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이먼 에콰돌까지 왔는지....
그래도 애들에게 한글가르치려고 기를 쓰는편인데...
이렇게 황당하고 허무할수가....없다..
방학이 되면 애들잡고 뒤집히는속을 눌러참으며
한글을 가르쳤다.
큰애는 글도 쓰고 읽고 그래도 제법...흡족했었다.
작은애는 타고난 천방지축 패다가 달래다가 쥐어박다
소리치다 안나오는칭찬하며 어거지미소까지 지어가며
가르쳐도 별로..시큰퉁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를
사용하는데 그중 한국어가 제일어렵단다.
그래도 집에서도 한국말쓰고 하며 신경을 썼더니 한국가서
택시타고 해도 외국사는애라고 하면 택시 기사님 깜짝
놀라며 뒤돌아 애들 한번씩 더 쳐다보면서 전혀 몰랐다고
감탄하길래 내심 흐믓했었다.
평소에 우리심술통 둘째는 불만스러운듯 입을 내밀고 칭얼
거리는 때가 많아 항상 이렇게 물어봤었다.
"넌 왜 맨날 입을 댓발을 내밀고 다니니"
그게 거의 인사말이였다. 하루도 입이 안나오는날이 없었으니..
한국갔다 다시 내집이 있는 에콰돌로 돌아오는날은 공항이
눈물 바다가 된다.
특히 울친정엄마 전날부터 애들끼고 누워 훌찌럭거리신다.
그날도 공항까지 그기분이어지고 울엄마는 특유의 입을
내미신모양으로(울음을 참으시느라고 더입이 나옴) 우셨다.
나도 울고 울딸들 엄마가 우니 덩달아 눈물을 흘리는데
우리 큰딸 출국장에 들어가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묻는다.
"엄마 외할머니는 왜 입을 댓발 내밀고 울어?"
나는 울다가 웃음이 나와서 그냥 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