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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과 수컷


BY 2008-09-23

나이가 들었긴 들었나 보다.

예전엔 들어 오지 않았던 것들이 들어 온다.

 

아무데나 군데 군데 핀 복숭아 무리가  눈에 들고...

나이든 할머니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이 눈에 들고...

애들이 쫑알 거리는 입이 눈에 들고...

젊은 애들이 서로 떨어지기 싫어 허리를 꼭 안은 것이 눈에 들고...

종종 거리고 걷는 발들이 눈에 든다.

 

아...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남편이 요즘 예민하다.

그래서 나도 예민하다.

 

수컷이 예민하니...암컷도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더라.

한 이불에서 자니 어쩔 수 있을까..

그 꼴를 무시 할 수 없으니..

 

새벽 기도를 하러 고왕암으로 간다.

첩첩 산중에 새벽 이슬 졸졸히 내린다.

스님이 묻는다 " 누구 기도 넣으실래요!"

망서림 없이.

우리집 남자들 넷을 넣었다.

 

아들 하나..사위 셋...

 

써내려 가는 이름들을 보며, 엄마 말이 메아리 된다.

" 남자들이 잘 되야지 니들도 편해..뭐니 뭐니 해도.."

어느 순간 나도 최면에 단단히 걸렸구나 싶었다.

 

그리고 선을 했다.

이 화두는 끝을 못 맺었는지...

" 내가 기도 하면서 왜 남편 기도를 해야해..지가 해야지"

불끈 그랬다.

 

그러다가...

아직 인연이 끝나지 않았으니...아직 그 사람과 한이불 쓰니...

그리고...

그 먼 예전부터 그리고...먼 훗날까지...새끼 낳은 죄로...

 

이 사람이 편해야 내가 편하니까!

 

결론은 여기서 마음이 잠잠해 지더라!

 

이 암컷이 아무리 잘 났어도...수컷이 있어야 그 빛이 생기고...

이 수컷이 아무리 잘 났어도...암컷이 치켜 줘야 세상을 이끌더라.

 

우리가 이 몸에게 조복을 받지 못 하는 이상...몸의 성깔에 의해 좋은 약 먹고

좋은 집 살고, 좋은 마음 갖으려고 하는데...

 

그 첫째가..몸에게 있어 가장 좋은 친구는 음과 양의 조화 더란 말이다.

 

인연에 의해 만난 부부연에서.. 무엇이든 시작 한다는 것이다.

 

젊은 날에 몸은 호기심 덩어리로 서로 자석 붙듯이 붙어..

뭘 좀 알어 생각이 생기면 서로 제 생각이 옳다고 입씨름 하다가..

애들 뒷바라지로 둘이 열심히 열중하다가..

그러다 지치고 힘들면  남에게 타박 할 수는 없고..

서로 고생하며 산, 옆사람이 재일 만만 하다고.. 모질고 독한 말 서로 섞어

등돌리고 자다가...

어느날 보니 쪼글쪼글하게 늙어 버린 얼굴만이 거울에 비추고 있더라!

 

우리 일생이 이러한데..

언젠가  스님 몸을 만지며.

" 스님 왜 몸에 핏기가 하나도 없어요"

" 내가 전생에 죄가 많아서 일찍 죽을 줄 알았더니 여적 사네"

 

스님...죄가 많아서가 아니라 스님은 부처님을 너무 사랑해서 그래요.

 

세상은 음과 양의 조화로 모두 이뤄진다.

음이 너무 짖어 따사롭지 못할때 양이 와서 한번 어루 만지면 잠잠해지지요.

태양볕이 짖어 활화산 같을 땐 빗줄기가 한번 시원히 내리면 쾌청해지지요.

 

이 모든 조화는 양과 음의 행동 변화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나이들수록 등돌리고 자지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젊은 날 습에 의해 몸은 풀고 사는 법을 배우고 살았다.

그런데..어느날 부터 풀고 사는 것이 아닌 꽁해서 마음을 감춘다.

지가 잘났냐..내가 잘났다..

그러다 보면 곧 몸에게 변화가 온다.

풀어서 날려 보냈던 나쁜 병원균이 풀지 못해 몸 어디인가에 붙었다가

어느 하나 약한 부분이 잘못되면  못된 병과 합체를 해서 몸을 더욱 힘들게 한다.

 

마음 공부...몸 공부는 건강한 부부생활에서 온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사랑 받는 남편은 밖에 나가면 늘 자신감이 있다.

양의 성격은 힘찬 기와 퍼짐의 목적이다.

사랑 받는 아내는 밖에 나가면 늘 포근해 보인다.

음의 성격은 단아함과 고고함의 매력을 지닌다.

 

언제나 보석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마련이다.

 

나무들이 빽빽한 산에는 유유히 맑게 흐르는 계곡물이 있다는 사실을...

이 자연은 늘 선문답을 하는데...우매하서 우린 이것을 잘 모른다.

 

그저 서로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을 알면서 모른척 하는 것인지

알아도 해주기 싫어서 그러는 것인지!

이도 미궁이다.

 

오늘은 丙寅 양이 동하는 날이니..

남자들이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동문서주 하겠구나!

 

오늘 같은 날 여자들은 맛난 저녁밥을 해 놓고, 따뜻한 스팀 타올 두장 준비해

서로 꼭꼭 발 마사지 해주면 금상첨화겠구나!

 

" 여보 당신도 하고 나도 하고...난 당신이 참 좋더라..건강하세요..우리 남편!!"

 

간지러운 말들이 동동동 하늘에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