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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공시랑 공시랑..


BY 2006-07-28

\" 기다리라니까요..기도 하면서 기다려요..\"

\" 언제까지요\"

\" 유월까지요\"

\" 진짜 될까!\"

\" 네\"

 

이런 전화가 오고간 것이 삼월 이었다.

오늘..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 나에요\"

\" 아니 이시간에 왠 일 이세요!\"

\" 00 집 ..알지!\"

\" 그럼요\"

\" 집 나갔잖어..이틀 남겨두고 나갔어..신통하기도 해라\"

\" 잘 되었네요\"

\" 자기 말을 철썩 같이 믿더니 나갔더라구..\"

\" 잘 되었네요\"

\" 그래서 이제 가게 자리 알아 보려고 가자구 그러네\"

\" 오세요\"

 

손님들이 오셨다.

오늘은 모두 집을 내놓았거나..가게를 내놓았거나..

사업을 물어 오는 분들이다.

옆에서 장구를 쳐가며 말씀들을 하시는데..

시끄러운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점점 더 작아졌다.

군중속에 혼자 외로운 섬이라고나 할까!

 

여러 사람을 상대해도 나는 상대와의 잠잠한 마음을 읽기를 좋아한다.

그래야 그 분을 더 잘 읽을 수가 있다.

심연을 보려고 애쓴다.

 

문득 내 눈을 거울에 비춰 본다.

너는 어찌 알았누..집이 나가는 시기를...

웃는다..

 

사주라는 것이 어쩌다 시대속에 뒷방 신세를 지고 있지만,

상당한 철학과 영리함과 인고의 결실이 숨어 있다.

감기가 걸리면 병원에 가는 것 처럼..

이 사주라는 것도 좋은 날의 출행과 시기와 운기를 따지는

기본의 도가 들어 있다.

그러나..

의사선생님 말은 잘 들어도, 역술인 말은 대충 들어 넘긴다.

말 잘 하는 사람 쯤으로 말이다..

 

그러다 틀리면 두런두런 말도 많다.

하락하는 것이다.

 

\" 언니..오늘 내 얼굴 슬퍼 보이지 않아요?\"
\" 아니..\"

\" 나 슬퍼요\"

\" 왜 슬퍼!\"

\" 그냥 슬퍼\"

\" 또 도졌나 보다 \"

\" 맞어 또 병이 왔어..\"

 

사람들속의 외로운 섬 처럼 동동 떠다니는

뿌리 내리지 못하는 나무 같다.

 

\" 언니 오늘 내가 무슨 꿈을 꾸게 될지 알어?\"

\" 니가 알지 내가 아니!\"

\" 오늘 분명이 푸른 바다를 보게 될 것이야..\"

 

언니는 나에게 사람들과 어울려 살라고 그런다.

그냥 수다 떨고, 술도 마시고,

생각도 그만 하라고 그런다.

그게 사람 사는 재미라고 그런다.

알지요. 맞지요. 그게 사는 재미지요.

근데 난 안돼요...잘...

 

번뇌에 가리워진 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그 창을 넘어 혜안의 길은 멀기만 하니..

 

콩국수 앞에 놓고 푸념이 길었다.

\" 오늘은 내가 언니에게 복채를 내지..

  값은 내가 치룰거야\"

\" 야 너무 싸다..손님 없으면 드라이브 가자 \"

\" 못가..\"

 

콩국수 파트너는 두번 묻지 않는다.

쩝..

 

화기운이 강한 여름엔..

그저 시원한 콩국수와 수박 화채가 최고 입니다.

심장에 열이 담뿍 차 있을 경우..

눈으로 그 열기가 올라 오면 바로 황천길이니..

절대 여름엔 화내지 마십시요.

 

기다리고 잠잠하면, 일도 성사 잘 되듯..

사주쟁이 꿈도 훨훨 하늘을 탑니다.

언젠가..내 공부가..바로 이거야 할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