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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생에는 좀 잘 살까요?


BY 2006-07-11

이제 무엇이 남았을까요?

 

오후 시간 나른하게 앉아 간화정로란 책을 봅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마음이 후련한게..참 달디 답니다.

 

노크를 하고

네..손님이 들어 오십니다.

어찌 오셨나 했더니..

해도 해도 끝이 없어 오셨다 하네요.

 

당신이 슈퍼를 하신다 합니다.

아버지가 하셨던 슈퍼인데..

결혼하고 신혼시절 갈팡질팡 일을 잡지 못해

헤매이던 남편을 달래..아버지의 슈퍼를 받았다 합니다.

그런데..

돈은 모이지 않고, 남편 수발에 시댁 건사에 아버지 억지

소리까지 들어가며, 정말로 힘들다며 찾아 오셨네요.

언제쯤 슈퍼를 그만 두게 될지..

 

이분의 마음은 이랬어요.

\" 내가 슈퍼를 해서 얻은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잃어 버린 것이 더 많아요\"

\" 무엇을 잃었다 생각하세요?\"

눈물이 먼저 선수를 칩니다.

\" 일요일이면 아이들 데리고 놀러두 갈 수 없구요.

  저녁이면 식구들이 모여 단란하게 밥을 먹을 수도 없구요.

  애들을 가만히 앉혀 놓고 공부를 시킬 수도 없구요.

  남편은 남편대로..저는 저 대로.. 왜 이러고 사나..

  남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하지만, 사실은 안그래요

  그렇다고 모인 돈이 많은 것도 아니구요\"

 

간명상으론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신수고된 사주지요.

전 이렇게 풀었습니다.

 

\" 많은 사람을 먹어 살려야 하는 팔자 입니다.

  내 몸이 부셔져야 돈도 생기고, 얻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 어쩌면 좋아요\"

 

사주를 간명함에 있어 최대의 노력이라면...

자신의 팔자를 인정하게 하는 것입니다.

결은 자신을 인정해 버리면 사실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대가 그만큼 생기게 되고, 어려움이 오면 스스로 극복할

힘도 생기게 되어 있지요.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도 같겠지요.

철학적 측면에서 말입니다.

 

\" 저는 생모도 미워요.

  날 버리고..찾아갔는데..다른 사람에게 들킬까봐서..\"

 

드라마에서 보았던 그런 어머니상은 드라마에서만

존재 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 상은 사실 잊어진지 오래입니다.

좀 반듯하게 위인을 세우고 사는 분들..

가치관, 환경, 사회적 위치등이 갖추워진 분들 말고는..

거의 악다구니로 생을 일궈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살아 남는게 그렇게 쉽지가 않거든요.

 

우는 모습이 애처롭기만 합니다.

복두 지지리 없다며 계속 눈물을 훔치십니다.

누구에게 말을 해 봐야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고..

외롭고, 고되고, 허탈하고...

 

\" 그래도 참 현명하세요.

  아이들 키우고 어른 모시고...참 대단하세요\"

이런게 싫어서 왔지만, 사실은 이 말을 달게 받을 준비도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싫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살기 위해 몸부림친 세월을 보상

받고 싶은 심정도 이해해 줘야 할 부분 입니다.

그저 마음만 위로해 드립니다.

사주쟁이도 마음을 위로 합니다.

둘이 같은 마음이 됩니다.

 

세상은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누구나 다 도와주며 삽니다.

깊게..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달게 느껴지고

아름다워 질때가 있는데..

긍정적인 생각이 수반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가을로 접어드는 길이 힘들고 지칩니다.

원래 늦 여름이 더 진저리나고 습합니다.

그 늦여름을 잘 견뎌야 풍성한 가을 맞지요.

 

이야기를 풀며 어느새 얼굴은 주홍빛이 됩니다.

울었던 얼굴이 볼그레한 열기로 홍조를 띄우는 것이

참 예쁩니다.

미소가 예쁘니..좋은 날이 있을 것이고..

부드럽게 굴면.. 좋은 인연이 만날 것이고..

내 손을 부지런히 놀리면...설마하니 굶기야 하겠어요.

 

다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마음의 응어리가 문제지..

온통 마음에서 오는 병이거늘..

순식간에 설움이란게 도사리고 있다가 불쑥 얼굴을

들이댓으니..참으로 눈물 바람 입니다.

 

\" 다 내 업보지요 뭐..\"

배시시 미소 짖네요.

\" 업치고는 그래도 복 있는 업 이세요

  업을 짖는 것이 아니고, 지금 갚고 계시니까요..\"

 

웃음을 짖는 얼굴은 참 예쁩니다.

그리고 한복판에 잔물결이 가득합니다.

잔잔해진 마음을 가라앉히며....

다시 업속으로 들어가지만..

그때는 어제의 내 모습과 오늘의 내 모습이 다르겠지요.

 

마음 가다듬고 살면  다음생을 기약할 수 있으니 말이예요.

다음생...

멀리 있는 것이 아니예요..

눈 한번 꿈벅하면 벌써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