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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떠나야 할까!


BY 2008-02-24

비가 살랑거리고 오더니...이내 바람이 분다.

 

참 계절은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지..

 

\' 이제 찬바람 갔으니께...그만들 이러나...봄이랑께\'

 

그렇게 속삭이는 것 모양 바람은..콧끝 시린 바람은

 

하루 종일 불었다.

 

아...떠나고 싶다...어디로든...

 

창문 앞에 서서 그렇게 말했다.

사실은 갈곳도 없고...오라는 곳도 없는데..

 

그저..마음은 천리를 향한다.

 

여자의 춘심이 돌아왔는지...

지난 겨울은 참 많이 아팠다.

몸살에 감기에...그렇잖아도 무거운 사람이 더 무거웠던..

그런 겨울이 갔다.

 

이른다섯 된 멋진 할머님이 나에게 그런다.

 

\" 우리 여행갈래요?\"

 

\" 여행 가고 싶으세요?\"

\" 꽃 보니까...가고 싶네 \"

 

난 이말을 듣고 무척 웃었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 여보 나 소원이 있는데..\"

 

감싸안은 손이 말한다.

 

두어번 꾹꾹.. 살에 감촉이 온다..

 

\"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여행 갔다 왔으면 좋겠어 \"

 

낮은 목소리로..

 

\" 갔다와 \"

 

막상 아내는 가지 못 할 거라는 것을 아는지..

아니면 가도 상관 없으니 가라는 것인지..

 

나는 알지.....으례적으로 하는 말임을..

 

늘 반전을 꿈꾸며 어느날 홀로 홀연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떠나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물론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니...그러면서 또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그냥 바람만 불지...

 

모임에 가면 예쁘고 멋진 사람들은 간혹 본다.

 

\" 예쁘고 멋있다는 기준이 뭐야?\"

 

남편이 나에게 묻는다.

 

순간 말이 막혔다.

 

그래...예쁘고 멋있다는 기준이 뭘까!

 

그냥...느낌이 좋은 것...

 

\" 여보.. 근데 예전하고 다른 느낌은 있어

  예전엔 외모를 많이 보았는데...지금은 내면을 먼저

  보게 돼...자신을 컨트롤 하는 힘하고..

  진실성하고....자신감..\"

 

사람은 역시 묵어지면서 풍기는 멋이 있어야 한다.

 

묵은지가 더 깊은 맛을 내고 나이들어감에 더 생기 복덕이

생기려면 더욱 내 내면에게 물음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물음 뒤에는 늘 혼자인 나를 상상한다.

 

외로움 속에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가끔...손님들에게 혼자만의 여행을 권할때도 있다.

 

왜냐하면 큰 일을 쳐서 집에 해(害)를 가하는 것 보단

여행이란 시간으로 그 해(害)를 전화위복 만들 요량으로

권고 드린다.

 

살다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늘한다.

 

특히 마음이 퍽퍽 할때나.....사는게 건조 할때는...

 

나를 찾는 여행...

 

다른 삶의 모습들을 보고 내 자신을 다스리는 여행..

 

패키지 여행 말고...누가 가니까 가는 여행 말고...

 

홀로 느낌이 있는 여행..

 

물론 취향의 문제가 있겠지만..그저 알아야 할 것은..

 

회자정리...만남 뒤의 헤어짐이 있듯..

 

내 내면의 마음도 회자정리를 잘 해야  \' 한 (恨)\' 을

만들지 않는다.

 

화가 나서 \" 내가 없어져야지..\"

 

간혹 어긋장으로 이렇게 말을 뱉는 분도 계신다.

 

그건 더 굴 속으로 들어 갈 뿐이다.

 

깊은 내면의 나에게 물어 보라..

 

넌 어디에서 와서...어디로 가는지...

 

이 여행의 종착역이 어디일지...

 

행복과 불행은 백지 한장 차이라 했던가!

 

어깨가 시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