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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종종 들려야 겠어요


BY 긴기아남 2000-04-14

먼저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몇일 동안 아줌마 방을 헤매고 다녔어요
얘기가 하고싶은데 대화방을 못 찾겠더라구요
결국 대화방은 못 찾고 이 방에 들어오게 됐죠
여기 오니 사람사는 냄새가 나네요
저는 가끔 회사에서 일기나 편지를 쓰곤 합니다
아주 아주 가끔
가슴이 답답하고 슬플때,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일때
이젠 여기에 써야 겠어요

지금 조카가 문앞에서 들어오려고 해서 간신히 내보냈어요

저는 5월이면 결혼 5년째 접어들고 나이는 30살이예요
아직 아기가 없어 친정 엄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죠
결혼 2년째 부터 친정 조카랑 함께 살고 있죠
제 얘기 조금 할까요
중3때 조카가 가출을 했어요 그래서 신랑이랑 저랑 올케언니가
일주일 걸려 찾았죠. 그런데 그애가 특별히 불량아가 아니었고
충동적인 가출이었는데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을 할까봐서
신랑이 학교를 전학시키자고 하더군요
우리 신랑 대단하죠
그때부터 친정 조카를 데리고 있게 되었죠
그애가 벌써 고등학교 3학년
공고에 다니고 있는데 기능생이라 3년 내내 육성회비만 내고
학교 다니고 있죠. 수업도 안듣고 기능실에서 전공과목만 공부하는데 그래도 과에서 2.3등 해요, 참 기특하죠
중3 전학왔을때 선생님을 잘 만난것 같아요

그애 동생도 1년전에 우리 집에 왔죠
큰 오빠 부부가 이혼을 했거든요
올케 언니는 애들 키울 형편도 안되고 오빠도 언니랑 별거아닌
별거를 꽤 오래했고 객지로 떠돌아 다녀서 애들을 데리고 있을
형편이 아니었어요
친정 엄마가 계시지만 큰 조카가 우리랑 살고 있는데 형제간에
떨어져 지내면 안된다며 신랑이 작은 조카까지 데리고 있겠다고
해서 우린 친정 조카 2명과 살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애들 데리고 있는것이 생각 만큼 쉽지가 않네요
애들 고모부는 나이에 비해 너무 고리타분 하다고나 할까
잘해줄땐 정말 잘 하는데 애들이 어디 다니는걸 싫어하네요
학교 마치면 곧장 집으로 와야지 친구들하고 어울려 시내라도
갈라치면 꼭 허락받고 3번에 1번 허락을 받죠
그러니 애들은 나름대로 불만도 있고
조카와 신랑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 조카들의 불만
때때로 그런것들에 스트레스를 받곤 하죠

우리 회사 사장님은 사람좋은 신랑 만났다며 잘해주라고
하십니다. 요사이 친정 조카 솔선해서 데리고 있는것이 쉬운
일이냐고..

그래요 친정에 하는 것도 잘하고 시댁 식구들한테도 잘하죠.
주위 사람들한테 다 잘하고 칭찬 받는 사람이예요
그런데 사람 욕심이 끝도 없나봐요
딴 친구들 신랑들 얘기 들으면 우리 신랑 굉장히 자상한 사람
인데 그래도 저는 저대로 불만이 있으니까요
얘기 하려면 끝도 없죠
벌써 12시 다되어가는데 아직 신랑이 안들어왔어요
사실 신랑 일찍 들어오면 이렇게 컴퓨터 앞에 붙어있지도 못하죠
퇴근해서 저녁해먹고 빨래좀 하고 청소 좀 하면 잘 시간이고
오늘 처럼 신랑이 늦으면 괜히 딴 일 하기도 싫고
그냥 그래요
전 정말 하고픈 말이 많은데 말이 두서가 없네요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이젠 잘 준비를 해야 해요
그리고 컴퓨터가 조카 방에 있어 작은 조카가 거실에서
자고 싶다며 빨리 나오라고 자꾸만 부르네요
다음에 또 뵙기로 하고
모두들 내일 주말 잘보내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