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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단상.


BY 2006-04-29

한분은 결혼 날짜를 받으러 오시고,

한분은 이혼을 하겠다고 오셨다.

나가고 오시고.

문 닫었다 열었다 했는데 상황은 이렇게 다르다.

 

우리집 서른 둥이도 이제 시집 가보고 싶단다.

\" 뭣 하러 시집가 \"
\" 언니는..남들 해 볼거 다 해봐야지\"

발끈 한다.

\" 그럼 더욱 하지 말아야겠다 \"

속으로 그럼 이혼 소리도 하겠구만.

 

결혼은 일생 중 가장 큰 대사다.

이와 같은 결혼을 그냥..어쩌다보니..남들이 하니까.

너무 좋아서..

너무 좋아서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너무 좋아하는 것도 너무 많은 실망을 품고

있다는 반대의 의미도 들어있다.

그러니 흥분된 결혼을 꿈꾼다는 것은 초반부터 위험하다.

 

부부의 인연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부처님 법 만나 뵙기 보다 어쩜 더 어려운 것이 부부의 인연이다.

이 천지의 사람들 중에서 꼭 한사람과 인연을 맺어..

(식을 올리때는 둘이만 한다)

그 속에서 새끼를 잉태한다는 의미..이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다.

누구나 쉽게 인연을 맺는 거 같지만,

너와 나로 인해 인류가 번성하고, 삶이 이루워진다.

이런 고로..

부부연은 기막히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고, 안 찍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작업을 끝내고도 서로 끈을

놓지 못하여, 지리한 줄다리기를 계속하시는 분이 많다.

서로 내것이 되지 못하는 사이 인줄

알면서 미련두고 원한 두고...

불안한 심정을 아이들에게 다시 전수하고..

 

아들이 뭐를 끄적끄적 쓰더니 가지고 왔다.

\" 아빠 엄마 도장 찍어요\"

아빠. \" 뭔데\"

엄마. ..

아들. \" 아빠 엄마는 이혼 하지 않는다는 도장 찍으세요\"

아빠. 엄마..!

엄마. \" 갑자기 왜 그래?\"

아들. \" 이혼하면 누나랑 나랑 떨어져 살아야 되잖아\"

아빠. \" 엄마 아빠는 절대 이혼 안해. 걱정하지마 \"

아들. \" 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도 이혼해요 \"

엄마. \" 그런 걱정하지 마시고, 가서 니 할 일해\"

아들. \" 빨리 도장 찍어줘요\"

엄마. \" 왜 그러지?\"

아빠. \" 아빠 엄마는 절대 그럴 일 없어. 그만 하세요\"

아들. \" 피..\"

바람 빠지는 소리를 하고 제 방으로 들어간다.

 

이유는 친구 집 부모님이 이혼을 했나 보다.

그 파장이 우리 아들놈에게까지 온 것이다.

아이는 도장이 대단한 것 인줄 안다.

 

아이들이 잘 자라고, 바른 어른으로 성장 시키고

싶다면, 부모는 천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천배의 노력을 하고도 못 살겠다 싶으면 그 다음

하루에 백팔배씩 남편과 아내에게 해 보라 하고 싶다.

처음 둘이 애간장 말리게 사랑했던 것처럼..

이 노력을 하고도 헤어져야 겠다면 그 인연은 거기까지다.

 

끈임 없이 인간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

전 보다 생활은 편리해 졌지만,

전 보다 정신의 외로움은 더욱 가중 되었다.

예전의 어르신들은 인고를 미덕으로 알고 살았다.

서로 존중하는 것을 마음 밑에 깔고 살았다.

도리를 지키며 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 고급스럽게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이쯤하면 그만해도 될 것을 꼭 유행처럼..

 

결은 배려다.

사람인 (人)  처럼 서로 잘 기대어 세상 잘 살아보자.

원래의 취지는 이런게 아닌가!

 

이혼의 위기를 담담히 들으며..

좀 마음 가라 앉히고, 상대가 되어 세상을 본다면

내 마음은 양보 안하면서, 상대만 양보하라고

닥달한다면...이런 그런 마음들이 내 맘 같이만 된다면..

그럼 이혼이란 말도 없었겠지..

 

다시 제자리에 서 보아라.

처음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을 되새김질 해 보아라.

 

미혼 일때는 결혼 할 거야만 외치며 산다.

결혼 후에는 이혼 할 거야만 외치며 산다.

 

이 가당치도 않는 생각들을 꽉 잡아줄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바로 남편과 아내 이어야 한다.

 

참 생각 참 말을 알면서도 무슨 사연은 그리 많은지..

 

날씨 좋은 날..

찾아 온 손님은

이혼 후의 그림이 안좋아..

말리고 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