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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예요!


BY 2006-08-24

늦 더위가 더 무섭지요.

견디기 힘든 계절 중의 한 부분이 이 맘때 입니다.

한참 더울땐..더우려니..

한켠으로 맘을 내려 놓고 있는데..

지금의 더위는 풀릴때도 되었는데..

하면서 선선함을 욕심내니..견디기가 힘들지요.

더불어 체력적으로 많이 소진된 상태이다 보니..

더 그러합니다.

건강 관리 잘해야 본전 입니다..

 

좋은 것이 좋다 보니..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돈이 없을 때 인가보다.

아이들이 속을 썩이면..그래 말 안들을 때도 되었지.

남편이 불뚝 거리면..좋게 말해요..알아들어요..한마디하고.

친정어머니 구설이 심하면..잘들었어요..다음부터 안그럴께요.

시어머니 걱정하시면..잘 살 날도 있을 거예요..오래만 사세요.

동생들이 이러구저러구 하면.. 살아봐라..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란다.

 

전체의 상황을 여기에 맞춰 버리면 사실 화도 나지 않아요.

화 나는 것은 내가 아니니까..그것도 멀리 쫒아 버릴려고 노력해요.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 좋은 분이 계세요.

가끔 전화해서 제가 충전을 받지요.

일상적인 그분의 이력을 이야기 하자면..

주부이고..

남편은 사업을 하고..

딸 둘에..

음식 잘 하는 아줌마..

 

이 보다 더욱 그 분을 심오하게 소개하자면..

몸도 아주 약하고..

수술만 해도 벌써 세번을 하셨고.

남편의 부도로 빚도 많고..

아들 선호하는 집안에서 딸을 둘 낳았고.

친정에선 큰 딸로 동생들 카드값 대납해주기 바쁘고.

농사 짖는 부모님 수족 되어 논 일 밭 일..열심히 도우시고.

 

이 보다 더욱 대단하다면..

아침 4시에 기상해서 새벽 예불을 날마다 드리시고.

법화경 사경에 불교 대학 꼬박꼬박 참석하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삼천배 꼭 올리시고.

날마다 날마다 웃는 얼굴입니다.

 

제가 이분과 인연이 된 것도 꽤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전 이분의 희노애락을 같이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요.

이분은 당신의 인생을 바꾼 분이기도 합니다.

원래부터 해피걸은 아니었지요.

늘 우울모드로...얼굴에 핏기도 없고, 찌든 가정 환경으로

이혼 위기에 놓였으며..애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몸은 아프고, 사는 것은 귀찮고, 남편을 보아도 친정을 보아도

그저 암담한 어떤 현실에 봉착했던 시절!

 

남편의 부도로 빨간 딱지가 집을 온통 휘감았답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남편인데..한순간에 추락해 버리는

경제적 현실이 견딜수가 없더랍니다.

아이들은 한참 먹을 때고..돈은 없고..이거 살아야 하나..

아이들을 보고 울고..

남편을 보고 한숨 쉬고..

거울의 자신을 보며..너는 무엇하느냐 하며..

한심한 자신을 보았답니다.

이제 거리로 나 앉아야하고..무엇이 남았나..

죽어야 하나..그래 죽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산으로 갔답니다.

 

지금 웃으면 말하지요.

다행이야 바다로 안가고 산으로 가서..

바다로 갔으면 필시 구천을 떠도는 귀신으로 남았을거여..

그러면서 웃지요.

 

산으로 가니..더 망막 하더래요.

내가 여기로 왜 왔나..싶고..

그냥 미친듯이 올라갔답니다.

왜 여자들 미치면 보이는게 없잖아요.

 

한참 올라가니..절 앞이더래요.

근데 약수 앞에서 어떤 할머니가 물한잔 먹고 가라고 하더래요.

할머니 보시기에도 넋이 나가 보였던가 봐요.

그래서 떠주는 물을 먹고..

어디가시는데요..라고 물었데요.

절에 왔지.

아줌니도 나랑 절에 갈려? 라고 말을 건네더래요.

그래서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같이 가..

그래서 절에 들어갔데요.

할머니 말씀이 기도해..기도하면 다 들어줘.

그러면서..굽어지지도 않는 허리를 굽히며 절을 간절히 하더래요.

 

문득 내가 이게 뭔가 싶더래요.

..고개를 들어 부처님을 보는데..환한 얼굴로 굽어 보시더래요.

그래서..자신도 모르게 부처님....하고 통곡을 하고 우셨데요.

 

눈시울이 가득해졌어요.

이맘 알거든요.

한참 울고 났더니 속이 시원 하더래요.

할머니님이 사탕 한주먹을 주며, 젊은데 울긴 왜 울어..

등을 다독이더래요.

 

그날 부터 언니는 애들 데리고 산으로 왔데요.

그리고 정말 열심히 기도 했데요.

무조건 맹목적으로 기도만 했데요.

백일을 무조건으로..

 

대단한 정성이지요.

 

어느날 부터 노여운게 없어지고.

어느날 부터 사는게 즐겁고.

어느날 부터 이게 인생이구나..

싶더래요.

보여지는 것은 다 잃어도..내 맘 정직한 내 맘만 그대로

있으면 극락이 따로 없더라..를 알겠더래요.

 

지금은 모든 생명에게 감사해요.

나무야 너도 예쁘다.

꽃아 너도 예쁘다.

남편..당신이 있어 내가 기뻐요.

애들아..너희들이 있어 내가 이렇게 웃잖니.

가족이 있어..내가 외로울 틈이 없잖니..

 

노래하는 방법이 사뭇다르지요!

관상이 바뀌었어요.

 

그날 만났던 할머님을 언니는 관세음보살님이라고 해요.

내 죽을 맘을 알고..인도해서 늘 할머님을 위해 건강 기도도 올리세요.

 

아직..끝나지 않은 현실의 숙업은 있어요.

그래도 그때 보다 지금이 났고,

지금 보다, 앞으로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스스로 깊이 명상하며 지금도 열심히 기도하세요.

 

전 이분의 성정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임이란..사주 팔자 그 무한한..

윤회의 맥도 움직일 수 있구나..참으로 놀라웠어요.

 

아무도 자신의 처지를 움직일 수 없어요.

다만..

귀 열고, 마음 열어..의심치 말고..또 다른 자신의

능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발이예요.

 

볼그레한 복숭아를 보며..

분명 묘목을 심을 때는 저런 예쁜 복숭아가 열릴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치 못했을 거예요.

그러나 결과로는 복숭아가 열렸잖아요.

물을 주지 않고, 정성을 주지 않았다면..

우린 맛있는 복숭아를 맛보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 사는 동네도 만찮가지 과정이지요.

이 과정을 잘 다스리고, 마음 다 하면..

오늘보다 내일이 있고..그 다음생이 수승하지 않을지..

감히 뱉어봅니다.

 

오늘도 힘든 분들이 많았어요.

목소리의 전율이..다음에는 나 너무 행복해요..라고 바뀔거라고..

전 믿어요.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충분이 있어요.

이 더위 지나면 가을이 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