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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첫 프로포즈


BY 곱단이 2000-05-10


(음악이 너무 늦게 나오네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남편과 저는 고등학교 친구였어요.

착하고 편한친구. 그래서 말괄량이인 제가 고민이 있거나 성적이 떨어졌을 때

늘 옆에서 힘을 북돋아주고 고민거리 들어주고 투정 받아주고..

성적표까지 서로 보여주며 같이 공부하기도 했죠.

그런 친구가 지금의 제 남편이 됐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얌전하게 내숭좀 떨어둘껄... 헤헤

고3 어느날 친구들과 모여 노는데 남편이 기타를 치며 이 노래(내 마음의 보석상자)를 부르는데

저를 애절하게 바라보며 눈물까지 글썽...

그제서야 알았죠. 나를 가슴 속으로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난 그냥 친한 친구로 생각했는데 약간 배신감도 생기대요.

어쨋든 그렇게 5년 친구사이로, 5년 극성스런 열애 끝에 안지 10년만에 결혼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결혼5년 되었구요. 참 오래된 연인이죠?

남편이 못마땅할땐 옛추억을 떠올린답니다. 그러면 마음이 수그러들어요.

같이 나눌 오랜 추억이 있다는게 이렇게 감사하고 좋을 수가 없네요.

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올 그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 준비해야 겠어요. 맛있는 음식 앞에선 애라니까요.

4살짜리 딸아이와 똑같아요. 귀엽기까지...

비가 오네요.

옛추억이 생각나 몇자 적어봅니다.