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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 시간이 너무 긴 듯 하네요


BY 은방울 2000-05-08

저는 47세이구요, 20대 후반에 남편과 사별하고 두 자녀(23, 21세)와 함께 살아요. 참 좋아하는 내 일을하면서
1개월 쯤 전 친구들의 깜짝쑈에 걸려 얼떨결에 소위 맞선이라는 것을 보지 않았겠어요.
너무 황당하고 낯설어 어쨌든 핑게를대고 도망가려 하는데 상대의 접근이 만만치가 않네요.
두번째 만난 날 청혼을 받았구요,
"아파트 평수는?"
"집의 위치는?"
"하던 일 당연히 계속하도록 지지한다"
"아이들 독립할 때 까지 뒷바라지한다"
.....
.....
정신을 차릴 수 없을만치 빠르고 강하게 다그치네요

저의 저항도 만만치 않고요
"이렇게 자유로운데 이걸 빠꿔?"
"아무리 그래도 일상적인 집안일은 해야 할텐데 내 시간이 줄잖아"
"나는 코도 고는데"
"너무 낯설어. 친해지려고 쓰는 에너지가 얼마나 클텐데..."
온갖 핑게를 대며 도망치지만 한편으로는
"도란도란 외로움을 나누는 친구하나 만들어?"
"남들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부부나들이라는 걸 나도 한번 해봐?"(사실 요즈음은 외출하는 중년부부의 모습이 눈에 잘 들어와요)

그런데요, 나랑 연결지으려니 사람이 왜 그렇게 낯설죠?
길게 끌어 이런 감정이 가시지 않는다면 상대는 크게 상처입을 듯 염려도 되구요.

만나지 않겠다고 연락했는데도, 친구하자며 오는 전화는 거절하지못하고 있는데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