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1.
<54M + 11>
날씨가 갑자기 또 추워져서.. 밖에서 하는 것보다는 집에서 하는 놀이를 더 많이 하게 되는 요즘.
예섭이가 유치원에 갔다와서는 엄마엄마~~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할말이 있나보다..그랬죠.
엄마를 부르더니... 유치원 가방을 들고 와서는 가방을 열고..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라구요.
(무얼 꺼내는 건가??? )
그랬더니.. 몇장의 그림을 보여주더라구요.
예섭이가 꺼낸 그림들을 보면서... 이게 뭘까 싶어서.. 예섭이한테 물어봤죠.
엄마 : 예섭아~ 이거 예섭이가 그렸나보네... 예섭이가 그린 그림이니깐. 엄마한테 설명 좀 해줄래???
예섭 : 알았어. 그럼 내가 설명해줄께.
그러면서.. 한장 한장 보여주면서 이런 얘기들을 하네요.
예섭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볼까요?
모자 같지만 모자가 아닌 보아뱀이에요. 보아뱀이 무언가를 잡아 먹은것 같아요.
보아뱀이 무엇을 잡아 먹었을까요?
예섭이 답 : 태양을 먹은 보아뱀
보아뱀 배속에 태양이 있는걸 그린거라고 하네요.
보아뱀이 왜 태양을 먹었어?
예섭 : 보아뱀이 너무 추워서.. 따뜻한 태양을 먹은거야. 태양을 먹고 나니깐 몸이 이제 안춥데.
^0^
정말로 이런 생각을 했다는게 너무 신기해요. ^^
..........
태양을 먹은 보아뱀이라... 정말로 이런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겠죠.
이런일이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예섭이의 생각이니깐.. 존중 해줘야겠죠.
실제로는 이런일이 없을 수는 없지만... 아이의 상상속에서는 이런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니깐요. ^^
목도리 도마뱀이 목도리를 잃어버렸어요. 목도리 도마뱀의 목도리를 그려주세요~라고 했는데...
예섭이가 그린 목도리 도마뱀의 목도리는 조금 이상하더라구요.
이렇게 그려놓은 걸 보니.. 꼭 사자의 갈기같아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것인가??해서 물어봤는데...
예섭 : 엄마. 이번 사자의 목도리가 아니라...
목도리 도마뱀의 목도리가 없어서 춥데. 그런데 길을 가다가 따뜻한 태양을 보고는
태양이 목도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태양을 목도리 도마뱀의 목도리로 한거야.
태양을 목도리로 한 목도리 도마뱀은 이제는 춥지 않데. ^^
도마뱀의 목도리가 없어졌다고 하니.. 목도리가 없으면 춥다고 느꼈나봐요.
그래서 추운걸 없애줄 태양을 목도리로 그려주었다고 하더라구요. ^^
너무 귀엽죠? ^0^
태양 목도리. 정말로 이거 하나면 따뜻할 것 같아요. ㅋㅋㅋ
꽃도 새처럼 날고 싶어해요.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는 날개를 그리고, 날아다니는 꽃들도 그려보세요~라고 하니깐...
예섭이가 이렇게 꽃의 날개를 그려놓았네요.
예섭이 말로는 예섭이가 그린 날개를 달고 꽃은 이곳저곳을 날아다녔다고 하네요.
새와 함께 날아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냈데요. ^^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예섭이도 날개가 있어서 하늘을 날고 싶다고 하네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예섭이가 본 뽀로로에서 뽀로로가 하늘을 날고 싶어서
뽀로로 팔에다가 스노우보드를 끼고 하늘을 날아보는 얘기를 하면서...
나중에 예섭이도 뽀로로처럼 그렇게 스노우보드를 하고 하늘을 날아보겠다고 하네요. ㅋㄷㅋㄷ
주렁주렁 열린 포도를 그렸네요.
그런데.. 색깔이 하늘색이기에... 왜 하늘색이냐고 물어봤더니...
예섭이가 이렇게 대답하네요.
예섭 : 이 포도는 하늘맛이 나는 포도야.그래서 포도 색깔이 하늘색 포도알을 가지고 있는것 이거든.
엄마 ; 그럼 하늘맛 포도알을 먹으면 어떤 맛이 날까???
예섭 : 음... 하늘맛 포도알은 부드럽고 솜사탕 같이 사르르 녹고, 맛이 너무 달콤해서 좋아.
저는 항상 이런식으로 예섭이와 대화를 해요.
이런 대화속에서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것들을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상상력을 총 동원해서 얘기해줘요.
그러다보면.. 말의 꼬리에 꼬리를 물으면서 대화도 더 많이 하게 되고...
아이의 상상력에 다시 한번 놀랜답니다. ^^
그러니 어른들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높여줄 수 있도록 말해보세요.
어른들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시하다보면...
아이의 상상력이 높아지지 않아요.
아이의 상상력도 쓰면 쓸수록 높아집니다.
아이의 상상력이 멈췄을때의 그림을 잠깐 보여드리자면..
이런 평범한 그림만을 그릴 수밖에 없는것 같아요.
^^ 우리 예섭이도.. 자동차 바퀴에 대해서는 상상력이 쬐금 부족한 것 같아요.
돼지 자동차의 바퀴가 없어서 바퀴를 그려달라고 하니...
바퀴하면.. 생각나는 동그란 바퀴만을 그릴수밖에 없게 되는거죠.
이럴때... 동그란 바퀴가 아닌.. 다른모양의 바퀴로 그릴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준다면 다른 모양의 바퀴를 그리게 되면서...
아이의 상상력이 좀 더 많이 발휘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예섭이가 그린 그림을 보니... 엄마로써는 너무 기쁘네요.
예섭이의 엉뚱한 생각들도 재미있고 귀엽네요.
이런 엉뚱한 생각들이 모여서 더 많은 상상력을 할 수 있을테니깐요.
그리고 창의력도 높아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