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주. 멸..
발생 한 다음 머무르며, 그리고 소멸한다.
세상에 모든 발생은 공식.. 생주멸에.. 위배되는
것이 없다.
이 무한 소급의 관계에 들어..우리의 삶도 그렇다고
보아야 한다.
이 법을 다시 말하면..발생한 다음..머무르고..머무른
다음..꼭 소멸 한다.
어떤 과정을 보아도 이 이치는 만찬가지 이겠다.
그래서 영원 불멸은 없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당연히 머무르다..죽는 것은 사필귀정이요.
이 뜻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겠다.
여기에 업이라는 것이 추가가 되고, 자아의 탐욕과 굳어가는
마음의 옹졸함이 깊어져 더욱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과정..
...큰 지혜의 뜻 (반야심경) 이 울고 갈 일이다.
사주쟁이가 요즘 \'중론\'에 빠졌다.
생각이 먼저 인지..몸이 먼저 인지..
하늘이 먼저 인지..땅이 먼저 인지..
태어남이 먼저 인지..죽음이 먼저 인지..
불이 먼저 인지..물이 먼저 인지..
무엇이 먼저이면 어쪄랴...
남자가 먼저 인지..여자가 먼저 인지..
시어머니가 먼저 인지..며느리가 먼저 인지..
결혼이 먼저 인지..이혼이 먼저 인지..
왜 이런 의구심을 갖는 것인가 하면..
우리집 명패를 가정상담소로 개명해야 할 만큼..
위기의 부부들이 많이 오신다.
각자의 위치대로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힘들어 하며..위기 탈출을 하고자 무척 노력 하신다.
이혼을 하고 재혼하는 가정도 많아 위에서 필했다시피..
이혼이 먼저냐 결혼이 먼저냐를 놓고 한참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한가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나를 보면 남편이 보이고..
그 남편을 보면, 내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마을인의 기본 화두다.
둘의 사주를 놓고 보아도..
이래서 둘은 만나 사는 구나..
이래서 둘의 업식이 있구나..
이래서 둘은 인연이구나..
특징적인 것은 사이가 좋으면 사주쟁이도 좋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보이면서도 말을 할 수 없을때 많다.
요즘은 말 할 수 없이 속이 아플때가 많다.
내가 외로우면..상대도 외로운 것이요.
내가 돈이 없으면..상대도 돈이 없는 것이요.
내가 성질내는 것을 싫어하면..상대도 싫어 하는 것이요.
내가 배가 고프면..상대도 배가 고픈 것이다.
이 간단한 이치가 언제 시작을 하고, 습성으로 자리 잡으며,
이것이 언제쯤 탈 바꿈이 되어가는지의 과정을 이야기처럼..
꾸미는 일..이것이 사주팔자의 운명선이라 말 하겠다.
몇달전 한분이 오셨다.
남편과 이혼을 해야겠다고 하신다.
남편이 돈을 많이 까먹었다고 하신다.
그래도 굼지는 않겠다고 했다.
본인이 돈을 많이 번다고 했다.
그런데 남편이 다 쓴다고 한다.
속이 많이 상하시겠다...
사주쟁이 왈..
남편이 순순히 놓아주지 않겠다고 했다.
요번달 아플 수가 있으니 조심하라 했다.
어제 바삐 전화가 왔다.
병원이라고 하신다.
왜 그러냐고 했다.
남편과 칼 부림을 했다고 한다.
좀 참지..
화는 시작이 되었고, 그 화는 쉽게 가라 앉지 않는다.
돈을 벌면 당연히 쓰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돈이 남편 보다 아내보다 더 중요 한 것은 아닌데....
어떤 것이 선이고 어떤 것이 후인지..
내가 요즘 이 논리에 많이 잠식 되어 있었다.
아내가 많이 벌면 후한 마음으로 좀 주지..
그리고 마음을 다스려야지.
왜! 가지고 가냐..안된다 된다..욕이 오고 가고..
말이 많아지고..부부의 도리는 산산히 부셔서...
멸하여 가는 과정...애닮다.
집이 많으면 뭣 할 것이고..
땅이 많으면 뭣 하겠냐..
마음 알아 주는 과정도 있어야 하는 것이지..
혼자 궁시렁거리며..따따부따..여러 말 하는 언니 입을 보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 돈 안 나가면..또 나갈 일이 생기게 되고..
돈이 안 나가면..내가 아프게 된다.
나가야 할 돈은 나가는 것이 사필귀정이다.
이런 저런 말을 늘어 놓으며..상처 받은 손님의 마음을 만져줬다.
여기에는 남편의 흉도 없다.
여기에는 남편이란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지금 격어야 할 고통이 무엇 때문인지만 말했다.
욕심은 버리고..배려만 있으라..
화는 치밀어 오르지..미치지..답답하지..눈물도 안 나오지..
그러나..칼부림 할 정도의 이성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사람 소리 듣는 것도 과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각박해진 현실을 눈으로 보면서
누구의 말이 옳고, 누구의 생각이 옳겠는가!
홀연히 오늘도 사라지고 없는 것을..
오늘만 있는 것처럼..떠들고..지껄이고 있으니..
내 입도 간교하기 그지 없다.
잠시 입점해 보자.
보이는 눈을 감고..나를 보라.
나는 본래 조용하고, 깨끗하고, 맑다.
깊이 깊이 들어가 머물렀던 내 마음을 읽어 보자..
깊은 내 마음의 파장은 하늘에 닿고.
땅에 머물며. 세상이 넓고 온화에 보인다.
원래는 아무것도 없는 공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