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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매장이 (1) 참으로 이상한 여인!


BY 남상순 2000-04-11

나는 중매장이 (1) 참으로 이상한 여인!

참 이상한 여인!



자네를 만나던 날을 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네. 너무나 젊은 여인의 지루한 기다림을 말일세. 상처를 건드릴까봐서 자세히 묻지도 못하고 그렁그렁한 눈망울에 힘없이 쳐진 어깨가 몹씨도 애처로왔지!

몇날 며칠이고 남편 밥을 지어놓고 기다리다간 굶다시피 하였던 자네였지! 장독대에 그 밥을 깨끗하게 말려서는 ?㎱린??㎨?미싯가루를 만들었지. 단 한끼도 놓치지 않고 남편 밥을 떠놓던 자네의 지극정성을 드렸건만 그것을 외면하는 그 인간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그토록 무심하게 남편이라는 책임을 외면하고 역마살이 끼어 돌아 다니던 인간이 왜? 장가는 들었더란 말인가?

그러던 3년, 자네는 조금도 변한 것이 없건만, 얼핏 내가 들었지! 남자는 모든 것을 정리해서 가버렸다고? 남긴 말은 '나는 너를 감당할 수가 없다. 너를 너무 사랑하기에 놓아준다. 영원히 찾지 않을 터이니 시집 가서 잘 살아라' 그리곤 그만이라고...

돌아오지 않는 남자! 자네는 자네가 부족해서라는 말만 할 뿐! 자세한 사연을 내게 들려 준 일이 없었지. 그리곤 흐트러짐 없이 어린아기들을 가르치던 자네의 모습을 유심히 나는 지켜보고 있었다네.

저 여자가 도대체 어떤 여자일까? 왜 저렇게 불행해야 하는 걸까? 사랑해서 헤어진단 말은 또 어떤 경우란 말인가? 지금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가까스로 추스리며 젊음을 극복하려는 자네에게 캐묻고 싶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네.

다만! 자네는 자신의 불행에도 아무런 변명이나 원망없이 묵묵히 희생하며 버티는 모습을 경이로움으로 지켜 볼 밖에.

'저 여자가 보통 여자는 아니구나!' 그리 생각하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