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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 돌이 속에서..


BY 2006-12-12

물살이 발 밑까지 차고 올라 온다.

이내..포말이 일더니 잠잠해지고 다시 제자리로 간다.

겨울바다는 그렇게 거세게 운다..

 

흥분한 어조에선 무슨 말을 그렇게 하고 싶은지..

잠잠해라..

거센 파도가 밀려 오는 듯..한 환상에 빠집니다.

풀다 보면 뭘 못 풀것이냐..

 

사주 풀이를 팔자에 맞춰 정관격이냐..편재격이냐..

이런 저런 과정별로 설하더라도..

다가 오는 그사람의 한을 풀 수 있는 것은 강호에서

노는 자의 몫이라..

한이 담뿍 차서 온 이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촬영감독의 손 놀림처럼 내 머리는 돌아갑니다.

바쁘게..

 

아버지 한분에..

어머니가 세분..

그들의 자식이....

첫째 부인 딸 셋 낳고..

둘째 부인 딸 넷 낳고..

막내 부인 아들 딸.. 둘 낳고..

예전 땅 부잣집으로 농토 부자요..

곳간에 곡식이 마를날 없는 갑부라.

 

나에게 오신 분은 첫째 부인의 세번째 딸.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서로 큰소리 없이 지내다

아버지 돌아가시니...하나 둘 집안 싸움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이제 내 귀까지 들리더라..

 

한 남자에 여자 셋..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한 지붕 아래..

오게오게 산 그들의 필림이 막 달음질을 합니다.

 

나이들면 남는 것이 있다면 마음속 응어리 인가 봅니다.

젊었을때 객기도 있고, 판단도 있고..날이 가면 나아지겠지란..

체념도 있겠것만..날이 갈수록 마음속 응어리는 한으로 점철 됩니다.

 

40 마지기 땅을 나누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컸겠어요.

큰 살림 나누기란 일구는 일만큼 그 소리 또한 우렁 찹니다.

이것에서부터 파장은 밀려 옵니다.

 

응어리를 한분 한분 끄집어 내고..이것은 가슴속에 못으로

박혀 찍히게 됩니다.

이 과정..말은 쉽지만...치루는 사람들은 살이 찢기는

아픔을 겪습니다.

 

손님은 지금 남아 있는 선산를 어떤 식으로 처분해야 할지

물으러 오셨습니다.

왜냐면..나중에 선산 마저 팔고 나면 부모님에게 죄송해서

그것 만큼은 남겨 두고 싶은데..

잘 사는 형제간은  나둬라..

못사는 형제간은 그것이라도 팔어 현실에 보탬이 되자..

서로 협박까지 해가며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십니다.

 

비슷한 인연끼리 만나 살라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전생에서나 이생에서나 그 업연을 풀고 살라 그런 것인데..

그것을 전생 이생 따져 말을 한들..못 알아 들을 것이고..

참 난감하기 이를때 없었습니다.

 

목이 없으면 화도 없고, 토도 없으면 금도 없고..

금이 없으면..수도 없으니..

원래 없는 것으로 가자.

있는 것을 없다 할 수 없으니..

있다는 것도 감정에서 부터 오는 것을..

그 마음 다스림으로 화두를 돌려 보자..

실타래 풀기란 말이 실이요..

한올한올 풀리니 각자의 아픔이어라..

 

처음엔 자기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다가..

지금은 다른 사람이 되어 일을 보고 있습니다.

\" 선산 팔아 먹었다는 말 들으면 안되지요\"

\" 조금씩 나눠주지..\"

 

이만큼 오기까지 참 오래 걸렸습니다.

 

이왕 세상 살면서 만들지 말아야 할 인연은 만들지 말아요.

왜냐하면..

그 인연이 선과의 인연으로 남아 꾸준히

생을 돕는 인연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데..

업연으로 점철 되다 보니..

생 자체가 아픔의 연속 입니다.

결혼 생활도 못 할 정도로 정체성을 상실해 버려요.

이 아픔 아버지는 아실런지..

 

한 집안의 역사를 듣는 일이란..

그곳에 숨어 있는 사연만으로도 대하소설입니다.

 

그 중..한 자식의 말이 떠오릅니다.

\" 돌아가신 엄마와 자고 있는데..

  건너방에서 여자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남편이 안들어와도 못자는데...엄마는 잠을 주무셨겠어요.

  내가 결혼을 해서 보니...더욱 용서를 할 수 없었어요\"

 

아...기막힌 일이여..

커다란 먹구름은 겨울 하늘을..정말 흐릿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내 눈안에 비친 먹장 구름을 어찌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