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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 사뿐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BY 2006-08-04

그 절박함에 눈물을 보고 있노라면..

사는 것 보단..

죽는 것이 나을 듯 싶고..

알고 있는 어려움이란..

차라리 무지랭이로 사는 것이 나을 듯 싶고..

무릎 꿇고 참회 함이란..

또 다른 길을 보기 위한 끝도 없는 고행이라...

아아..사는 것이 지옥이려니...

 

육신이 편해 오는 번뇌로 좀 반듯하고 싶어..

기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날이 가니 만연에 드는 생각이 참으로 원대 하더군요.

 

계속 절의 속도가 붙으면서 온몸이 파열되는 고통이 따릅니다.

곧이어 생각의 고통이 사람을 욱 죄어 오지요.

더운 열기를 몸으로 안으며..점점 내리는 내 몸에서의 땀은..

뚝뚝 바닥을 적십니다.

단, 일분 일초도 생각이란 놈은 멈추질 않습니다.

변화, 흐름 그리고 번뇌로..음양..선악을 경험하며..

해내고야 만다는 천상과..

고통스럽다는 지옥으로 담금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참으로 즐거운 비명 입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면..

얼마나 큰 극락인지..

절이란 대단한 수행입니다.

 

자비도량 참법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앉으면 다리 뻗고 싶고, 다리를 뻗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잠자고 싶고..자는 것은 곧 죽음이다.

그래..그렇구나..

 

우리는 쉽게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내 몸이 편하면 세상이 다 편한 줄 압니다.

우리는 어찌 되겠지..알아서 해 주겠지..라고 생각 많이 합니다.

우리는 악다구니를 해야 뭐가 움직일 것이라 생각 합니다.

우리는 그저 이겨야만 산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돈이 다 해결해 줄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죽음으로 가는 길 입니다.

 

육이 편함을 구하고자 한다면 살 가치가 사실은 없습니다.

그 편함의 반대는 부지런히 일궈야 하는 또 다른 가치도 있습니다.

수레바퀴 돌 듯..그렇게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꼭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각의 깊이 입니다.

생각이 깊어짐에 위안을 얻고,

생각이 깊어짐에 사람을 알고,

생각이 깊어짐에 도리를 알고,

생각이 깊어짐에 나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승지겁을 뛰어넘는 법이기도 합니다.

 

몸을 조아리는 효과는 상대성을 아는 가장 중요한 수행법입니다.

문득 남이 미워진다면 그 분을 위해 삼배를 올려 보세요.

그럼 한결 다른 이미지를 얻어 낼 수가 있습니다.

 

한달전에 오신 손님 이셨습니다.

이 손님 사장님에게 돈을 받지 못해 언제쯤 받을까..

궁금하셔서 오셨습니다.

그 사장님을 향해 무차별 욕설을 퍼붓습니다.

그냥 욕을 하든 말든 내버려 두었지요.

시원하게 하십시요란 바램도 넣었습니다.

\" 정말 왜 그래..참 나쁜 인간 이구만..\"

이렇게 추임새까지 넣으며 말입니다.

그리고 한참 이야기가 오고 간후..

손님에게 일렀습니다.

\" ..그분이 돈을 주고 싶지 않겠어요!

 그 공사대금을 주지 않는 모르는 그 윗 사장님이..

더 나쁘지 않을까요?..그 윗사장님도 그 돈을 주고 싶지 않겠어요!

아파트가 팔리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 그러니까 팔리지도 않을 아파트를 지었냐구요\"

\" 아파트가 팔리지 않을 거란 생각을 못했겠지요\"

우리는 돌고 도는 인연 속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아파트를 지은 사장이 될지.

누가 돈을 못 받는 인부가 될지..

그 인연의 고리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다만..첫째도 둘째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감정을

지나치게 격하게 해서 상대를 노하게 하면 안됀다는 것입니다.

그저 일이 잘 풀려 지금의 고통을 뛰어 넘게 해달라는 기도

만이 그 인과 관계에서 풀려나는 지름길 입니다.

 

앉으면 다리 뻗고 싶은 것..눕고 싶은 것..자고 싶은 것..

그 업의 인연을 벗어나..내 몸 조아리며 모든 욕구를

벗어나려 할때..그때 참 진리를 얻게 되지 않을까요.

 

손님에게 그랬지요.

\" 사장님을 위하여 절을 하세요. 내 당신에게 못되게 군것이

  있다면 다 용서하고 당신도 잘 되고, 나도 잘 되게..

  이 인연이 잘되게..\"

그때 머리 끄덕이고 가시더니..돈 잘 받았다고 전화가 왔네요.

 

감정의 선으로 부터 원래는 벗어나야 합니다.

감정은 순간 일어나는 착각일뿐 그것이 오래 가다보면..

옹졸한 인간이 되고, 환영 받지 못하는 인간이 됩니다.

 

요즘 더위가 한참 무르익어 비줄기라도 한자락 내렸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비로 그렇게 큰 욕을 봐놓고도 말입니다.

이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우란분절이 얼마 안 남았네요.

지옥이 문이 활짝 열리어..조상님네들 좋은 곳으로 가시라..

천도하는 날이라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미혹한 나 같은 중생이 다시금 본 마음을

알라..하는 지혜가 들어 있는 날이 아닐까 합니다.

열심히 이 더위를 이겨..또 다른 식으로의 여행을..즐겨 보라는

깊이가 들어 있지는 않을지..

 

백발이 성성한 할머님이 오셔서 조상님을 위하여 기도를 하십니다.

굽어지지도 않는 다리를 몇번씩 더듬으며..

합장한 삐뚫어진 손에 간절함이 배어서..

눈물 나는 풍경이 산 언저리언저리 마다 녹아 있습니다.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애써 이것이냐..저것이냐..

따지려 하지 말고...

훨훨..극락으로 가는 마음은 그저 노여움 없이..

나를 저 바닥으로 내려 놓아야 함 입니다.

 

참으로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