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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간 친구에게..


BY 곱단이 2000-05-02

사랑하는 나의친구 민영아!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 기억하니?
95년도에 결혼해서 아무도 아는이 없는 일산에 신혼집을 차리고 교회에 첫발을 디디며 우린 그렇게 만났지.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우로서 말이야..

나이는 나보다 한살이 많았지만 언제나 내가 돌봐줘야할 것만같은 천진난만함. 하얀이를 내보이며 목젖이 보이도록 웃어제끼는 호탕함까지.
늦은밤 하늘 쳐다보며 나와 남편과의 사랑이야기에 두눈이 퉁퉁 붓도록 울어주던 너.

난 그런 너를 사랑했었다..

지금은 가고 없는 너를......

둘째아기 갖고 너무도 기뻐하던 너의 모습이 선하다.
오래지 않아 너의 몸에 무서운 병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고 뱃속의 아기를 유산하고 온 날.
난 그날을 잊지못해.
왜 너같은 아이에게 그런 몹쓸병이 찾아왔니?

"백혈병"

울며 걱정하는 나에게 넌 씩씩하게 웃으며 말했지.
"걱정하지마. 난 이겨낼 수 있어. 내 곁에 니가 있잖아!"

몇달동안 통원 치료하고 동생의 골수를 이식 받게되면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무균실이란 곳에 들어가 너의 투병생활은
시작 되었지.
가끔 면회는 갔지만 너의 손을 잡아보지 못하고 유리문 사이로 서로 얼굴보며 전화목소리 밖에 들을 수 없었지.
늘 웃고 있는 너의 모습에 난 크게 걱정하진 않았어.
넌 나을 수 있을거라 믿었고 매일 열심히 하나님께 기도했으니까.

그런 네가 혼수상태에 빠지며 사경을 헤매고 다닐 동안 난 아무것도 너를 위해
해줄 것이 없었다. 기도 밖에는...

몇일을 정신나간 여자처럼 혼자 울다 기도하다...
남편이 나의 건강을 걱정했지만 난 한시도 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너를 보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산소 호흡기를 떼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가는 너의 모습을 보았다.
머리를 박박깍고 퉁퉁 부어오른 너의 주검 앞에서 난 그저 눈물만...

5살짜리 너의 아들이 너의 장례식장에서 즐겁게 뛰어 놀더구나.
녀석 엄마의 죽음을 모르고.. 사진 속의 너는 웃고 있는데..
나의 가슴이 더욱 메어졌다.

금촌에 기독교 공동묘지로 영구차가 떠나는 날 구슬프게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너의 눈물이었을까?
가족과 남편과 어린자식을 뒤로한 채 떠나가는 너의 발걸음이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생각하니 지금도 목이 메인다.

너의 나이 29세!

너무도 짧게 살다간 너. 하나님께서 너를 무척 많이 사랑하셨나봐. 이 힘든 세상에서 고생 덜하라고 일찍 데려가셨으니.

너를 땅에 묻고 내 가슴에 묻었다.
언제나 늙지않은 그모습 그대로 내 속에 고이 묻었다.

친구가 떠난지 4년이 되었구나.
이맘 때가 되면 난 너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오늘도 하얗게 지새울 것같다.

이 노래를 들으면 네 생각이 많이 난다.
보고싶은 친구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