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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있는 것들은!


BY 2006-06-28

아! 사주 보기 싫다.

이를 어찌 하란 말이요..

쩝..

 

얌체 손님이 오셨어요.

제 기준엔..

어째 얌체 손님 이시냐..

한번 오시면 종일 가시지도 않고 (손님이 오시면 휴게실로 감)

그리고 다시 방으로 오시지요.

\" 이제 힘드니까 그만 가셔요\"

\" 나 아직 안 풀렸어..\"

\" 어쩌라고요\"

\" 이선생 요번엔 잘 맞아야 한다구..\"

\" 잘 맞아요. 사귀라 하세요\"

 

궁합만 벌써 열다섯째 입니다.

귀한 딸이 있습니다.

이 딸 유학 시켜 지금은 대기업에 있는데..

시집을 보내려 하니..남자 입맛에 맞는 떡이 있을까요!

돈두 봐야지.

바람끼도 없어야지.

집안도 좋아야지.

자식덕도 있어야지.

하물며 형제복은 있어야 한다네요.

 

\" 다 있으니까..사귀라 하세요

  둘이 마음에 들어야지요\"

\" 궁합만 괜찮으면 되지..마음이야 그 다음

  맞추면 되고..\"

고개가 절로 흔들어집니다.

자식을 자기 기준으로 만들어 인형처럼 만들어

버리니..정열이 있겠어요. 사랑이 있겠어요.

제가 보기엔 슬픈 운명체 입니다.

 

\" 언니 다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어디 있겠어요

  한 뱃속에서 나온 인연도 생각이 틀린데..

  어찌 내 기분 내 마음을 다 알겠어요.

  나 할 말이 없으니..그만 가세요. 이젠 하늘에 맞기세요\"

\" 그래야지..그래도 맞겠지?\"

중증 입니다.

\" 00 이가 복이 있으니까..분명 남자도 잘 만나요\"

여기에 답은 다 들어 있는데..

이 엄마는 계속 줄기차게 딸의 배필을 찾아 헤매입니다.

내가 보기엔 엄마의 마음을 찾아 헤매이는 거 같습니다.

 

\" 그만 마음 정하고 얼른 가서 딸에게 통보 하세요

  만나 보라고요\"

\" 알았어. 만약 아니면 알아서해..\"

\" 알아서 할테니까 가서 만나보라 하세요\"

말을 끈어 놓고도 시원하지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장과 단은 있으므로..내가 단언하는 것도

어떤 구실로든 실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헌데 참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이 분이 가지고 오는 사주들은 다 복이 있네요.

한가지 복만 있어도 먹고 살기 힘들지 않은데..

왠 복들이 그렇게 많은지..

골라도 그렇게 골라오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해석을 어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 간명으로는 그만 하면 되었지..가 많았습니다.

역시 복 있는 것들은..

 

그러나 마음의 자리는 가난한 초가삼간입니다.

초가삼간에 살아도 마음이 편하면..부자 이듯..

아무리 타워 펠리스에 살면 뭐 합니까...마음은 안절부절인데..

 

이를 찝어 이야기 하자면 이렇습니다.

이분의 집은 내놓라..하지요.

남편도 이름이 있고, 이 손님도 이름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름 내걸기가 그리 쉬운가요..

이름이 있다라는 것은 그래도 그 일 만큼에서 품위 유지는

되는..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늘 무엇이 그렇게 모자란지요..

불만이 꽉 찼습니다.

남편이 늦게 들어와 신경질이 나고.

아내가 들들 볶아 신경질이 나고.

돌침대를 샀는데..명품을 사야 했었는데..비품을 사서..

그렇고..냉장고를 미제를 사야 했었느데..어쩌고 저쩌고..

맨당 이런 말만 하고 있으니..

사주쟁이 투껑이 들썩들썩 안하겠냐고..

그만 가시라 해도 안가고..

아이고 힘들어라..

 

이런 과정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 사는게 참 별거 아니구나..

내 코드와 내 느낌과 맞는 사람이 있으면..

그날은 즐거운 날이고.. 그렇지 못하면 힘든 날이고..

 

그럼 인생의 큰 터울로 봐도..그렇지 않나 싶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식을 찾아 헤매는게 인생이고 세상사인가..

...쩝.

 

복 많은 딸은 엄마가 만들어 놓은 식에서 살면..

어느새 익숙해져 그럭저럭 잘 살게 될 것이고..

이 분은 날을 찾아와 이러고 저러고 이야기하며..

마음 풀고 가면 기분이 좋아지고..

난 ...다른 나와 맞는 사람 만나서 또 이야기로

내 마음을 풀고..아니면 글을 쓰고..

참 말은 편하기도 합니다.

 

그럼 숙제는 무엇이란 말인가!

과연 잘 살기 위한 숙제가

돈이란 말인가..

명예란 말인가..

욕심이란 말인가..

화란 말인가..

 

이 점이 사람이 미치게 하는 것이겠지요.

 

복은 지은 만큼 받는 답니다.

복은 뿌려야지만 다시 일궈진답니다.

복을 받는 것도 전생에 다 그 공이 있어야 한다네요.

이말이 참 말인줄 알면서..

그 복의 양이 도대체 얼마인가..보고 싶네요.

 

웃음이 나네요.

지난 복만 생각치 말고..앞으로 받을 복을 생각한다면..

오늘도 복을 지어야 하는 것이 정답인것을...

지난 과거에게 묻지 말고..

오늘 복을 지어 미래에게 물어야 할 것을..

참으로 미련해집니다.

 

딸래미..잘 사귀어 보거라..

지금 너가 가지고 나온 복을 다시 잘 일궈..

훌륭히 잘 살거라..

꽁했던 마음 달래고자 몇 마디 마음으로 축원을

합니다.

 

꽁한 내 심정..

마음은 바쁜데..냉장고가 이렇다 저렇다.

마음은 바쁜데..남편은 이렇다 저렇다.

 

서로 보는 화두가 달라서 그런 것을 어찌..

꽁한 마음으로 보았는지..

사주쟁이 웃기네요.

 

다음에도 또 오시겠지요..분명..

그때는 덜 얄미워해야지..

 

딸래미..아직 혼사운이 들어오지 않았걸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