가 지우고..

한 권의 일기장을 손에 넣고..

그대에게 다가가다..움찔해서 돌아오고..

그대..오빠..난 아무래도...

 

어느날 인가..비가 왔어요.

곱게 쓴 편지를 들고..

오빠 앞으로 갔지요.

받아주세요..

이 맘을 기도하며..

밤새 편지 쓰며 울던 나를 뒤로 하고..

 

그런데..그 오빠가 ...

다른 반 여자 친구와 나란히 우산을 쓰고..

웃으면서 가는 거예요.

어머..

더욱 참을 수 없음은..

나 보다..예쁘고.

나 보다..아담하고.

나 보다..더 여자 같은...

이 애린 마음을 어찌 할가요..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공부를 할 수도..

 

엄마는 으이구..지지배 밥은 안 쳐먹고 아프다고..

먹어야 기운 차리지..

속으로 말은 못하고..몇 칠 앓았던 기억이 있어요.

 

오빠..

나 오빠에게 가고파..

엄마도 적군이고..

학교도 적군이고..

오로지 아군은 오빠 였어요.

어떡해 하면 오빠에게로 갈 수 있을까!

 

어느날 때가 왔지요.

학교 대표로 글쓰기 대회..나갈 일이 있었어요.

큰 상이 걸려 있었지요.

선생님이 ..너 나가 거라..

나가라니..나가야지요.

 

월요일 조회 시간..

교장선생님 이하..모든 선생님 모이고..

전교생이 모두 모인 가운데..

서론이 끝나고..이만저만해서 교장선생님..

훈사가 끝났어요.

그러더니..

요번 교육감이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몇학년 몇반 누구..호명을 하시는 거예요.

\" 나와 \"..금상이라는 영광을 안았지요.

하늘이 빙빙 돌고 있는데..(서 있는게 귀찮아서)

내 이름이 교내에 쩌렁쩌렁 울리는 거예요.

그때의 놀람이란..

이럴 줄 알았으면 체육복이나 벗고 오는 것인데..

 

요번 글쓰기 대회는 어쩌고 저쩌고..

교단에 올라간 나는..

문득!

뒤에 있을 오빠가 생각 났어요.

요번 기회에 얼굴 도장을 찍자.

내가 당신을 좋아 한다구..

그러니까..날 잘 보라구요..

오빠..

뒤 돌아.. 뒤 돌으란 말야..

상장을 들고 주겠다는 교장선생님은 보이지 않고..

뒤 돌으라는 말 소리만 들립니다.

 

돌았지요.

자랑스럽게..

그 짧은 순간..전교생과 나와 교장선생님과..선생님과..

우리는 모두 놀랐습니다.

갑자기 상 받으러 올라간 아이가..

상은 받지 않고..

홱 돌아 버렸으니..

선생님들 당황하셨겠지요..

 

참 자랑스럽습니다.

빛 때문에 오빠는 보이지 않고..

그날.. 교무실 앞에서 손 들고 서 있었지요.

 

왜 뒤 돌았냐고 선생님 조용히 물어 보십니다.

글쎄..날 이해 하실까요..

그때는 그게 최선 이었노라고..

 

근데 왜 손은 들고 그렇게 오래 서 있었는지..

오빠를 본 것은 손 들고 서 있었을때 입니다.

참...

독일인의 사랑의 마리아 같은 여인이 되고자..

그렇게 노력 했것만..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사람..

지금은..

어딘가에서 한 여자의 남자로..그 우수에 찬..

얼굴을 느끼며..살고 있겠지요.

 

사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사람이 내 남편이라면..

환장하지요.

속 타지요.

 

오늘 그때 그시절의 사랑이..왜 이렇게 풋풋한지..

 

어젯밤..

나는..

사랑을 속삭이는 동생에게

\" 그만 끈어 전화세 나온다..돈은 똥 구멍으로 나오니..\"

아..미안하다..

 

빗소리가 반성을 하게 하네요.

추억이..가슴을 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