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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때의 무지 부끄러운 이야기


BY 김현규 2000-04-30

모두가 그시절땐 한두가지 에피소드가 있을꺼다
나 역시 처음 면허증 따고 나니 왜그리 운전이 하고 싶은지
근데 남편이란 사람은 또 무지 마눌님이 운전하는걸 싫어하는
사람이고 보면 나의 고충을 대강 짐작은 하실런지요
난 남편이 낮잠이라도 드는냥 보이면 살금살금 다가가서 눈 거풀이 정말 완전히 덮혀 움직이지 않는가 확인 하고는 키를 들곤 고양이발로 문을 베시시 열곤 차를 끌곤 나갔었다
그렇다고 멀리 갈 심장은 아닌지라 (마침 집주위엔 롯데구단이 있는곳과 가까웠었다)그냥 운동장을 몇바퀴돌곤 도로 들어오곤 했었다
그런에 어느날 드디어 나에게도 황금같은 기회가 다가온것이었다
남편이 자기의 직장이 있는곳 까지 같이 가보자는것이었다.
이 무슨 횡재라니
난 속으로 좋기도 하고 또한 두렵기도 했었다 그곳까진 최소한
12km는 되니까 그때의 나에게 무지 먼 거리이고 또 차들이 쌩쌩 달리는 진짜 거리에 나가는 거니까 약간은 흥분되고 그리고 겁도 났었다 운전석 시트를 바짝 끓어다 놓고 두손으로 핸들을 힘주어 꼭잡고는 드디어 출발했었다. 한 2~3km정도 갔을까 왠 택시 운전사가 손가락질을 하고는 지나가는것 같았다.
그러나 앞만보고 백미러 조차 보기가 바쁘던때라 달리면서 창을 물어본다는것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데 사실 달리는건지 그냥 가는건지도 몰랐었다.
암튼 거의 목적지 까지 다가가는데 어 이상한 냄새가 좀 나는것 같았다 그래도 초지일관 목적지까지 다가서 내리는데 앗불싸
이것이 무슨 냄새인고!
고무타는 냄새가 진동을 한것이다 내려보니 타이어에선 연기가 풀풀 나고 남편은 남편대로 길길이 뛰고 이제 절대로 절대로 운전하지말라고 못밖듯이 소리치는대도 난 그 좋아하는 운전을 못하게 하는대도 쥐죽은듯이 조용할수밖에요
근 30여리를 싸이드를 내리지 않고 달린것이다
끈끈하게 나가는데도 원래 차는 그런느낌인줄로만 알던 시절이었으니 그 무식함이란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던가요
그후로 난 그실수때문에 몇년을 두고 남편앞에 주눅들면서 살았답니다 늘 함께 타기만 하면 부레키가 이상한것 같다던지하면 날 구박하고 자기운전때 이럴땐 이러고 이야기 하면서도 실지론 운전하는걸 극히 싫어했었다 그탓인가 지금도 함께 타면 본인이 하는걸 원칙으로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