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9

기분 좋은 아침~~~~~~~


BY 상큼녀 2000-04-27

어제 도서관에서 시집을 한권 빌려왔지요.
오세영님의 시집인데 맘에 드는 시가 몇개 있었어요.
시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문외한이지만 그런대로 맘에 와 닿는 것이 있네요.
자칫 가슴까지 흐려지기 쉬운 오늘 아침.

라일락 그늘에 앉아

맑은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데
무슨 말을 썼을까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
한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